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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X 1, 2차 사업 통해 총 59대 운용 중체
체공 시간 3시간·전투 반경 1800㎞ 달해
2034년까지 3조8900억 투입 성능 개량
개량사업 핵심은 최신 AESA 레이더 장착
공군 제10전투비행단 소속 ‘F-15K’ 전투기가 대구기지를 힘차게 이륙하고 있는 모습. 사진 제공=공군

[서울경제]

2005년 10월 8일 성남 서울공항에 적지 않은 빗방울이 쏟아지고 있지만 이에 아랑곳 않고 수많은 취재진과 군 관계자들이 모여 하늘을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었다. 이날은 지난 10여 년의 기다림이 결실을 맺는 날이다. ‘F-15K 슬램이글’ 두 대가 육중한 엔진음을 뿌리며 활주로에 안착했다.

미국 세인트루이스의 보잉 공장에서 이륙한 후 두 차례의 공중급유를 거쳐 약 1만 6000㎞를 비행한 끝에 서울공항에 도착했다. 미 공군이 한국 공군과 합동훈련을 할 때 가끔 언론에 노출됐던 모습과 비슷했지만 이날은 느낌은 매우 달랐다. 기체에는 미 공군의 별 마크가 아닌 우리나라 공군의 태극마크가 그려졌기 때문이다. 공군의 차세대 주력 전투기 ‘F-15K 슬램이글’(Slam Eagle)이 한반도에 첫 발을 딛는 순간이다.

F-15K전투기는 F-X 1, 2차 사업을 통해 미 보잉社로부터 2005년부터 2008년까지 1차로 40기를 도입했고 사고 원인 미상으로 1대가 추락했다. 이어 2차 사업 때는 2010년부터 2012년까지 20기 도입에 보잉사가 추락한 1대를 무상으로 제공해 21기를 도입했다. 그러나 2018년에 공중기동훈련을 위해 출격한 1대가 추락하면서 현재는 모두 59대의 F-15K를 보유 중이다.

공군은 F-15K 도입결정 이후 2005년 국민 공모를 통해 이 전투기의 별칭을 ‘슬램이글’(Slam Eagle)로 정했다. F-15K는 F-15E의 개량형 모델로 다목적 전폭기다. 길이 19.43m, 너비 13.05m에 이른다. 높이 5.6m로 자체 중량이 14.4t에 달하는 대형 전투기다. 무기와 연료를 가득 채운 최대 이륙중량은 36.7t으로 공대공 미사일과 공대지 유도폭탄 등 총 13.2t의 각종 무기를 탑재할 수 있다.

다만 기계식 레이더인 AN/APG-63(V1)을 달고 있다. 하지만 200km 이상의 거리에서 탐지하고 185km 거리의 지상을 정밀하게 탐색할 수 있다. 추력 2만9400파운드포스의 엔진 두 개를 달아 최고 속도는 마하 2.3∼2.5에 달한다. 전투반경이 무려 1800km로 한번 뜨면 한반도 전역에서 작전을 펼 수 있어 현재 F-35A를 빼면 사실상 한국 공군의 주력 전투기로 평가된다. F-15K의 수명주기는 2040년까지로 계획돼 있다.

‘F-15K’ 슬램이글이 미국 세인트 루이스 공군기지를 이륙하고 있다. 사진 제공=미 보잉社


F-15K는 도입 당시 동급의 미 공군 전투기보다도 우수한 성능을 갖춰 주목 받았다. 동아시아에서 한국 공군이 가장 최강의 전투기를 보유했다는 평가가 나올 정도였다. F-15K는 레이더를 켜지 않았거나 전자전 상황에서도 열영상을 통해 적기의 위치를 파악할 수 있는 ‘IRST’를 장착했다. 야간 비행을 위한 저고도 항법 및 목표조준 장비인 신형 랜턴(LANTRIN, Low Altitude Navigation and Targeting Infrared for Night)도 기본 장착해 생존성과 침투능력이 뛰어난 것이 강점이다.

또 조종사의 헬멧과 연동돼 미사일 발사 직후 앞으로 날아가지 않고 조종사가 바라보는 방향으로 날아가는 ‘AIM-9X 슈퍼 사이드와인더’(Super Sidewinder) 단거리 공대공 미사일을 비롯해 명중률 및 사정거리가 향상된 ‘AIM-120C 암람’(AMRAAM) 중거리 공대공 미사일을 탑재하고 있어 공대공 전투능력도 매우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게다가 IRST와 AIM-9X 미사일 운용능력은 당시에 미 공군의 F-15 전투기도 갖추지 못해 개량사업을 통해 보강했다.

게다가 F-15K의 바탕이 됐던 미 공군 ‘F-15E 스트라이크 이글’(Strike Eagle)의 강력한 지상 공격 능력을 그대로 이어받았다. 특히 대함공격 임무도 수행할 수 있게 ‘AGM-84 하픈’(Harpoon) 공대함 미사일의 운용능력을 추가하고 GPS 유도폭탄인 ‘JDAM’ 운용능력도 크게 개선해 ‘전투력 끝판왕’이라는 애칭을 갖고 있다.

