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 '서울시청역 사고'가 지핀 '노인 운전자' 논란

어제(1일) 서울 시청역 인근에서 승용차가 인도로 돌진했습니다. 이 사고로 9명이 숨지고 6명이 다쳤습니다. '급발진 사고' 가능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경찰은 정확한 경위를 조사하고 있습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사고 이후 불거진 논란 가운데 하나는 '나이'입니다. 승용차 운전자는 68세입니다. 경찰은 일반적으로 65세 이상을 노인 운전자로 보고 있습니다. 도로교통법 11조 '노인(65세 이상인 사람을 말한다)'에 대한 정의가 근거라고 설명합니다. 운전면허 갱신 기간도
65살부터 짧아지기 시작합니다. 일반적인 면허 갱신 기간은 10년이지만 65살부터 74살까지는 5년, 75살부터는 3년마다 해야 합니다.

아직까지는 서울 시청역 역주행 사고가 운전자의 나이 때문이라고 단정지을 수는 없습니다. 다만, 나이 논란이 불거진 배경에는 해마다 적지 않게 발생하는 노인 운전자 교통사고가 있습니다.

■ '노인 교통사고' 증가…면허 반납률, '군'일수록 ↓

도로교통공단 교통사고분석시스템을 보면, 최근 들어 65살 이상 노인 운전자로 인한 교통사고는 증가 추세입니다. 2021년 3만 1천여 건, 2022년 3만 4천여 건, 2023년 3만 9천여 건으로 늘고 있습니다. 반면, 전체 교통사고는 2021년 20만여 건, 2022년 19만 6천여 건, 2023년 19만 8천여 건으로 약간 감소하거나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이 같은 통계에 대한 해석은 엇갈립니다. 나이가 들수록 순간 대처 능력이 떨어져 사고가 증가한다는 해석이 일반적입니다. 고령사회에 접어들면서 노인 운전자가 늘어난 만큼 사고가 증가한 거라는 의견도 있습니다. 분명한 것은 노인 운전자로 인한 교통사고가 매년 수만 건 발생하고, 이로 인해 수백 명이 숨진다는 사실입니다.

정부는 대안으로 노인 운전자에 대한 조건부 면허제 등을 추진하고 있지만, 반발이 적지 않습니다. 이 때문에 '운전면허증 자진 반납'이 현재로서는 가장 실질적인 대책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그러나 실제 반납률은 저조합니다.

고령 운전자 운전면허증 자진반납 홍보 자료(경찰청 누리집 갈무리)

전북의 사례를 보면, 지난해 70살 이상 운전자의 운전면허증 반납률은 4%대입니다. 지방자치단체가 반납자에게 20~30만 원 상당의 교통카드와 지역 상품권 등을 혜택으로 주고 있지만, 일회성에 그치다 보니 참여가 적다는 의견이 많습니다.

눈 여겨 볼 점은 또 있습니다. '군' 단위일수록 반납률이 낮은 추세라는 겁니다. 전북에서 '시' 단위인 전주와 군산, 익산, 김제는 반납률이 4~6%로 평균보다 높거나 비슷합니다. 하지만 무주와 장수, 임실, 고창을 비롯해 대부분 군 지역은 2%대에 불과합니다. 노인 인구가 많은 지역인데도 반납을 덜 하는 셈입니다.

군 단위 반납률이 낮은 가장 큰 이유는 대중교통이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운전면허를 반납하면 하루에 몇 대밖에 다니지 않는 버스가 어르신들의 유일한 이동수단이 되는 상황에서 면허 반납은 현실적인 대안이 안 되는 겁니다.

늘고 있는 노인 운전자 사고에 대해 실질적인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정부가 이 같은 지역의 현실도 반영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 제보하기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email protected]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네이버, 유튜브에서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KB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38663 티몬·위메프, 왜 쿠팡이 되지 못했나[티메프 사태, 이커머스 포비아⑦] 랭크뉴스 2024.08.04
38662 [단독] “이미 옷 보냈는데…” 패션 앱 에이블리 가격 시스템 오류에 셀러들 ‘불안’ 랭크뉴스 2024.08.04
38661 '로또 단지' 줄줄이 분양에…지난달 청약 경쟁률 44개월만 최고치 랭크뉴스 2024.08.04
38660 韓-폴란드, ‘공군 대 공군 회의’ 창설… FA-50으로 협력강화 랭크뉴스 2024.08.04
38659 정치 성향 달라도 연애·결혼할 수 있나?…국민 58% "불가능" 랭크뉴스 2024.08.04
38658 ‘5000㎞’ 넘은 고속도로… G10 성장, 지역 통합, 한류 확산의 원동력됐다 랭크뉴스 2024.08.04
38657 삼성전자의 ‘텃밭’ 공략...애플 아이폰 ‘파격’ 결정 랭크뉴스 2024.08.04
38656 대출금 못 갚아서 경매 넘어간 집합건물 13년 8개월 만에 최대 랭크뉴스 2024.08.04
38655 [르포] 8호선 연장선 타고 달리는 '집값'… 구리·다산 국평 '11억' 찍어 랭크뉴스 2024.08.04
38654 망가질 대로 망가진 방통위, 고쳐서 쓰기도 어렵다 랭크뉴스 2024.08.04
38653 "자기는 보수야 진보야?"…국민 절반 이상 '정치 성향' 다르면 결혼 NO 랭크뉴스 2024.08.04
38652 ‘주 4일제 실험’ 1년…세브란스 간호사들, 삶의 질은 나아졌을까 랭크뉴스 2024.08.04
38651 펜싱 여자 사브르 단체전서 사상 첫 은메달 랭크뉴스 2024.08.04
38650 하마스, '피살' 하니예 후계자 선출 논의 시작… 더 강경해지나 랭크뉴스 2024.08.04
38649 [영상] ‘프랑스 유도 영웅’과 맞붙은 ‘마장동 고깃집 아들’…김민종 선수 가족을 만나다 랭크뉴스 2024.08.04
38648 세계 3위 상대로 끝까지 투혼... 女핸드볼 “태극기 있어 힘냈다” 랭크뉴스 2024.08.04
38647 ‘숭례문 지하보도 살인’ 혐의 70대 남성 오늘 구속심사 랭크뉴스 2024.08.04
38646 ‘○살’ 검색에 쏟아지는 글…法 있지만 사라지지 않는 자살 ‘사각지대’ [안현덕 전문기자의 Lawstory] 랭크뉴스 2024.08.04
38645 쓰러진 간부 면직에 외교부 ‘착잡’…만성 인력부족의 그늘 랭크뉴스 2024.08.04
38644 '대흥사 벚꽃길' 내년부터 못 본다…'땅끝마을' 해남에 무슨 일 랭크뉴스 2024.08.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