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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예덕(102) 할머니가 지난달 2일 전국노래자랑 전남 화순군 편에 출연해 자기소개를 하고 있다. 유튜브 채널 ‘케이비에스 레전드 케이팝’ 갈무리

“죽기 전에 한번 나왔습니다. 안 죽으면 또 나올게요.”

지난달 102살의 나이로 한국방송(KBS) ‘전국노래자랑’에 출연해 노래를 부른 할머니의 사연이 뒤늦게 화제다. 관객들은 “엄마 생각이 난다”며 눈물을 흘렸고, 심사위원들은 할머니의 만수무강을 빌며 큰절을 올렸다.

이 사연은 전국노래자랑 진행자 코미디언 남희석이 1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리면서 알려졌다. 남희석은 에스엔에스에 “화순. 102살. 강예덕 할머니. 덕분에 이날 많이들 울었다. 건강하시고 꼭 다음 화순 노래자랑에도 나와달라”는 내용의 글과 함께 강예덕(102) 할머니가 출연한 방송 영상을 올렸다.

강 할머니는 지난달 2일 방송된 전국노래자랑 전남 화순군 편에 출연했다. 당시 남희석은 “우리 전국노래자랑의 기록을 만드실 분을 모셔보도록 하겠다”며 강 할머니를 무대 위로 불렀다. 이날 연한 분홍색 모자를 쓰고 짙은 분홍색 상의에 알록달록한 꽃무늬가 그려진 바지를 입은 강 할머니는 한 손에는 지팡이, 다른 손에는 마이크를 쥐고 무대 중앙으로 걸어왔다. 강 할머니가 지팡이에 거의 의지하지 않고 성큼성큼 걸어오자 남희석은 깜짝 놀랐다.

강예덕(102) 할머니가 노래를 부르는 모습에 한 관객이 눈물을 흘리고 있다. 유튜브 채널 ‘케이비에스 레전드 케이팝’ 갈무리

이어 ‘인사를 부탁드린다’는 남희석의 말에 강 할머니는 “17살에 (전남 화순군으로) 시집을 와서 102살 먹도록 여기서 살고 있다”며 “잘 못해도 양해해달라”고 말했다.

남희석은 강 할머니를 “송해 선생님보다 5살 누님이시고 1922년생”이라고 소개했다. “귀도 잘 들리시고 말씀도 너무 정확히 하신다”는 남희석의 말에 강 할머니는 “죽기 전에 한번 나왔다”며 호탕하게 웃었다. 의자가 필요하냐는 말에는 “서서 할 것”이라 답하며 정정한 모습을 보였다.

건강의 비결을 묻자 강 할머니는 “된장에다 김치, 밥만 먹는다”고 답해 관중의 웃음을 자아냈다.

남희석이 “(나와주셔서) 제가 너무 감사하다”며 “(예전에) 전국노래자랑에 100살 넘은 분이 한 분 나오셨었는데 손주가 노래할 때 춤을 추셨다. 그런데 (오늘은) 노래를 하시러 102살 어르신이 나오셨다”고 말하자 관중석에서는 박수가 쏟아졌다.

강예덕(102) 할머니가 심사위원 두명과 함께 노래를 부르고 있다. 유튜브 채널 ‘케이비에스 레전드 케이팝’ 갈무리

이날 강 할머니는 백난아의 1942년 노래 ‘찔레꽃’을 불렀다. 강 할머니가 또렷한 목소리로 첫 소절을 시작하자 남희석은 객석을 향해 놀란 표정을 보였다. 강 할머니가 노래를 부르는 동안 카메라에는 눈물을 흘리는 관객의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강 할머니가 노래가 끝낸 뒤 남희석은 객석을 향해 “눈물 나시는 분 계시냐”고 물었고 관객들이 “예”라고 답하자 “저도 눈물이 난다”고 말했다. 눈물을 흘리고 있는 한 관객에게 남희석이 “왜 우냐”라고 묻자 이 관객은 “엄마 생각이 나서”라고 답했다.

노래가 끝나자 심사위원들이 강예덕 할머니에게 만수무강을 빌며 큰 절을 올리고 있다. 유튜브 채널 ‘케이비에스 레전드 케이팝’ 갈무리

관객들의 앙코르 요청이 이어지자 강 할머니는 ‘처녀 뱃사공’, ‘목포의 눈물’을 연이어 불렀다. 강 할머니가 마지막 곡으로 ‘목포의 눈물’을 부를 땐 심사위원 2명이 실로폰을 남희석에게 맡긴 채 강 할머니의 양팔을 잡고 같이 노래를 부르기도 했다.

마지막 노래가 끝나자 심사위원들은 강 할머니에게 만수무강을 빌며 큰절을 올렸다. “다음에도 꼭 나와달라”는 남희석의 말에 강 할머니는 “안 죽으면 또 나올 것”이라고 답했다.

지난달 2일 유튜브 채널 ‘케이비에스 레전드 케이팝’에 올라온 강 할머니의 영상은 2일 오후 4시30분 기준 42만여 회의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다. 강 할머니를 돌보고 있다는 도곡부모돌봄복지센터 관계자는 영상에 댓글을 달고 “어르신은 늘 주변 분들에게도 귀감이 되시는 분이며, 사랑과 배려가 많으신 훌륭한 어르신”이라고 밝혔다. 누리꾼들은 “할머님의 진심이 느껴지는 음색 때문에 먹먹한 마음으로 계속 보고 있다”, “우리 엄마 애창곡이 찔레꽃이었는데 그립다”, “엄마 생각이 나서 눈물이 난다. 오래오래 건강하게 사시길 기도한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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