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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만엔 권 초상화 ‘시부사와 에이이치’
日자본주의 아버지·한반도 침탈 주역
3D 홀로그램 위·변조 방지 기술 채용
장비 교체로 1.6조엔 경제 효과 기대
장롱예금, 현금서 타 자산 대체전망도
일본이 3일부터 유통하는 새 지폐/AFP연합뉴스

[서울경제]

일본이 3일 20년 만에 새 지폐를 발행해 유통에 나선다. 이날은 시중 은행을 중심으로 지폐 인도가 이뤄져 일반 고객이 창구에서 새 돈을 받을 수 있는 것은 4일 이후가 될 전망이다. 일본은 이번 신구 지폐 교환으로 관련 장비 수요가 늘며 약 1조6000억엔(약13조7000억원)의 경제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잠자던 장롱 예금이 움직이면서 다른 자산군으로의 긍정적인 파급도 기대된다.



20년 만의 새 지폐·40년 만의 초상화 변경



3일 아사히신문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일본은 이날 새 지폐를 발행해 유통한다. 일본의 지폐 디자인 쇄신은 2004년 이후 20년 만이다. 특히 1만엔 권 초상화는 40년 만에 교체된다. 일본 메이지 시대 사상가이자 명문 게이오대학 설립자인 후쿠자와 유키치에서 일본 자본주의의 아버지로 불리는 시부사와 에이이치로 바뀐다. 5000엔에는 쓰다주쿠대 창립자이자 여성 교육자 쓰다 우메코, 1000엔에는 파상풍 치료법을 개발한 미생물학자 기타사토 시바사부로 초상이 들어간다. 현재 5000엔은 메이지 시대 여성 소설가 히구치 이치요, 1000엔은 세균학자 노구치 히데요의 초상을 담고 있다.



1만엔권 얼굴은 日자본주의 아버지·한반도 침탈 주역



1만엔 권의 새 모델인 시부사와 에이이치는 ‘논어와 주판’이라는 사상으로 오랜 시간 일본 내에서는 존경받는 경제인으로 꼽혀왔다. 논어와 주판은 ‘이윤 추구와 사회 공헌의 양립’을 강조하는 경영 철학이다. 그러나 시부사와는 구한말 한반도에 철도를 부설하고 일제강점기 경성전기 사장을 맡는 등 경제 침탈에 앞장선 주역이기도 하다. 1873년 일본 제일은행을 창립하고 초대 총재에 취임한 그는 1902년 대한제국에서 발행한 1원, 5원, 10원 화폐에 자신의 얼굴을 넣기도 했다.

이번 지폐는 단순한 디자인(초상화) 변경을 넘어 최신 위조 방지 기술을 도입해 눈길을 끈다. 3D 홀로그램을 채용해 지폐를 기울이면 초상의 얼굴 방향이나 무늬가 움직이는 듯 보이게 했다. 지폐에 이 기술이 채택된 것은 세계 최초다. 지폐 한쪽에는 ‘일본 은행’ 영문인 ‘NIPPON GINKO’라는 글자가 식별되지 않을 정도로 작은 크기로 적혀 있어 복사기로 재현할 수 없게 했다.



캐시리스 진전 속 “대량 유통 지폐, 마지막일것"



새 지폐 발행에 따른 장비 교체는 약 1조6300억엔의 경제 효과를 불러올 것으로 전망된다. 노무라종합연구소는 자동판매기나 현금자동인출기(ATM), 마트 내 셀프 계산대 등 교체에서 이 같은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추산했다. 흥미로운 점은 이번에 진행되는 장비 및 시스템 교체는 ‘캐시리스(cashless)’ 즉 ‘비현금’ 단말기로의 전환이 주를 이룬다는 점이다. 일본은행 출신의 나카지마 마사시 레이타쿠대 교수는 “최근 캐시리스화가 급격히 진행돼 젊은 층을 중심으로 현금을 접할 기회가 줄었다”며 “이번 신권이 대량으로 유통되는 지폐로는 마지막이 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현금가치 ↓ 장롱서 잠자던 현금 투자시장 나오나



새 지폐 발행·유통으로 잠들어 있던 장롱 예금이 풀려 다른 투자 자산군으로 이동할 가능성도 커졌다. 2004년 신권 발행 당시 경제 상황은 물가가 떨어지고 현금 가치가 높아지는 ‘디플레이션’ 상태였다. 다시 말해 현금이 시중에 풀리기 힘든, 장롱 예금이 쌓일 수밖에 없는 환경이었다. 반면, 지금은 물가가 상승하고, 현금 가치가 떨어지는 상황이라는 점에서 20년 전과 경제 여건이 다르다. 제일생명경제연구소 구마노 히데오 연구원 추산에 따르면 은행 예금에 들어가지 않고 시중에서 사용되지도 않는 일본 내 장롱 예금은 현재 60조엔(약515조 4000억원) 규모다. 1990년대 후반 금융위기로 은행 예금에 대한 불안이 커지면서 집에 지폐를 관리하는 사람이 늘었고, 이후에도 일본은행에 의한 금융완화 영향으로 저금리가 계속돼 은행에 맡길 필요성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구마노 연구원은 “이번엔 고물가로 현금가치가 줄고 있어 현금에서 다른 자산으로 대체하는 움직임이 거세질 가능성도 있다”며 “경제 일부에 플러스 파급이 있을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후보군으로는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금, 고금리의 달러, 그리고 부동산을 꼽았다.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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