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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업 해결사 ‘셧다운 헬퍼’ 스타트업
그래픽=게티이미지뱅크

스타트업은 살아남기 힘들다. 수많은 스타트업 가운데 단 몇 개의 스타트업만이 유니콘(기업가치가 10억 달러 이상) 기업으로 성장한다. 매우 낮은 성공 가능성에서 출발하기 때문이다. 성장하지 못하면 문을 닫아야 한다. 요즘은 고금리, 투자 심리 위축 등이 스타트업 성장을 가로막는 요인으로 자주 지목된다. 아이러니하게도 폐업해야하는 스타트업조차 스타트업의 영역이다. ‘스타트업 장의사’다. 미국에서는 이런 스타트업을 ‘셧다운 헬퍼(shutdown helper·스타트업 장의사)’라고도 부른다.

2일 글로벌 자산 관리 서비스 스타트업인 카르타의 집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1~3월) 폐업한 스타트업은 136개로 조사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73개) 대비 83% 증가한 수치다. 이 스타트업들은 1회 이상 투자를 받았다. 그런데도 폐업의 길을 걸었다. 한국도 미국과 비슷한 상황이다. 스타트업 투자 플랫폼 ‘더브이씨’에 따르면 투자유치 이력이 있는 한국의 스타트업과 중소기업 중 지난해 폐업한 기업 수는 총 146개다. 이 기간 새로 창업한 스타트업과 투자를 유치 받은 기업 수는 95개다. 창업한 곳보다 폐업한 스타트업의 숫자가 많다.


스타트업이 문을 닫는 가장 큰 이유가 투자 부족이란 생각이 들 수 있다. 그러나 ‘고스트 오토노미’의 사례를 보면 그렇지도 않다. 이 스타트업은 챗GPT를 만든 오픈AI를 비롯해 글로벌 벤처캐피털(VC) 업계에서 ‘마이다스의 손’이라 불리는 서터힐벤처스 등으로부터 2억2000만 달러(약 3039억원)에 달하는 투자를 받았었다. 그러나 지난 4월 폐업을 선언하고 모든 직원을 해고했다.

지난해에는 사무실 공유업체 위워크, 헬스케어 스타트업 올리브AI(인공지능), 트럭운송 스타트업 콘보이, 주택건설 스타트업 비브 등이 파산하거나 폐업했다. 가장 작은 투자금을 유치한 비브는 6억4700만 달러(약 8292억원)였으며 가장 큰 투자금을 유치한 위워크는 110억 달러(약 15조2020억원)를 유치했다.

미국에서는 스타트업의 폐업 절차가 설립보다 까다롭다. 여러 기관에 제출해야 하는 서류뿐 아니라 VC들이 민간 출자사(LP)에 눈치를 보며 폐업을 막는 일도 있다. 창업자는 추후 소송 가능성까지 생각해야 하다. 간단치 않은 일이다. 이 영역을 해결해주는 스타트업이 주목받고 있다.

심플클로저는 스타트업 폐업 절차에 특화된 서비스를 제공한다. 폐업 설계와 법적 해산, 실제 폐업 완료 등 세 가지의 폐업 단계를 자동화했다. 지난해 9월 설립된 심플클로저는 반년 만에 매출의 14배를 끌어모을 정도로 성장 중이다. 도리 요나 심플클로저 창업자는 “수요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할 정도”라고 말했다.

선셋은 기업 청산과 관련한 법률·회계·운영을 빠르게 처리해주는 통합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초 문을 연 선셋은 특히 마이크로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의 인수합병(M&A)를 돕는데 특화돼 있다. 마이크로 SaaS는 1~3명의 소수 인원으로 만들어진 서비스 회사를 뜻한다. 브랜든 마호니 선셋 창업자 역시도 폐업 경험이 있다. 마호니는 “정부에 제출한 문서, 신고해야 할 세금 양식, 변호사에게 보내야 할 문서 등으로 골머리를 앓았다”고 회상했다.

VC들은 기업 장의사 스트타업도 유명하다고 보는 듯 하다. 셧다운 헬퍼 스타트업에 투자 중인 VC 관계자는 “올해도 수많은 스타트업이 문을 닫을 것이라 가정해도 무방하고 이 투자도 유망하다”고 말했다. 한국에는 아직 스타트업의 폐업을 전문으로 하는 스타트업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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