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그래픽=최종윤 [email protected]
학생들의 문해력 저하가 사회 문제로 떠오른 가운데 어린이집 보육교사가 학부모들 중에서도 기본적인 어휘를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며 우려를 표했다.

지난달 30일 한 온라인커뮤니티에는 ‘요새 아이 부모들 너무 멍청하다’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이 내용은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뒤늦게 확산하고 있다.

자신을 9년차 어린이집 교사라고 밝힌 작성자 A씨는 “저도 그렇게 똑똑하고 학벌 좋은 사람은 아니지만 요즘 사람들은 해도 해도 너무한 것 같다. 그런데다 고집은 세지고 말은 더 안 통한다”며 고충을 토로했다.

이 글에서 A씨는 9년 전보다 학부모에게 공지 내용과 관련한 질문을 많이 받게 됐다며 직접 겪은 사례들을 소개했다.

먼저 “보통 ‘OO를 금합니다’라고 하면 당연히 금지한다는 뜻이지 않나. 그런데 일부 학부모들은 ‘금’이 좋은 건 줄 알고 ‘가장 좋다’는 뜻으로 알아듣는다”고 했다.

또 “우천시 OO로 장소 변경이라고 공지하면 ‘우천시에 있는 OO지역으로 장소를 바꾸는 거냐’고 묻는 분도 있다”며 “섭취·급여·일괄 같은 말조차 뜻을 모르고 연락해서 묻는 분들이 예전에는 없었는데 요새는 비율이 꽤 늘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단어뿐만 아니라, 말의 맥락도 파악을 잘 못 한다. ‘OO해도 되지만, 하지 않는 것을 권장해 드립니다’라고 했더니 ‘그래서 해도 되냐, 안 되냐’고 문의한 학부모가 네 명이었다”며 “최대한 쉬운말로 풀어내서 공지해도 가끔 이런다”고 토로했다.

학부모가 학교나 학원 등에서 보낸 가정통신문 내용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해 오해를 빚은 사례는 이전에도 종종 전해졌다.

조병영 한양대 국어교육과 교수는 지난해 3월 tvN ‘유 퀴즈 온 더 블록’에 출연해 문해력과 관련된 한 초등학교의 일화를 소개했다.

사진 방송화면 캡처
그는 “수학여행 가정통신문에 ‘중식 제공’을 보고 ‘왜 중국음식을 제공하냐, 우리 아이에게는 한식을 제공해 달라’고 하고, ‘교과서는 도서관 사서 선생님께 반납하세요’라는 글을 보고 교과서를 사서 반납하는 일도 벌어졌다”고 했다.

조 교수는 “영상으로 정보를 취하고, 글을 읽을 일이 없는 거다. 긴 글 읽는 거 어려워하고”라며 “학부모들도 아이들에게 글과 책 읽으라고 하지만 가정통신문조차 안 읽는다. 코로나가 심할 때는 가정통신문을 영상으로 만들어서 보냈다. 안 읽으니까”라고 했다.

한편 코로나 이후 학생들의 기초학력과 문해력이 떨어졌다는 우려가 잇따르자 전국의 시도교육청은 학생들의 문해력 향상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서울시교육청은 서울 초중고교 학생들의 기초학력을 점검하기 위해 작년부터 시행한 문해력·수리력 진단 검사를 올해도 시행하면서 검사 대상을 지난해보다 2배 이상 늘리겠다고 밝혔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문해력과 수리력 진단과 정보 제공, 교원 역량 강화 및 맞춤형 교육을 통해 학생의 미래 역량을 신장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중앙일보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38353 경찰, 숭례문 지하보도서 환경미화원 살인 70대 구속영장 신청 랭크뉴스 2024.08.03
38352 주유소 휘발유 가격 6주만에 하락 전환…“당분간 내림세” 랭크뉴스 2024.08.03
38351 '자산 380조' 중국 안방보험, 결국 망했다 랭크뉴스 2024.08.03
38350 [우주산업 리포트] 美 대선, 우주인 출신 부통령 후보가 파랑새 될까 랭크뉴스 2024.08.03
38349 美 언론 "이란, 수일 내 이스라엘 보복할 듯" 랭크뉴스 2024.08.03
38348 '노란봉투법' 필리버스터 이틀째‥내일 0시 자동종결·모레 표결전망 랭크뉴스 2024.08.03
38347 인천 제철소 야적장서 녹슨 포탄 6발 발견…유출경위 조사 중 랭크뉴스 2024.08.03
38346 [올림픽도 과학이다] 인공위성 기술 접목한 로켓 슈트...수영 메달색 바꾼다 랭크뉴스 2024.08.03
38345 붓글씨 하나로 공무원이 된 이 남자의 직업 '필경사의 세계' [강홍민의 굿잡] 랭크뉴스 2024.08.03
38344 열도서 ‘금메달’ 얘기하던 일본 축구, 스페인에 0-3 완패 랭크뉴스 2024.08.03
38343 "꼴불견" "일본의 수치" 일본 선수 비난 SNS 악성댓글에 결국… 랭크뉴스 2024.08.03
38342 아이만 아홉, 세 가족 캠핑…계곡과 하늘과 별과 동요 [ESC] 랭크뉴스 2024.08.03
38341 민주당, 尹에 "나라 아수라장 만들고 휴가 갈 염치 있나" 랭크뉴스 2024.08.03
38340 입 벌리고 절규하는 표정…이집트 여성 미라 의문 풀렸다 랭크뉴스 2024.08.03
38339 기차가 멈춘 곳, 김정은이 목격한 참상…지도마저 바뀌었다 [뒷北뉴스] 랭크뉴스 2024.08.03
38338 북한 대규모 물난리에…국제기구들도 "지원 준비 돼있어" 랭크뉴스 2024.08.03
38337 "이란, 수일 내 보복 공격 가능성"…일촉즉발 중동 랭크뉴스 2024.08.03
38336 “한국 양궁 왜 이렇게 강하나?”日 질문에…김우진 답변은 랭크뉴스 2024.08.03
38335 얼음정수기 모형 제작만 5번…“완성도 높이기 위해 새벽 3시까지 일했죠” [빛이 나는 비즈] 랭크뉴스 2024.08.03
38334 하다하다…"닭다리 혼자 3개 먹었다"고 해명해야 하는 류수영 랭크뉴스 2024.08.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