무엇보다 F-15K의 핵심 무장인 ‘AGM-84H 슬램-ER’(SLAM-ER) 미사일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슬램ER 미사일의 사정거리는 약 280㎞에 달하며 명중률을 나타내는 ’원형공산오차‘(CEP)가 3m 안팎으로 매우 정확하다. 미사일을 발사했을 때 절반이 반경 3m 이내에 명중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것이다.

3시간에 달하는 체공시간과 전투반경이 1800㎞에 달하는 F-15K 전투기와 슬램ER 미사일이 결합으로 북한 전역은 물론 일본과 중국까지 사정거리에 포함되는 막강한 공격력을 갖춘 전투기로 통한다.

F-15K 슬램이글. 사진 제공=미 보잉社


현재도 동아시아 최강급 전투기로 불리지만 생존성과 공격력을 증가하기 위해 공군은 2022년부터 F-15K 슬램 이글 전투기의 성능개량 업그레이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 사업의 핵심은 탑재된 기계식 레이더 교체다. F-35A 스텔스 전투기 도입으로 공군의 주력 자리를 내줬지만 F-15K 슬램 이글 전투기의 성능과 역할도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2024년부터 2034년까지 10년 동안 총 3조8900억 원을 들여 F-15K가 환골탈태의 변신을 꾀하고 있다.

방위사업청은 지난 3월 22일 열린 제160회 방위사업추진위원회에서 F-15K 성능개량 구매사업을 심의해 의결했다. F-15K 성능개량 사업을 국외구매(FMS)로 추진한다. 최신형 능동주사위상배열(AESA) 레이더와 대화면 디스플레이 장착 등 F-15K의 성능을 대폭 향상시킨다. 성능개량이 이뤄지면 우리 공군의 F-15K는 F-15의 최신 사양인 F-15EX에 버금갈 성능을 갖출 것으로 전망된다.

방사청 관계자는 “성능개량을 통한 신속·정확한 표적식별과 타격 능력 향상과 안정된 운영 여건 마련으로 F-15K의 장점인 장거리 임무능력과 무장 탑재 능력을 더 효과적으로 발휘해 영공방위의 핵심전력으로 거듭날 것으로 기대된다” 말했다.

‘F-15EX’는 최대 12발의 공대공 미사일을 장착할 수 있고 향후 미 공군이 개발 중인 AGM-183 ARRW 극초음속 비행체 유도무기를 탑재할 가능성이 높다. 사진 제공=미 보잉社


성능개량된 F-15K는 F-15의 가장 최신형인 F-15EX와 유사한 성능을 갖춰 탐지거리와 무장능력이 크게 향상될 것으로 예상된다. F-15EX 제원은 길이 19.43m, 날개폭 13.05m, 높이 5.63m에 이른다. 최대 속도는 마하 2.5다. 전투행동반경은 18000㎞로, AGM-183A 극초음속 미사일도 장착할 수 있다. 극초음속 비행체 유도무기는 마하 5이상이 속도로 날아가 지상의 목표물을 파괴한다.

기존에 없는 전자장비가 대거 장착됐다. F-15EX는 280km 이상 거리에서 적 전투기를 탐지할 수 있는 AN/APG-82(V)1 위상배열(AESA) 레이더를 비롯해 이파스(EPAWSS) 전자전 장비, IRST(적외선 탐색추적 장비), 세계 최고 처리 속도를 자랑하는 미션 컴퓨터 등 최신 5세대 전투기급 항공전자 장비를 갖추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파스는 최첨단 전자전 기술로 조종사에게 360도 공중 시야를 제공한다. 덕분에 조종사가 적 위협을 감지하고 평가하며 방해·교란함으로써 생존능력을 높일 수 있게 됐다. 또 급변하는 전장 상황을 조종사가 한눈에 쉽게 알 수 있는 대형 다기능 디스플레이(MFD)도 조종석에 설치했다.

무장 능력도 탁월하다. 폭탄과 공대지 미사일은 최대 24발 가량을 탑재할 수 있다. 요격 임무시 공대공 미사일을 최대 16~22발을 장착할 수 있다. 기존 전투기에 비해 2~2.5배 가량 많은 무기를 탑재하는 것이다. 공대공 미사일의 경우 최대 사거리가 200km인 최신형 AIM-120D ‘암람’ 중거리 공대공 미사일도 22발이나 탑재할 수 있다. 기존 F-15는 단거리 AIM-9 사이드와인더 미사일 4발, 암람 8발 등 12발을 탑재하는데 그쳤다.

여기에 더해 F-15EX 전투기는 디지털 백본(Digital Backbone) 즉 디지털 기반의 전투기로 만들어졌다. 이전의 F-15 전투기들은 아날로그적 요소가 기체였다면 F-15EX는 설계 그리고 탑재되는 항공전자장비를 비롯하여 조종계통까지 완벽하게 디지털화 됐다.

세계 최고의 처리 속도를 자랑하는 미션컴퓨터 ADCP-II도 사용되었다. 우리 공군도 향후 F-15EX와 비슷한 사양으로 F-15K 전투기를 성능 개량할 예정이다. 우리 공군의 F-15K 슬램 이글 전투기의 성능개량이 이뤄지면 F-35A 스텔스 전투기, KF-16V 바이퍼 전투기, KF-21 보라매 국산 전투기와 함께 전자주사식 AESA 레이더 시대를 열게 된다.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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