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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서울 중구 시청역 인근 교차로에서 전날 발생한 차량 인도 돌진 교통사고 현장에 고인을 추모하는 메시지가 붙어있다. 뉴시스


지난 1일 시청역 역주행 교통사고로 사망한 9명의 희생자들은 하나같이 평범한 시민이었다. 청사로 돌아가던 시청 공무원과 승진을 기념하기 위해 모인 은행원, 병원 용역업체 직원들이 불의의 사고에 세상을 떠나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2일 경찰에 따르면 사망자 9명은 모두 30~50대 남성이다. 퇴근 후 회식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던 직장인들이었다. 사망자 중 4명은 인근 시중은행 소속 직원이다. 나머지 3명은 병원 용역업체 직원이었다. 2명은 서울시청 소속 공무원으로 확인됐다.

시청 청사운영1팀장 김모(52) 사무관과 세무과 윤모 주임은 시청 인근 식당에서 함께 식사한 뒤 횡단보도에서 신호를 기다리다 변을 당했다. 저녁 자리는 김 사무관이 세무과에서 함께 일했던 후배 직원 2명을 격려하기 위해 마련됐다. 김 사무관은 지난 1일 시청에서 ‘이달의 우수팀’ ‘동행매력협업상’ 등 상을 2개나 받았다. 김 사무관의 동료 직원은 2일 “하루에 큰 상을 2개 받은 날 사고가 나 너무나 황망하다”고 말했다. 다른 동료 직원은 “고인은 우직하고 성실한 사람이었다. 항상 먼저 밝게 인사하고 주변 분위기를 좋게 만들었다”고 회고했다.

김 사무관은 중학생 시절 뺑소니 사고를 당해 한쪽 눈을 잃었다. 그러나 학비를 직접 벌어 서울시 공무원시험에 합격했다고 한다. 이날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에서 만난 김 사무관의 큰 형 윤병(68)씨는 “동생이 매일 오후 11시 넘게까지 일하면서 명절에 내려오지도 못했다”고 안타까워했다.

김 사무관과 함께 세상을 떠난 윤 주임은 동료들에게 인정받는 직원이었다. 한 동료 직원은 “윤 주임은 모두의 기대를 받는 직원이었다”며 “연말에 승진을 앞두고 있었는데 이렇게 세상을 떠나게 돼 너무 안타깝다”고 말했다.

또 다른 피해자 4명은 같은 은행에 근무하는 동료였다. 이들 중 1명은 사고 당일 승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동료의 승진과 인사 발령을 축하하기 위해 저녁 식사가 비극으로 끝났다. 이들의 시신이 임시로 안치됐던 서울 영등포병원 장례식장에선 간밤에 가족을 잃은 유족들의 울음소리가 곳곳에서 들려왔다. 1층 참관실 앞에서는 한 여성이 다리에 힘이 빠진 듯 주저앉았다. 오전 1시55분쯤 병원 응급실 앞에서는 한 여성이 바닥에 주저앉아 “아빠 아니야, 아빠 아니라고 해줘”라는 말을 수없이 반복하며 오열했다. 이들은 모두 이날 오후 서울대병원으로 이송됐고, 장례 일정에 들어갔다.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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