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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 “채 상병 특검법 본회의 처리 잘못” 의장실 찾아 항의
김병주 “정신 나간 여당 의원들”에 정회…첫날부터 파행
의견 나누는 민주당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정치·외교·통일·안보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박민규 의원과 대화하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2일 국회에서 열린 정치·외교·통일·안보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여야는 날 선 신경전을 주고받았다.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회부된 검사 탄핵소추안, 김홍일 방송통신위원장 사퇴부터 대북·외교 정책까지 국정 전반을 총망라한 설전이 벌어졌다. 고성과 막말이 오간 본회의는 정회 후 속개가 불발되면서 자동 산회했다.

이날 본회의에선 여야 11명의 의원이 대정부질문을 하기로 돼 있었지만 5번째로 나선 김병주 민주당 의원 질의 과정에서 양측이 충돌하면서 회의가 2시간20분 만에 파행했다. 김 의원이 한덕수 국무총리에게 질문하던 중 “정신 나간 국민의힘 의원들은 논평에서 한·미·일 동맹이라고 표현했다”고 말한 게 발단이 됐다. 국민의힘이 지난달 2일 논평에서 “북한의 저열한 도발 행위는 ‘한·미·일 동맹’을 더욱 굳건하게 할 뿐”이라며 한·일관계를 ‘동맹’으로 표현한 점을 문제 삼았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사과하라”며 목소리를 높였고,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도 발언석으로 내려와 항의했다. 김 의원이 “정신이 나가도 한참 나갔다”고 굽히지 않으면서 언쟁이 계속됐다.

소란이 계속되자 우원식 국회의장 대신 사회를 맡고 있던 주호영 국회부의장은 자제를 요청했다. 하지만 김 의원은 “사과할 분은 국민의힘”이라고 맞받았다. 주 부의장이 “과한 말씀인 것 같은데 사과하고 진행하라”고 권유했지만, 민주당 의석에서는 “사과하지 말라”며 김 의원을 두둔했다. 이에 주 부의장은 대정부질문 진행이 어렵다고 보고 오후 5시54분쯤 정회를 선포했다.

추 원내대표는 정회 직후 “사과를 받아야 본회의에 임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저에게 사과하라는 건 있을 수 없다”고 했다. 양측이 합의점을 찾지 못하면서 회의는 파행했다.

인사 나누는 장관들 박성재 법무부·이상민 행정안전부·신원식 국방부(왼쪽부터) 장관이 2일 국회에서 열린 대정부질문에 앞서 인사하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email protected]


이날 회의는 시작부터 순탄치 않았다. 국민의힘은 대정부질문에 앞서 본회의 처리 방식을 두고 국회의장실을 찾아 항의했다. 이들은 대정부질문이 예정된 본회의에서 ‘해병대 채 상병 특검법’을 처리하는 것은 관례에 맞지 않는다며 ‘국회 유린 국회의장 민주당에 돌아가라’ 등 문구가 적힌 손팻말을 들고 구호를 외쳤다. 국민의힘이 회의장 입장을 미루고 의원총회를 열면서 회의는 예정 시간이던 오후 2시를 넘겨 오후 3시34분에 개회했다.

본회의장에 먼저 입장한 민주당 의원들은 우원식 국회의장을 향해 신속한 개의를 요구했다. 국민의힘 입장을 기다리자는 우 의장 발언에 민주당 한 의원이 “의장님 노고가 많으십니다”라고 말해 웃음과 박수가 나오면서 제지를 받기도 했다. 대통령이나 외국 정상 연설의 경우를 제외하고 본회의장 내에서 박수를 보내는 행위는 자제돼 왔다.

박범계 민주당 의원은 박성재 법무부 장관과 민주당의 검사 탄핵 추진을 놓고 설전을 벌였다. 박 의원은 “이재명이 재판하겠다는 것”이라며 반발한 이원석 검찰총장을 오만하다고 비판하면서 박 장관을 향해 이 총장을 징계할 의사가 없느냐고 물었다. 박 장관은 이에 검사 탄핵 추진은 “검사를 정치적으로 압박하는 것”이라고 맞받았다.

박 장관의 발언이 끝나자 여당 의석에선 박수가 쏟아졌다. 야당 의석에선 “검찰 애완견들이냐” “그렇게 살지 말라” 등의 고성과 삿대질이 나왔다. 박 의원은 국민의힘 의원들이 항의하자 “들어오셨네요”라고 받아치기도 했다.

정부와 여당은 민주당의 강경 드라이브가 국정운영을 방해한다고 주장했다. 한 국무총리는 ‘민주당이 김홍일 방통위원장에 대한 탄핵을 추진했다’는 박형수 국민의힘 의원의 질의에 “정말 비극적인 사태”라며 “국정에 차질을 빚는 사태가 온다면 정말 우리의 민주주의를, 우리의 원활한 국정을 심대하게 저해하는 요인”이라고 말했다.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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