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서울 시청역 앞 차량 돌진 사고
서울시 행정국 김인병 팀장 참변
사고 당일 우수팀·협업상에 뽑혀
38세금징수과 근무…TV 출연도
지난 1일 밤 역주행 교통사고가 발생해 15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서울 시청역 인근 교차로에 2일 시민이 놓고 간 국화꽃이 놓여있다. 정효진 기자


서울 중구 시청역 인근 차량 돌진 사고로 숨진 희생자 9명은 서울 영등포병원, 서울대병원, 국립중앙의료원 등에 분산돼 안치됐다. 희생자 유족과 지인들은 2일 눈물을 흘리며 빈소를 지켰다. 희생자 9명 가운데 4명은 한 회사에서 근무한 직장 동료였고, 2명은 서울시 공무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 행정국 청사운영1팀장 김인병씨(52)는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에 안치됐다. 김씨의 빈소에선 울음이 흘러나왔고, 검은 상복 차림의 김씨 유족들은 붉게 충혈된 눈으로 빈소를 드나들었다.

김씨 유족들은 경북 안동에서 5형제 중 막내로 태어난 고인이 전기불도 들지 않는 가난한 집에서 자라 자수성가한 인물이라 했다. 중학생 때 자전거를 타고 등교를 하던 중 차 사고로 한쪽 눈을 잃고 한쪽 팔을 못 쓰는 장애를 얻었지만 공직에 몸담으며 성실한 삶을 살아왔다고 했다. 김씨의 큰형 김윤병씨(68)는 “내일모레가 어머니 제사인데 내려올 수 있냐고 전화했더니 안 받더라”며 “형으로서 도와주지 못한 게 너무 미안하다”고 말했다. 셋째 형(57)은 스마트폰에 저장해둔 동생의 방송 인터뷰 영상을 내밀었다. 그는 “형제가 모두 공직사회에 있었는데 특히 동생은 더 열심히 일했다”며 “자랑스러운 동생”이라고 말했다.

지난 1일 밤 서울 중구 시청역 인근 차량 돌진 사고로 사망한 김인병씨(52)의 생전 영상을 셋째 형 김모씨(57)가 내보이고 있다. 유족 제공


김씨는 9급 세무 공무원으로 공직 생활을 시작해 5급 사무관으로 승진했다. 김씨는 탈세 추적이 주임무인 서울시 38세금징수과에서 근무하며 성과를 올려 TV에도 자주 출연했다. 김씨는 1년 전부터 청사운영팀에서 근무했는데 사고 당일 그가 속한 팀이 서울광장 야외도서관 조성 공로를 인정받아 ‘동행 매력 협업상’에 뽑힌 것으로 전해졌다. 김씨의 지인들은 “공직에 자부심을 갖고 일하던 사람” “어려움을 나누면 늘 친구들을 격려하고 좋은 얘기를 해주는 사람”으로 그를 기억했다.

김씨와 함께 서울시청에서 근무했던 윤모씨(30)도 이번 사고로 목숨을 잃었다. 윤씨가 일했던 부서 팀장은 서울 서대문구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빈소를 조문하고 “조용하고 책임감이 강한, 앞길이 기대되는 직원이었다”라며 “밝게 생활하고 화합을 잘해 대인관계가 매우 좋았다”고 말했다.

시청역 인근에 본사를 둔 은행 직원 4명이 한꺼번에 참변을 당해 안타까움을 더했다. 이중 1명은 사고 날 승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동료의 승진과 인사발령을 기념해 퇴근 후 저녁 식사를 함께하고 인도에서 대화를 나누던 중에 사고를 당한 것으로 보인다.

희생자 이모씨(54)의 노모는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빈소에서 절규했다. 보행기를 끌고 아들의 장례식장을 찾은 노모는 가슴을 두드리며 “○○야, ○○야, 거기서 나와라. 거기 앉아있으면 어떡하니. 엄마 보게 좀 나와라. 내가 먼저 가야지, 엄마가 어떻게 살라고”라고 통곡했다.

같은 은행에서 근무했던 이모씨(52)가 안치된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병원 장례식장에서도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들은 유가족의 무거운 발걸음이 이어졌다. 은행 부지점장인 이씨는 두 자녀를 둔 가장이었다. 이씨의 삼촌 내외는 “너무 착하고 성실한 조카였고 같이 살았었다”면서 “말하기가 힘들다”고 말했다.

