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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이츠의 잇단 ‘무료 선언’과 정반대 행보 눈길
모기업 딜리버리히어로, 본격 자금 회수 나서나
이국환 대표 사임 둘러싸고 ‘본사와 갈등’ 해석도
줄지어 늘어선 배민 배달 오토바이. 연합뉴스

포장 수수료 유료화에 이어 배민클럽 유료화까지…. 배달의민족(배민)이 ‘무료전쟁’이 격화한 배달시장에서 잇따라 유료화 카드를 꺼내 들고 있다. 시장에선 모기업인 독일 딜리버리히어로가 본격적인 수익성 끌어올리기 작업에 나선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배민의 각종 서비스 기반을 닦았던 이국환 우아한형제들 대표가 지난 2일 갑작스럽게 사임한 것과 이를 연결짓는 분석도 있다.

3일 업계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배민은 1일부터 신규 입점 점포를 대상으로 한 포장 중개 수수료 유료화에 이어 2일엔 고객이 이용하는 ‘배민클럽’ 유료화를 선언했다. 배민클럽은 배달 주문 때 배달팁을 무료로 하거나 할인받을 수 있는 구독제 서비스다.

배민클럽 유료화는 다음달 20일부터 시작되며, 월 이용요금은 3990원으로 결정됐다. 다만, 당분간은 1990원의 프로모션 가격을 적용하기로 했다. 배민 쪽은 “오는 9일부터 사전 가입을 시작하며, 이후 결제수단을 등록하지 않은 고객은 무료 체험을 할 수 없다”며 “사전 가입 고객에겐 최소 1개월 무료 이용권을 제공한다”고 밝혔다.

배민의 유료화 행보는 경쟁업체들의 방향과 역행하는 움직임이다. 쿠팡이츠는 쿠팡의 서비스인 와우 멤버십(월 회비 7890원)에 가입하면 음식 배달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게 했다. 요기요는 지난 4월부터 ‘요기패스엑스(X)’ 구독료를 월 4900원에서 2900원으로 낮췄다. 지난 27일 서울 강서구를 시작으로 배달앱 시장 진출을 선언한 에치와이(hy·옛 한국야쿠르트)는 배달앱 ‘노크’를 내놓으며 5.8%의 최저수수료와 무료배달을 내걸었다.

배민은 ‘배민클럽’ 유료화를 추진하면서 고객에게 주는 추가혜택은 뚜렷하게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배민의 또 다른 서비스인 비마트 등 퀵커머스 할인 등의 혜택이 덧붙여질 것으로 예상한다.

게티 이미지 뱅크

하지만 시장의 반응은 냉담하다. 점주 황아무개씨는 “점주에겐 포장수수료를 통해 추가 수익을 얻고, 소비자에겐 배달비를 유료로 전환해 추가 수익을 얻고, 라이더에게는 단가를 낮춰 추가 수익을 내는 방식”이라고 꼬집었다.

실제로도 ‘무료’를 강조하는 쿠팡이츠의 시장 잠식이 거세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쿠팡이츠의 5월 월간활성이용자 수는 697만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0.6%나 급증했다. 배민은 2185만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견줘 0.2% 늘어나는 데 그쳤고, 요기요는 559만명으로 24.3%나 줄었다. 업계에선 강남·서초·송파 등 배달 경쟁이 치열한 지역에선 쿠팡이츠가 승기를 잡았다고 바라본다.

업계에서는 배민을 인수한 독일 기업 딜리버리히어로가 지난해 처음으로 배당을 받아간 뒤 투자금 회수를 위한 본격적인 수익성 강화에 나섰다는 풀이가 나온다. 배민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은 지난해 매출 3조4155억원, 영업이익 6998억원으로 역대 최고 실적을 낸 뒤 이 가운데 4천억원 이상을 모기업인 딜리버리히어로에 배당한 바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딜리버리히어로는 배민 인수 자금으로 40억달러(4조7500억원)을 쏟아부었는데, 2019년 인수 이후 4년 만에 첫 배당을 받은 셈”이라며 “작년을 기점으로 본격적인 인수 자금 회수에 나선 딜리버리히어로가 수익성 높이기에 주력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에선 이국환 우아한형제들 대표 사임이 본사와의 갈등 탓이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이국환 대표와 딜리버리히어로 간에 유료화 방향과 속도에 대해 시각 차이가 있었다는 것이다. 이름을 밝히길 꺼린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배민 내부에서 서비스 유료화에 대한 필요성은 공감하지만, 그 속도와 방법론 등에서 이견이 있었던 것만은 사실”이라며 “모기업은 수익성 강화에 방점을 찍었지만, 이국환 대표는 사업의 지속가능성에 더 가치를 두지 않았겠냐”고 말했다.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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