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美언론 "트럼프, 처벌 걱정 없이 자기 계획 추구할 수 있게 돼"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AP 연합뉴스 자료사진]


(워싱턴=연합뉴스) 조준형 특파원 = 미국 전직 대통령의 재임 중 행위에 대해 형사상 면책 특권을 폭넓게 인정한 연방 대법원 결정 이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집권하면 '무소불위'의 권한을 행사하게 될 수 있다는 우려가 고개를 들고 있다.

대법원은 지난 1일(현지시간) 전직 대통령의 재임 시 행위 중 '결정적이고 배타적인 헌법적 권한 안에서 이뤄진 행위'는 형사 기소로부터 절대적 면제를 받고, 그 외 '공적(official) 행위'는 면제받는 것으로 '추정'되며, '사적(unofficial) 행위'에 대해서는 면책특권이 없다고 판단했다.

이들 결정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오는 11월 대선에서 승리해 내년 1월 백악관에 복귀할 경우 논쟁적 공약들을 실행함에 있어 족쇄 하나가 더 사라지게 됨을 의미한다고 미국 언론은 지적했다.

특히 지난달 27일 TV토론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이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면서 대선 레이스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상승세를 타는 상황이 되면서 이번 대법원 결정을 둘러싼 우려는 더 현실감을 띠는 형국이다.

인터넷매체 악시오스는 2일 "대법원 결정 덕에 트럼프는 처벌에 대한 두려움이나 자제심 없이 자신의 계획을 추구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또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재집권 시 철저히 자신에게 충성할 인사들로 내각을 채울 것이고, 상·하원 모두 공화당이 승리할 것이라는 관측이 점점 힘을 얻는 상황에서 이번 대법원 결정은 트럼프의 폭주에 대한 견제 장치 하나를 더 없앤 것이라고 이 매체는 평가했다.

미국 법률과 제도에 대한 최종 해석권자인 대법원이 대통령의 공적 행위에 대해서는 사실상 포괄적 형사책임 면제를 선언한 만큼 트럼프 전 대통령으로선 재집권 시 '퇴임 후 처벌 가능성'에 대한 심적 부담을 거의 덜어낸 채 권한을 행사할 수 있게 되리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악시오스는 불법체류자 수백만 명에 대한 추방 및 수용소 건립, 말을 듣지 않는 공무원 수만 명 해고 및 충성파로의 대체, 자신에 대한 공소 취소 요구(법무부 소관), 1·6사태(대선 불복 시위대의 지난 2021년 1월 6일 의회 난입) 관계자 사면, 10%의 보편적 관세 부과 등을 트럼프 전 대통령 집권 시 시행될 논쟁적 정책들로 소개했다.

또 뉴욕타임스(NYT)는 대법원 결정 관련 사설에서 "트럼프가 불과 몇 달 안에 공직에 복귀할 수 있다는 실질적 가능성을 고려할 때, 헌법과 미국 정부에 대한 장기적인 위험은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사설은 이어 "(트럼프의) 2번째 임기에서는 상황이 얼마나 더 악화할 것인가"라며 "가장 시급한 위험은 '법적 제도'를 남용할 가능성"이라고 부연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 공소 사실 중 대선 결과를 뒤집기 위해 법무부 당국자들과 나눈 모든 대화를 '공적 행위'라는 이유로 '면책 대상'으로 판단한 대법원의 결정으로 인해 앞으로 대통령의 여러 불법 행위들에 대한 제한이 사라질 수 있다고 사설은 경고했다.

반면 보수 성향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사설에서 이번 대법원 결정이 "행정권에 대한 하나의 이정표"라며 이번 결정은 대통령이 공적인 행동에 대해 형사기소를 면제받으며, 국익을 위해 행동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평가했다.

한편, 악시오스는 트럼프 집권 2기가 출범하면 대법원의 친트럼프 성향이 더 강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76세인 클래런스 토머스, 74세인 샘 얼리토 대법관이 수년 내 은퇴를 택할 가능성이 있는데, 그 경우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재집권 시 2명의 대법관을 새롭게 임명하게 된다는 것이다.

