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윤 대통령 발표’보다 6개월 앞선 시점
작년 11월 ‘시추 자재 등 계약’ 드러나
시추 일정 정해놓고 이사회 의결 ‘의혹’
한국석유공사가 보유했던 시추선 ‘두성호’로 동해 시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천해용 시추선인 두성호는 유일한 국적 시추선이었지만, 경제성 등의 이유로 2018년 매각됐다. 석유공사 제공


동해 심해 유전 탐사 시추를 추진 중인 한국석유공사가 지난해 11월 시추에 필요한 자재 등 계약을 발주한 것으로 드러났다. 미국 자문업체 ‘액트지오’는 지난해 12월 석유공사에 탐사자료 분석 결과를 통보했는데, 석유공사가 결과를 받기 전에 이미 계약부터 발주한 것이다.

2일 김한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석유공사 등에서 받은 자료를 종합하면, 석유공사는 지난해 11월 시추에 필요한 강관과 정두장비 등 장납기 자재 계약을 발주했다. 강관은 흔히 말하는 파이프다. 정두장비는 압력·온도 게이지로 유정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밸브를 통해 석유의 유동을 조절하는 장비다. 강관과 정두장비 모두 석유 시추는 물론, 생산에도 꼭 필요한 핵심 자재다.

석유공사가 계약을 발주한 지난해 11월은 동해 심해 유전 탐사 계획을 발표한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브리핑(지난달 3일)보다 6개월 넘게 앞선 시점이다. 또 석유공사 이사회가 동해 심해 유전 탐사 안건을 의결한 날(지난 1월26일)보다도 약 2개월 전이다. 그뿐만 아니라 동해 심해 탐사자료를 심층 분석한 액트지오의 최종 분석 결과를 통보받기도 전이다. 석유공사는 앞서 액트지오가 평가 결과를 지난해 12월21일 통보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 때문에 석유공사가 탐사 시추 일정까지 미리 정해놓은 뒤, 액트지오의 평가 결과를 받고 이사회에 안건을 올린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석유공사 측은 계약 발주는 지난해 11월 진행했지만, 체결은 이사회 의결 이후라고 설명했다. 석유공사 관계자는 “장납기 자재 계약 시점은 지난 2월”이라며 “공사 자체 시추 준비 과정의 일환으로, 시추 위치 최종 확정과 시추 작업 착수를 위해서는 정부의 승인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다만 이 같은 설명에도 정부의 승인 전, 자재·시추선·헬리콥터 등 탐사 시추에 필요한 대부분의 계약을 이미 끝냈다는 지적은 피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산업통상자원부와 석유공사를 맡는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산자위)는 오는 4일 첫 전체회의를 열 예정이다. 업무보고나 현안 질의 등 본격적인 회의는 다음주 진행될 것으로 관측된다. 산자위 소속 김한규 의원은 “윤 대통령이 탐사 시추 계획을 직접 승인했다고 발표하기 6개월 전에 이미 자재 계약 발주가 이뤄진 것”이라며 “대통령의 국정브리핑이 불필요한 ‘쇼’였음이 또 드러났다”고 밝혔다.

경향신문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38656 대출금 못 갚아서 경매 넘어간 집합건물 13년 8개월 만에 최대 랭크뉴스 2024.08.04
38655 [르포] 8호선 연장선 타고 달리는 '집값'… 구리·다산 국평 '11억' 찍어 랭크뉴스 2024.08.04
38654 망가질 대로 망가진 방통위, 고쳐서 쓰기도 어렵다 랭크뉴스 2024.08.04
38653 "자기는 보수야 진보야?"…국민 절반 이상 '정치 성향' 다르면 결혼 NO 랭크뉴스 2024.08.04
38652 ‘주 4일제 실험’ 1년…세브란스 간호사들, 삶의 질은 나아졌을까 랭크뉴스 2024.08.04
38651 펜싱 여자 사브르 단체전서 사상 첫 은메달 랭크뉴스 2024.08.04
38650 하마스, '피살' 하니예 후계자 선출 논의 시작… 더 강경해지나 랭크뉴스 2024.08.04
38649 [영상] ‘프랑스 유도 영웅’과 맞붙은 ‘마장동 고깃집 아들’…김민종 선수 가족을 만나다 랭크뉴스 2024.08.04
38648 세계 3위 상대로 끝까지 투혼... 女핸드볼 “태극기 있어 힘냈다” 랭크뉴스 2024.08.04
38647 ‘숭례문 지하보도 살인’ 혐의 70대 남성 오늘 구속심사 랭크뉴스 2024.08.04
38646 ‘○살’ 검색에 쏟아지는 글…法 있지만 사라지지 않는 자살 ‘사각지대’ [안현덕 전문기자의 Lawstory] 랭크뉴스 2024.08.04
38645 쓰러진 간부 면직에 외교부 ‘착잡’…만성 인력부족의 그늘 랭크뉴스 2024.08.04
38644 '대흥사 벚꽃길' 내년부터 못 본다…'땅끝마을' 해남에 무슨 일 랭크뉴스 2024.08.04
38643 '성별논란' 여자복서 칼리프, 66㎏급 4강 진출…동메달 확보 랭크뉴스 2024.08.04
38642 [올림픽] 김예지 "머스크 덕에 사격 인기 얻어…제 도전 멈추지 않아" 랭크뉴스 2024.08.04
38641 전국에 폭염특보 최고기온 36도...비 내린 곳엔 다시 찜통 랭크뉴스 2024.08.04
38640 尹, 양궁 3관왕 임시현에 "세계최강 궁사 진면목" [올림픽] 랭크뉴스 2024.08.04
38639 해리스 측, 트럼프의 폭스뉴스 주최 TV토론 주장 일축 "장난말라" 랭크뉴스 2024.08.04
38638 미국·영국 "레바논 즉시 떠나라"‥자국민에 권고 랭크뉴스 2024.08.04
38637 “탈원전 맞으세요?” 한동훈 질문에 김소희가 내놓은 답 랭크뉴스 2024.08.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