직장 동료 B씨는 “동선만 달랐지 함께 퇴근했다”면서 “어제 나는 먼저 가고 그 친구들은 담배를 태우러 가면서 헤어졌다”고 말했다. 그는 “더 이상 착할 수 없는 사람들이었다. 믿어지지 않는다”며 말끝을 흐렸다.

2일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병원 장례식장에 유가족 대기실이 마련돼있다. 이예슬 기자


[속보]서울 시청역 앞 차량 돌진 “대포처럼 큰 소리”…경찰 “70대 운전자, 급발진 주장”서울 중구 태평로 부근에서 일어난 교통사고로 다수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중부소방서는 1일 오후 9시27분쯤 시청역 교차로에서 난 교통사고로 다수의 사상자가 발생했다고 밝혔다....https://www.khan.co.kr/national/national-general/article/202407012224001

[속보]‘시청역 차량 돌진’ 부상자 2명 늘어···운전자 포함 사상자 총 15명[시청역 돌진 사고]경찰이 지난 1일 밤 서울 중구 태평로 시청역 인근 차량돌진으로 확인된 부상자가 2명 늘어 사상자가 총 15명이라고 2일 밝혔다. 서울 남대문경찰서는 이날 오전 10시 브리핑...https://www.khan.co.kr/national/incident/article/202407021057001

경향신문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44208 서울고속버스터미널서 트럭이 건물에 돌진…7명 부상 랭크뉴스 2024.03.26
44207 임현택, 의사협회장 당선…강경 투쟁 예고 랭크뉴스 2024.03.26
44206 억울한 자동차 보험사기 피해자 구제…사고 기록·벌점 삭제 랭크뉴스 2024.03.26
44205 새 의협 회장에 “의사 총파업 주도” 발언 임현택 당선 랭크뉴스 2024.03.26
44204 미국 볼티모어서 다리 붕괴... "최소 20명 실종, 수중 수색 중" 랭크뉴스 2024.03.26
44203 조국혁신당 '파란불꽃 펀드' 54분 만에 200억 모였다 랭크뉴스 2024.03.26
44202 “사직은 안 해...하지만 사명감으로 버티는 세상 끝났다” 묵묵히 환자 지키는 의대 교수들의 ‘요즘 심정’ 랭크뉴스 2024.03.26
44201 이재명, 윤 정부에 또 “매만 때리는 의붓아버지, 계모 같다” 랭크뉴스 2024.03.26
44200 옆 사람 티켓 슬며시 ‘찰칵’…몰래 비행기 타려던 남성 붙잡혀 [현장영상] 랭크뉴스 2024.03.26
44199 새 의협 회장에 ‘강경파’ 임현택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장 랭크뉴스 2024.03.26
44198 尹 “의대 증원, 개혁 최소 조건”…한동훈 ‘2000명’ 조정 시사 발언에 대통령실 진화 랭크뉴스 2024.03.26
44197 잠옷 입고 회사에…중국 MZ가 ‘출근룩’ 접은 이유? 랭크뉴스 2024.03.26
44196 미국 대형다리 심야 붕괴…다수 차량 추락해 20명 실종 추정(종합) 랭크뉴스 2024.03.26
44195 공항서 잃어버린 휴대폰 2년 만에 어떻게 찾았을까 랭크뉴스 2024.03.26
44194 조국혁신당 “파란불꽃펀드 200억 모아···54분만에 완판” 랭크뉴스 2024.03.26
44193 미국 대형다리 심야 붕괴…차량 여러대 추락해 20명 실종 추정(종합2보) 랭크뉴스 2024.03.26
44192 이재명 “정부, 팥쥐 엄마 같아···매만 때리고 사랑은 없어” 랭크뉴스 2024.03.26
44191 의협 차기 회장에 강경파 임현택… "尹정부와 끝까지 투쟁" 랭크뉴스 2024.03.26
44190 윤 대통령 민생토론회 ‘입틀막’ 의사, 새 의협 회장됐다 랭크뉴스 2024.03.26
44189 이재명 "윤 정부, 매만 때리는 계부·계모 같아"... 재혼 가정 비하 논란 랭크뉴스 2024.03.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