토머스 대법관과 얼리토 대법관도 보수 성향이지만 그들이 물러날 경우 트럼프 전 대통령은 후임자로 자신의 '미국 우선주의' 어젠다를 확실히 지지할 수 있는 인물을 임명함으로써 대법원의 '우경화'를 더 심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대법관 9명 중 6명이 지지하고, 3명이 반대한 이번 대법원 결정은 트럼프 집권 1기에 6대3의 보수 우위로 재편된 대법원의 이념 지형을 고스란히 반영했다.

결정을 주도한 존 로버츠 대법원장의 견해를 토머스, 얼리토, 닐 고서치, 브렛 캐버노, 에이미 코니 배럿 대법관이 지지했으며 특히 이들 중 고서치, 캐버노, 배럿 대법관은 트럼프 전 대통령으로부터 임명장을 받았다.

또 소니아 소토마요르 대법관의 반대 의견에 엘레나 케이건, 커탄지 잭슨 대법관이 동참했는데, 여성인 이들 3명은 진보 성향으로 분류된다.

미국 연방대법원의 대법관들
[AP 연합뉴스 자료사진]


[email protected]

연합뉴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38257 [단독] 대학 교수 사교육업체 이사 겸직 어려워진다 랭크뉴스 2024.08.13
38256 ‘유튜버 남편’에 밀양 가해자 신상 넘긴 공무원 구속 랭크뉴스 2024.08.13
38255 밀양 신상털었다 '풍비박산'‥'전투토끼' 부부 동반 구속 랭크뉴스 2024.08.13
38254 尹 “건국절 논란, 먹고 살기 힘든 국민들에게 무슨 도움” 랭크뉴스 2024.08.13
38253 "자녀 둘 이상 땐 정년 1년 연장"… 국가·공공기관 '공무직' 대상 랭크뉴스 2024.08.13
38252 증시 폭락 부른 ‘엔 캐리 청산’…“아직은 눈 감고 코끼리 만지는 격” 랭크뉴스 2024.08.13
38251 [단독] ‘채 상병 면죄부’ 임성근 상여금 826만원…박정훈 0원 랭크뉴스 2024.08.13
38250 [속보] 여야, 8월 28일 본회의 개최 합의…비쟁점 민생법안 처리 랭크뉴스 2024.08.13
38249 트럼프-머스크와 대담 “김정은, 내가 잘 알아” 랭크뉴스 2024.08.13
38248 여야, 28일 본회의 열어 비쟁점 민생 법안 처리키로 랭크뉴스 2024.08.13
38247 “내 정보 싹 다 넘어갔다” 카카오페이, 알리페이에 개인정보 넘겨 랭크뉴스 2024.08.13
38246 법원, ‘급발진 자료’ 명령… KG모빌 “영업비밀” 반발 랭크뉴스 2024.08.13
38245 "뉴라이트? 이건 친일파 그 자체!" 전 독립기념관장 '폭발' [현장영상] 랭크뉴스 2024.08.13
38244 서울 턱밑에 아파트 1만 호 짓는다... 과천 공공주택지구 지구계획 승인 랭크뉴스 2024.08.13
38243 지적장애 알몸 초등생 충격…동급생이 강제로 옷 벗겨 내보냈다 랭크뉴스 2024.08.13
38242 [단독] 길에서 말다툼하다 흉기로 남편 찌른 아내 체포 랭크뉴스 2024.08.13
38241 벤츠 최상위 전기차마저 中 '파라시스'…오늘부터 배터리 무상점검 랭크뉴스 2024.08.13
38240 [속보] 여야, 28일 본회의 소집 합의…민생법안 처리 랭크뉴스 2024.08.13
38239 아파트서 주차하던 50대 중태…기둥과 문짝 사이에 낀 채 발견 랭크뉴스 2024.08.13
38238 금융노조 임단협 파행에 또 파업 예고… 매해 반복되는 ‘공식’ 랭크뉴스 2024.08.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