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장흥군 옛 장흥교도소, 영화·드라마 촬영지로 유명
‘더글로리’ ‘밀수’ ‘하이재킹’ 등 67편…지역경제 활기
하반기 체험 공간 조성…숙박 가능한 ‘교도소 호텔’도
지난달 26일 찾은 전남 장흥군 옛 장흥교도소 모습. 최근까지 교도소로 사용된 이곳은 영화·드라마 촬영지로 인기가 높다.


지난달 26일 찾은 전남 장흥군 장흥읍 옛 장흥교도소는 촬영을 마치고 철수하는 사람들로 분주했다. 국내 한 유명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될 예정인 영화의 마지막 부분이 이날 촬영됐다고 한다.

이용희 로케이션 매니저(30)는 “서울에서 멀어도 찾아오는 것은 전국에서 ‘실제 교도소’를 배경으로 촬영할 수 있는 곳이 이곳밖에 없기 때문”이라며 “얼마 전까지 교도소로 쓰였기 때문에 사실감을 최대한 살릴 수 있다”고 말했다.

옛 장흥교도소 곳곳에는 ‘서서울교도소’ ‘청수교도소’ ‘교정부’ 등 실존하지 않는 교도소와 정부 기관 명칭 등이 쓰인 간판이 남아 있었다. 모두 영화나 드라마 촬영을 위해 설치해뒀던 것이다.

하지만 내부는 실제 교도소 모습 그대로다. 죄수들이 갇혔던 수용동에는 밖에서만 열리는 녹슨 철문, 쇠창살 등이 세월의 흔적을 간직한 채 남아 있었다. ‘독방’과 ‘수용실’에서도 나무 마루와 문 높이가 허리춤까지인 화장실, 목재 선반 등을 볼 수 있었다.

인구 3만4000여명의 장흥군이 옛 교도소를 활용해 ‘영화·드라마 촬영 명소’로 각광받고 있다. 장흥읍에는 1975년 150여명을 수용할 수 있는 교도소가 세워졌다. 당시 인구가 12만3900여명에 달했던 장흥에는 일대를 담당하는 광주지검 장흥지청과 광주지방법원 장흥지원이 있었다. 하지만 2015년 법무부가 용산면에 새 교도소를 건립해 이전하면서 장흥읍의 교도소는 방치됐다. 장흥군은 옛 교도소를 문화예술 복합공간 등으로 활용하기 위해 2019년 1월 31억원에 사들였다. 매입 이후 건물은 헐지 않고 원형 그대로 남겨뒀는데 ‘교도소 촬영 명소’로 입소문이 났다.

2019년부터 최근까지 이곳에서 찍은 영화와 드라마는 모두 67편에 이른다. <닥터프리즈너> <범털> <지금 우리 학교는> <밀수> <빅마우스> <공작도시> <닥터 로이어> <법쩐> <더글로리> <스위트홈> <모범택시2> <하이재킹> 등이다.

전남에서 가장 많은 영화·드라마가 촬영되고 있는 곳도 이곳이다. 2021년부터 올해까지 47편이 장흥교도소를 거쳐갔다. 같은 기간 순천드라마세트장은 22편, 낙안읍성민속마을 20편, 순천만국가정원에서는 7편의 촬영이 진행됐다.

지역경제에도 큰 도움이 되고 있다. 보통 영화나 드라마 제작진으로 한 번에 70명 안팎의 사람들이 찾는다. 전남도영상위원회는 촬영팀 1명당 하루에 숙박과 식비 등으로 7만원을 지출하는 것으로 추산했다. 그동안 교도소 촬영 일수는 361일에 달한다.

일반인도 방문할 수 있는 ‘유일무이’한 교도소에 장흥군은 하반기 ‘문화예술 복합공간 빠삐용 집(Zip)’ 조성을 마무리한다. 여성 죄수들이 수용됐던 공간은 1일 최대 6시간까지 머물 수 있는 ‘글감옥’으로 바뀐다. ‘접견실’도 그대로 살려 체험 공간이 들어선다. 미결수들이 지내던 공간은 하룻밤을 묵을 수 있는 ‘교도소 호텔’로 리모델링할 예정이다. 촬영팀이 이용할 수 있는 식당과 카페 등도 생긴다. 교도소를 배경으로 한 작품에 자주 등장하는 경찰서와 검찰청사, 법정 등의 세트장도 만들어 촬영팀 체류 기간을 늘리는 방안도 추진한다.

송병석 장흥군 문화예술팀장은 “영화와 드라마가 촬영되면서 찾는 사람이 많아지고 있다”면서 “장흥에만 있는 개방된 옛 교도소가 영화·드라마 촬영장뿐 아니라 일반인도 특별한 체험을 할 수 있는 전국적인 명소가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경향신문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43314 '100여년 만의 폭염' 모스크바 7월초 연일 30도↑ new 랭크뉴스 2024.07.05
43313 美·中 갈등, 해운업에도 불똥… 韓 조선은 반사익 기대 new 랭크뉴스 2024.07.05
43312 서로 넓은 의원실 쓰려다… 국힘 안양 시의원들 식당서 술판 난동 new 랭크뉴스 2024.07.05
43311 화성 아리셀 인근 공장 또 불…소방당국, 대응 1단계 발령 new 랭크뉴스 2024.07.05
43310 [단독] 계속 불어나는 대통령실 이전 비용…총 640억원 달해 new 랭크뉴스 2024.07.05
43309 검사들 "내가 당할 수도"... 추미애-윤석열 갈등 때보다 더 큰 위기감 new 랭크뉴스 2024.07.05
43308 삼성전자 오늘 2분기 잠정 성적표 공개···메모리 실적 개선 전망 new 랭크뉴스 2024.07.05
43307 "월급 올려줄게" 40살 어린 알바생 유사강간 후 회유한 편의점주 new 랭크뉴스 2024.07.05
43306 장맛비 잠시 ‘소강’ 남부·제주 ‘오늘도 덥다’ new 랭크뉴스 2024.07.05
43305 英총선, 노동당 과반 압승-집권 보수당 참패…14년만 정권교체(종합) new 랭크뉴스 2024.07.05
43304 새끼 지키려…돌변한 바다사자에 피서객 혼비백산 [잇슈 SNS] new 랭크뉴스 2024.07.05
43303 "술은 마셨지만 운전은 안 했다" new 랭크뉴스 2024.07.05
43302 채 상병 특검 ‘추천권 중재안’ 떠오르지만…실현 가능성은 낮아 new 랭크뉴스 2024.07.05
43301 ‘채상병 특검법’ 윤 거부권 수순…‘이탈 8표’ 두고 여야 수싸움 new 랭크뉴스 2024.07.05
43300 주차장 3칸 차지한 장난감 車 치웠다가…경비원 울린 황당 판결 new 랭크뉴스 2024.07.05
43299 "횡단보도 건널 때도 두려워요"…예측불가 사고에 불안한 시민들 new 랭크뉴스 2024.07.05
43298 효성가 '형제의 난' 다시 불붙나…차남 조현문 오늘 입장 밝힌다 [biz-플러스] new 랭크뉴스 2024.07.05
43297 [단독] “30㎞ 주행 구간에 과속방지턱 의무화”… 교통연, 작년 경고했었다 new 랭크뉴스 2024.07.05
43296 비트코인 2개월여만 최저 수준···“日 마운트곡스 상환 우려” new 랭크뉴스 2024.07.05
43295 “미운 일곱살?” 유독 산만해진 ‘7세 금쪽이’ 어쩌면 이 병 때문[헬시타임] new 랭크뉴스 2024.07.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