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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일 방송통신위원장이 2일 자신에 대한 국회 탄핵소추안 통과가 예상되자 자진 사퇴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김 위원장 사의를 즉각 수용했다. 김 위원장 직무가 정지되고 2인 체제로 운영되고 있는 방통위 업무가 마비되는 사태를 막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이동관 전 방통위원장이 탄핵소추를 앞두고 자진 사퇴한 데 이어 같은 일이 7개월 만에 되풀이됐다.

국회에서 본인의 탄핵안을 처리하기 전 자진 사퇴한 김홍일 방송통신위원장이 2일 오전 정부과천청사 방통위 대회의실에서 열린 퇴임식에서 퇴임사를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대통령실은 이날 윤 대통령이 “김홍일 방통위원장의 사의를 수용해 면직안을 재가했다”고 밝혔다. 대통령실은 언론 보도로 김 위원장 사의 소식이 알려진 직후 면직안 재가를 공지했다.

김 위원장은 윤 대통령의 사의 수용 직후 과천청사 방통위에서 퇴임식을 열고 “(사퇴는) 거대 야당의 탄핵 소추로 인해 방송통신미디어 정책이 장기간 멈춰서는 상황을 막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사의 표명과 수용이 합을 맞춰 일사천리로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이날 김 위원장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국회 본회의에서 의결할 계획이었다. 의석 분포상 국민의힘은 과반 민주당의 탄핵소추안 의결을 막을 방법이 없다. 김 위원장 스스로 사퇴해 탄핵 대상이 사라져 탄핵안 자체가 불성립하도록 만든 셈이다.

김 위원장 사퇴는 윤 대통령의 여러 고민거리를 해결해줄 수 있는 카드다. 탄핵소추안이 국회에서 의결되면 헌법재판소 판결이 나올 때까지 김 위원장 직무는 정지된다. 윤 대통령 입장에선 면직 후 새로운 방통위원장 임명이 방통위 마비 기간을 줄일 수 있는 선택지다. 실제 헌법재판소에서 탄핵으로 결론이 날 경우 불어닥칠 후폭풍도 사전에 예방할 수 있다.

우원식 국회의장은 본회의에서 “탄핵소추 대상자가 국회 표결을 앞두고 사퇴하는 것은 헌법이 입법부에 탄핵소추권을 부여한 뜻을 무시하는 행동이고 고위 공직자로서 매우 무책임한 행동”이라고 비판했다. 우 의장은 김 위원장 사퇴에 “심각한 우려”를 밝히고, 사퇴를 수리한 정부에도 “강력한 유감의 뜻”을 표했다. 반면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에게 “민주당이 계속해서 탄핵을 얘기하고 사퇴하는 이런 식의 상황들이 반복되고 있는 것에 대해 굉장히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국정 공백 생기는 상황을 계속 만들어가는 민주당의 탄핵 남발에 대해 우려 표하는 바”라고 밝혔다.

방통위원장 탄핵소추를 막기 위한 여권의 ‘꼼수 사퇴’는 지난해 12월 이동관 당시 방통위원장 사퇴에 이어 두번째다. 후임 방통위원장으로는 이진숙 전 대전 MBC 사장 등이 거론된다. 국민의힘은 이 전 사장을 지난해 8월 방통위원에 추천했지만 민주당이 표결을 거부하면서 임명되지 못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기자들에게 “윤 대통령께서는 국정에 공백 생기지 않도록 후임 인선 절차도 잘 진행하라고 지시하신 걸로 알고 있다”며 “오늘 당장 후임이 결정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 꼼수 사퇴의 배경에는 MBC가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여권 내부에선 채 상병 수사 외압 의혹 등에 대해 부정적 여론이 확산되는 데 MBC가 중심적인 역할을 했다는 인식이 강하다.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 이사 임기는 다음달 12일까지다. 그 전에 방문진 이사를 선임해 MBC 경영진을 교체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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