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지난달 9일 오전 서울 한강 잠실대교 인근에서 발견된 대남 오물풍선. 연합뉴스

북한이 선전물 대신 오물을 담은 풍선을 한국으로 날려 보내는 건 체제의 취약성을 보여주는 것이면서도 테러를 작정할 경우엔 심각한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전문가 지적이 나왔다.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빅터차 한국석좌와 앤디림 연구원은 2일(현지시간) 북한 오물풍선과 관련한 긴급질문 보고서에서 “북한은 주체사상을 선전하는 광고물을 한국에 날려 보내는 게 웃음거리밖에 안 된다는 사실을 알고 있기 때문에 그 대안으로 오물을 날려 보내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는 북한 체제 및 이들이 근거한 사상이 사실상 파산 상태라는 것을 그들 역시 알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오물 풍선이 북한 체제의 취약성을 반영하는 것이라 해도 가볍게 볼 일만은 아니다. 이는 여전히 명백한 ‘소프트 테러’”라며 “만약 이 풍선에 정체불명의 하얀 가루가 들어 있었다면 한국 국민은 패닉에 빠져들고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보고서는 “오물풍선 살포는 외려 한국의 새로운 통일 정책에 대한 선제 조치의 성격이 강하다”면서 “한국 정부는 기존 통일 정책을 폐기하고 자유와 인권이라는 가치에 기반한 새 통일 정책을 구상하고 있으며, 이는 북한과 체제 경쟁이 아닌 북한 주민들의 자유 열망에 호소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기아와 공포, 자유롭게 교육받을 자유는 북한 주민들에게 강력한 메시지다. 이는 한미 연합훈련이나 전략핵 훈련보다 더 폭발력이 클 수 있다”면서 “김정은은 한국과 모든 관계를 단절하고 통일이라는 개념을 북한 주민들의 머릿속에서 지워버림으로써 이에 대한 선제 조치를 취하고자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달 19일 북한 평양에 도착해 김정은 국방위원장을 만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북한이 전쟁에 나설 전략적 결정을 마쳤다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선 반대 의견을 냈다. 보고서는 “러시아에 대한 무기 판매 정황 및 북한이 전면전을 앞두고는 위장 평화 전술을 써왔으나 최근엔 이런 전술이 없다는 점에서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로버트 칼린 미들베리국제연구소 연구원, 시그프리드 헤커 스탠퍼드대 명예교수 등 일부 전문가들은 김정은이 그의 할아버지와 같이 전쟁에 나설 전략적 결정을 마쳤다고 주장한다”면서 “이 가설은 많은 주목을 끌었지만 정확히 실상을 반영하진 않는다. 만약 김정은이 실제로 전쟁을 준비 중이라면 러시아에 그가 가지고 있는 모든 탄약을 팔아넘기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또 “만약 전쟁이 실제 카드라면 김정은이 한국과 관계 단절에 나서지도 않았을 것”이라면서 “북한은 적을 교란하는 기만전술을 사용해 왔다. 만약 전쟁이 임박했다면 북한은 미래 공격을 예고하는 대신 한국전 직후와 같이 남북 평화 협상을 위장하고 나설 것”이라고 주장했다.

국민일보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38981 ‘불닭’ 단독질주 매섭네···삼양라면 업계 1위 시간문제? 랭크뉴스 2024.08.15
38980 여야, 광복절 행사 따로…“정부 경축식”“광복절 기념식” 랭크뉴스 2024.08.15
38979 아르헨티나 검찰 '파트너 손찌검' 前대통령 기소 절차 개시 랭크뉴스 2024.08.15
38978 해리스, 7개 경합주서 ‘48% 대 47%’ 트럼프 앞서 랭크뉴스 2024.08.15
38977 ‘다케시멘세’ 대신 ‘독도엔시스’…과학계도 “독도는 우리 땅” 랭크뉴스 2024.08.15
38976 대형 사고 일으키고도‥유유히 현장 떠난 캠핑카 랭크뉴스 2024.08.15
38975 "마약하기 진짜 좋은 시대"‥대학가 무섭게 확산 랭크뉴스 2024.08.15
38974 美 물가 잡히나… 다시 커지는 ‘9월 금리 빅컷설’ 랭크뉴스 2024.08.15
38973 美국무부, 쿠팡과 민·관 파트너십…"한국서 공공외교 확대" 랭크뉴스 2024.08.15
38972 4대강사업과 방광암이 무슨 연관이냐고?...이게 바로 ‘자연의 역습’ 랭크뉴스 2024.08.15
38971 철거 위기 '베를린 소녀상'‥"일본, 노골적 외교" 랭크뉴스 2024.08.15
38970 코로나 치료제 공급량, 약국·병원 신청량의 17%에 불과 랭크뉴스 2024.08.15
38969 냉면 1만7천원·삼계탕 2만원…여름철 먹거리 물가 '껑충' 랭크뉴스 2024.08.15
38968 일제 순사에 물총 쏘기? 논란 끝에 결국 취소 랭크뉴스 2024.08.15
38967 “역대급 오염된 광복절”…독립투사·강제동원 피해자 후손 ‘울분’ [인터뷰] 랭크뉴스 2024.08.15
38966 홍범도 장군 귀환 3주기‥"얼굴 들 면목 없어" 랭크뉴스 2024.08.15
38965 만세운동 주역 가옥이 '쓰레기 집'… 방치 끝에 사라지는 항일 영웅들 자취 랭크뉴스 2024.08.15
38964 여성 감독 없었으면 영화판 어쩔 뻔…‘덕희’ ‘그녀’ 이어 ‘파일럿’도 흥행 성공 랭크뉴스 2024.08.15
38963 부르카 벗은 그 소녀는 지금…카메라 든 정은진, 아프간 간 이유 랭크뉴스 2024.08.15
38962 “회사부터 살려야” 의견 모은 채권자들···티메프 명운 가를 ‘마지막 보름’ 랭크뉴스 2024.08.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