체중에 따른 유방암 발병 위험도가 월경이 끝났는지 아닌지에 따라 달라진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게티이미지
여성의 월경이 끝나는 ‘완경’ 전후로 체중에 따른 유방암 발병 위험도가 정반대로 달라진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월경이 끝난 후에는 비만일 때 정상체중보다 유방암 발병 위험이 높지만, 월경이 지속되는 동안에는 오히려 비만일 경우 위험도가 더 낮게 나타났다.
강북삼성병원 헬스케어데이터센터 류승호·장유수 교수와 한양대 박보영·마이트랜 교수 공동 연구팀은 완경 전 정상체중인 여성이 비만 여성보다 유방암 위험도가 더 높다는 연구를 발표했다고 3일 밝혔다. 연구진은 2011~2019년 강북삼성병원 종합건진센터를 방문한 20~54세 완경 전 여성 12만여명을 평균 6.7년간 추적 관찰한 결과를 분석했다.
이 연구에선 체지방량과 체질량지수, 허리둘레, 근육량 같은 지표와 유방암 발생의 연관성을 분석했다. 그 결과, 월경을 지속하고 있는 여성은 체질량지수(㎏/㎡), 허리둘레(㎝), 체지방량(㎏)이 1단위씩 증가할 때마다 유방암 위험도는 1~4%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몸에서 체지방이 차지하는 비율을 뜻하는 체중 대비 체지방량이 10% 증가할수록 유방암 위험도는 12% 감소했다. 한편 근육량은 유방암 위험과 의미있는 상관관계를 보이지 않았다.
월경이 끝난 완경 후에는 비만이 유방암 위험을 높인다고 알려진 것과 달리, 완경 전에는 체지방의 양과 비율 모두 증가해 비만일수록 위험이 낮아지는 것이다. 이에 대해 연구진은 유방암 발생에 영향을 미치는 여성호르몬 에스트로겐이 완경을 전후해 분비 양상을 달리한다는 점을 들어 설명했다.
장유수 교수는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은 난소뿐 아니라 지방세포에서도 생성되는데, 월경이 끝난 후 난소에서의 에스트로겐 분비는 중단되지만 지방조직에서 에스트로겐이 분비되므로 비만할수록 유방암의 위험도 상승한다”고 말했다. 그는 완경 전 비만 여성에게 유방암 위험이 낮아지는 데 대해선 “비만인 경우 월경주기의 변화 등으로 난소에서의 에스트로겐 생산이 감소하고, 결과적으로 에스트로겐 노출량이 적어지면서 유방암 위험도가 낮아지는 것으로 추측된다”고 말했다.
다만 유방암 위험도와는 별개로 건강을 위해선 비만을 피해야 한다는 조언도 뒤따랐다. 장 교수는 “비만은 당뇨병, 고지혈증, 심혈관질환 등 다른 만성질환의 위험도를 높이는 것으로 알려진 만큼 건강을 위해 적정 체중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