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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어 1등급 1.47%...이럴 거면 뭐 하러 절대평가?

오는 11월 치러질 수학능력시험의 ‘테스트베드’인 6월 모의평가 성적표가 오늘 배부됐습니다.
절대평가 과목인 영어 1등급은 1.47%에 불과해 이럴 바에는 차라리 상대평가를 하라는 말들이 쏟아졌습니다. 상대평가에서 1등급은 응시생의 4%까지인데 문제가 어려우면 등급 컷이 그만큼 내려가지만, 절대평가에서는 90점 이상만 1등급을 받습니다.

출처: 연합뉴스

수능 영어에 절대평가가 적용된 것은 지난 2018년부터입니다. 표면적인 이유는 ‘영어교육의 정상화’를 내세웠지만, 영어 과목이라도 수험생의 부담을 덜어주고 사교육 유발을 막겠다는 의도였습니다. 당시 교육부는 영어 절대평가 도입계획을 발표하면서 “과도한 사교육 시장과 수십 년에 걸친 영어 투자가 무엇을 위한 것인가 하는 근본적인 의문이 생긴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역대급으로 어려웠던 작년 수능시험에 이어 올해 6월 모의평가에서도 영어가 난이도 조절에 실패하자 평가원이 통제성을 상실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습니다.
입시기관들은 “평가원이 9월 모의 평가에서 영어를 쉽게 낸다고 한들 수험생들이 수능 시험에서 영어가 어떻게 나올지 예측할 수 있겠느냐”고 지적했습니다. 결국 영어마저 수험생들의 부담을 덜 수 없게 만들었다는 평가입니다.

■ 선택과목 간 점수 차 미적-확통 7점, 언매-화작 3점

자료: 종로학원

그렇다고 다른 과목이 쉬웠느냐? 그것도 아닙니다. 특히 수학은 문·이과 통합 수능이 도입된 2022년 이후 가장 어려웠습니다. 6월 모의평가 수학의 표준점수는 최고점이 152점이었는데, ‘불수능’이었다는 평가를 받는 지난해 수능보다도 4점이나 높았습니다. 표준점수는 수험생의 원점수가 평균 성적과 얼마나 벌어져 있는지 차이를 보여주는데, 시험이 어려울수록 올라갑니다.

선택과목 간 난이도 조절도 실패했다는 평가입니다. 미적분 원점수 만점자는 152점을 받을 수 있는 반면, 확률과통계 원점수 만점자는 표준점수가 145점이어서 원점수가 같은 100점이어도 표준점수로 환산하면 7점 차이가 벌어지는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평가원이 수학 선택과목에서 이런 기조를 유지한다면 역대 최대 차이(11점)였던 지난해 수능시험이 올해도 재연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국어도 지난해 수능과 엇비슷하게 어려웠습니다. 언어와 매체-화법과 작문, 두 선택과목 간의 점수 차이는 3점이었습니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독서, 문학 등 모든 파트가 다 어렵고 돌출 문항이 도처에서 나와 수험생 입장에서는 첫 시간부터 당황했을 수 있고 선택과목의 점수 차이는 수능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 선택과목 불공정은 안 변해..‘뽑기’에 학운을 건다?

출처: 평가원

탐구과목으로 가면 선택과목 간 점수차이는 더 커집니다. 탐구 과목의 경우 원점수 만점이 50점인데 같은 50점을 받아도 표준점수로 환산하면 점수차이가 10점 정도 납니다.
사회탐구과목에서 사회문화를 선택했다면 다 맞아도 표준점수는 66점, 반면 윤리와사상 만점자는 78점을 받았습니다. 어떤 과목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12점 차이가 나게 되는 겁니다.
과학탐구의 경우에는 화학II가 77점으로 가장 높았고, 물리I과 생명과학I이 68점으로 가장 낮았습니다.

선택과목 제도를 도입하는 취지가 무색하리만큼 그 때 그 때 과목간 점수차이가 달라지지만 평가원은 개선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습니다. 수험생과 학부모들은 선택과목 ‘뽑기’ 운에 기대야 하는 걸까요?


■ 평가원장 “사교육 의존 말고 학교 수업 중심으로 준비해야”

평가원은 수능시험의 준비시험 격인 6월 모의평가가 난이도 조절에 실패했음을 사실상 인정했습니다. 오승걸 한국교육과정평가원장은 6월 모의평가 결과에 대해 “학생들의 적응도 등 올해 응시 집단 특성을 정확히 파악하는데 어려움이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도 “수능은 공교육 과정을 통해 충분히 준비할 수 있는 수준에서 출제되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6월 모의평가는 평가원의 의도와 무관한 결과일 수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그러나 의대정원 확대 등으로 인해 수능시험에 대거 유입될 것으로 예측되는 N수생들이 시험 볼 장소가 부족해 9월 모의평가에 참여하지 못한다면 응시집단 분석이 제대로 이뤄지기 어려울 수도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학교 수업을 중심으로 수험 준비를 하면 된다는 평가원장의 말이 사실이면 좋겠습니다.
지난해 킬러문항을 배제해서 사교육 시장을 잡겠다고 세무조사다 뭐다 내내 요란했지만 바뀐 것은 없었고 수능시험은 역대급으로 어려웠습니다.

킬러문항은 없다는데 시험 문제는 왜 더 어려워지고 있는 걸까요? 의대정원 확대라는 초대형 변수까지 더해진 올해 입시는 어떤 결말이 날까요? 장마만큼이나 답답한 입시판입니다.

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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