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5인 합의제’ 취지 어긋나 위법 논란…향후 의결서 다툼 소지
윤 대통령 후임 임명 속도 낼 듯…전문가들 “구성 복원해야”
탄핵당할 바엔… 국회에서 탄핵소추안이 처리되기 전 자진 사퇴한 김홍일 방송통신위원장이 2일 정부과천청사 방통위 대회의실에서 퇴임식을 마친 뒤 나서고 있다. 김 위원장은 취임 6개월 만에 사퇴했다. 한수빈 기자 [email protected]


김홍일 방송통신위원장이 2일 취임 후 6개월 만에 사퇴하면서 오는 8~9월 ‘공영방송 이사진 교체’를 둘러싼 정부와 야당의 갈등도 새 국면을 맞게 됐다. 윤석열 대통령은 새 위원장 임명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이지만, 위법 논란을 불렀던 ‘2인 체제’가 유지되면 이후 의결도 정치적·법적 다툼에 휘말릴 가능성이 크다. ‘5인 합의제 기구’인 방통위 취지에 따라 5명의 위원 구성을 서둘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방통위의 가장 큰 현안은 오는 8~9월로 예정된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와 KBS·EBS 이사진 구성이다. 김 위원장이 지난달 28일 방문진·KBS·EBS 이사 선임 계획을 의결하면서 이사 공모는 진행 중이지만, 이사 선임안 의결은 방통위 전체회의를 거쳐야 한다. 김 위원장 사퇴로 위원장 직무대행을 맡게 된 이상인 부위원장의 ‘1인 체제’로 주요 안건을 의결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은 공영방송 이사 선임안을 의결할 새 위원장 임명을 서두를 것으로 보인다. 이사 선임이 늦춰지면 현 이사진이 임기를 이어갈 수 있는데 이는 정부가 원하는 그림이 아니기 때문이다. 임기 종료가 가장 임박한 방문진 이사진 임기가 다음달 12일까지인 것을 고려하면 새 위원장은 이르면 이달 말 취임할 것으로 보인다. 후임자로는 이진숙 전 대전MBC 사장이 거론된다.

향후 쟁점은 방통위가 ‘5인 합의제’ 취지에 어긋나는 구성을 유지할지다. 지난해 3월 말 방통위원으로 추천됐던 최민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대한 임명이 지연되고 김현·김효재 위원의 임기가 만료되면서 방통위는 1년 가까이 대통령 추천 몫인 위원장과 부위원장 2인으로만 운영됐다. ‘2인 방통위’를 비판해온 민주당은 방통위 구성을 주시하고 있다. 후임 위원장만 추가된 2인 방통위나 이 부위원장의 ‘1인 방통위’에서 주요 의결을 할 경우 민주당은 탄핵 소추 등 법적 대응을 추가로 검토할 가능성이 있다.

법정 공방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MBC는 방통위가 지난달 28일 공영방송 이사진 선임 계획을 의결한 데 대해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 등 법적 대응을 검토하고 있다. 정민영 법무법인 덕수 변호사는 “방통위가 위원 5명으로 구성되는 합의제 행정기관이기 때문에 2인 체제에서 중요한 의결을 하는 건 부적절하다. 법원도 ‘위법하다고 판단될 여지가 있다’고 봤다”고 말했다. 새 위원장 임명으로 재구성된 2인 체제에서 공영방송 이사 선임안을 의결할 경우 이에 대해서도 가처분 신청이 뒤따를 가능성이 있다.

전문가들은 방통위가 합의제 기구의 취지를 회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김서중 성공회대 미디어콘텐츠융합학부 교수는 “5인 합의제 행정기구인 방통위가 5인 구성을 갖추지 못한 상태가 1년이 넘었다”며 “방통위법의 (위원 구성 조항 등) 허점을 보완하는 것도 필요하겠지만, 법 취지에 따라 운영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말했다.

이준웅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는 “방통위는 민주화 이후 여야 합의제 정신으로 만들어낸 역사적 산물로, 예전 방통위들도 논란을 겪었으나 최소한의 합의제 정신은 유지해왔다”며 “여야가 합의해 서로 인정할 수 있는 이들로 위원을 추천하고 대통령은 이들을 임명해야 한다”고 짚었다.

경향신문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38190 지리산 천왕봉에 적힌 의병의 염원···392자 바위글씨 발견 랭크뉴스 2024.08.13
38189 한전 변전소서 소화장치 분리 중 가스 폭발...1명 숨지고 1명 부상 랭크뉴스 2024.08.13
38188 바이든 때 등 돌렸던 청년층, 해리스 등장에 돌아왔다 랭크뉴스 2024.08.13
38187 윤 대통령, 광복절 특사·복권안 재가‥김경수·조윤선 포함 랭크뉴스 2024.08.13
38186 [단독] "지하말곤 충전할 곳 없어"…인천 화재 이후 전기차 충전 2% 줄었다 랭크뉴스 2024.08.13
38185 [단독]국토부, 쿠팡CLS에 택배기사 보호방안 마련 권고 랭크뉴스 2024.08.13
38184 국회의장도 “독립기념관장, 대통령이 결자해지하라” 비판 가세 랭크뉴스 2024.08.13
38183 "신분 상승시켜줄게" 성관계 후 헤어진 남자에 징역형 내리는 '이 나라' 랭크뉴스 2024.08.13
38182 정주영 소떼도 다 죽였다…北, 러 염소 447마리 들여온 속내 랭크뉴스 2024.08.13
38181 "8월 14일에 난카이 대지진" 6년 전 예언 SNS 확산… 자칭 '시간여행자' 랭크뉴스 2024.08.13
38180 이동채 전 에코프로 회장, 광복절 특별사면… “경영 공백 해소” 랭크뉴스 2024.08.13
38179 광복절 앞두고 "'일제강점기'는 북한 용어" 주장한 日 극우논객 누구? 랭크뉴스 2024.08.13
38178 "김문수, 경사노위원장 시절 서면회의 한 번하고 수당 1억 챙겨" 랭크뉴스 2024.08.13
38177 “상생 가장해 중소상공인 퇴출”…CJ프레시웨이 245억 과징금 랭크뉴스 2024.08.13
38176 ‘전 국민 25만 원 지원법’·‘노란봉투법’ 재의요구안 의결 랭크뉴스 2024.08.13
38175 윤 대통령 '57년 죽마고우' 이철우, 김형석 인선에 일침 랭크뉴스 2024.08.13
38174 줄이고 묶고 갈아타고…대출과 현명하게 이별하려면 랭크뉴스 2024.08.13
38173 코로나19 재확산은 단 ‘한 개’의 이것 때문 랭크뉴스 2024.08.13
38172 "전여친이 준 선물이라…" 당근 올라온 '꿀매물'들 너무 싸다 했더니 '충격' 랭크뉴스 2024.08.13
38171 집값 급등에 '가격 담합' 등 기획 조사…그린벨트 이상거래도 랭크뉴스 2024.08.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