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평생 나라 위해 일한 공무원···자부심 가져"
9급부터 시작해 휴일 반납하고 일한 막내아들
사고 당일 저녁 식사 후 사무실 복귀 중 사고
유족 "늘 일에 자부심 갖던 동생···마음아파"
2일 오전 지난밤 대형 교통사고가 발생한 서울 중구 시청역 7번 출구 인근 사고 현장에 추모 글이 붙어 있다.연합뉴스

[서울경제]

1일 밤 서울 시청역 인근 교차로에서 벌어진 교통사고로 9명이 숨지는 참변이 발생한 가운데 유족과 조문객들이 속속 장례식장에 도착하며 안타까운 소식이 전해지고 있다.

이날 오전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에서 만난 김윤병(68)씨는 "5형제 중 막내아들이자 늦둥이인 동생이 떠나서 너무나도 마음이 아프다"면서 쉴 새 없이 눈물을 흘렸다. 김씨는 사고 피해자인 서울시 행정국 청사운영1팀장 고(故) 김 모(50)씨의 큰형으로, 전날 밤 10시께 사고 소식을 들은 뒤 새벽 일찍 이곳을 찾았다.

김윤병씨는 "사흘 전에 곧 어머니 제사라 고향인 안동으로 내려올 수 있겠냐고 물어봤던게 마지막 연락"이라면서 "이후 병원에서 동생이 심정지라 위독하다는 전화가 왔다"고 말하고 "살아만 있으면 좋겠다는 조그만 희망이 있었는데...이번 어머니 제사를 어떻게 지내냐"면서 말을 잇지 못했다.

9급 공무원으로 시작해 최근 5급까지 승진한 김씨는 생전에 '근면성실의 아이콘'으로 통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김윤병씨는 "어릴적 사고로 한쪽 눈도 실명되고 팔에도 장애가 있었지만 홀로 상경해 주경야독하며 세무직에 합격했다"면서 "열심히 한다는 상사의 칭찬으로 살던 아이다. 매일 밤 11시 넘어서 퇴근했고, 바빠서 주말이나 명절에도 고향에 잘 못 내려왔다"고 말했다. 김씨는 사고 당일에도 저녁 식사를 마친 뒤 다시 사무실로 돌아가 잔업을 마무리하려다 변을 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씨 형제 중 셋째 형이라는 A모(57)씨도 "(막내가) 방송에도 나올 만큼 성실한, 집안의 자랑스러운 동생이었다"면서 "예전에 출연했던 방송 사진을 저장해서 늘 갖고 다녔다"고 말하고 간직했던 영상자료를 보여줬다.

한편 숨진 김씨에게는 20대 초반의 두 딸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윤병씨는 "조카들이 아직 22살, 24살이다. 많지 않은 공무원 봉급으로 아이들 키우는 게 쉽지 않았을텐데…둘째는 아직 대학교 2학년이라 졸업하려면 멀었는데 어떡하냐"며 한탄했다.

2일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병원 장례식장 앞.장형임기자


같은 날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병원 장례식장 앞에서 만난 고(故) 이 모(52)씨의 삼촌 내외도 "착하고 성실하고 뭐든 다 잘하는 조카였다"면서 눈물을 흘렸다. 이씨는 이번 사고로 숨진 시중은행 직원 4명 중 한 명으로, 전날 다함께 회식을 마치고 돌아가던 중 변을 당했다. 이씨는 세 아이를 둔 가장이며 가장 어린 자녀는 아직 고등학생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씨의 숙모인 A씨는 "몇년 같이 살만큼 가까운 사이였다"면서 "시신 훼손이 너무 심해서 알아보기도 힘들다고 하길래 확인을 하지 않았다"며 울먹였다.

한편 1일 오후 9시 30분께 서울시청 인근 교차로에서 검은색 대형 승용차를 운전하는 68세 남성이 보행자와 추돌하며 9명이 사망하고 6명이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현재 남대문경찰서가 해당 사고 수사에 나선 가운데 운전자는 ‘급발진 사고’를 주장하고 있다.

서울경제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44139 불법 정차 지적했더니‥차에서 내린 20대 남성은 80대 노인을‥ 랭크뉴스 2024.03.27
44138 [속보] 美메릴랜드주 "교량 붕괴시 8명 추락…2명 구조·6명 실종" 랭크뉴스 2024.03.27
44137 [속보] 이강인 패스 손흥민 슛 '합작골'...원정 태국전 3대 0 승리 랭크뉴스 2024.03.27
44136 ‘대파 875원’ 논란에 대통령실 “지난 정부 때 채소값 최고” 랭크뉴스 2024.03.27
44135 [사설] 핵심기술 유출 징역 18년…재판 지연 막고 엄중 처벌해야 랭크뉴스 2024.03.27
44134 윤 대통령, 한동훈, 인요한까지…급해진 여권, 일제히 ‘색깔론’ 꺼냈다 랭크뉴스 2024.03.27
44133 손흥민 넣고, 이강인 돕고···한국, 태국 원정 3-0 대승 랭크뉴스 2024.03.27
44132 이수정, 38억 강남 아파트 2채 “저축해 모아···대전 선산 있다고 대전 출마하나” 랭크뉴스 2024.03.27
44131 “국정농단 30년형” 구형 한동훈 “박근혜, 국정 관련 좋은 말씀” 랭크뉴스 2024.03.27
44130 권도형측 "법무장관이 모두 결정할거면 법원 왜 필요하냐" 랭크뉴스 2024.03.27
44129 한부모 가정 70% 양육비 못 받아…강제 징수 건보공단에 맡겨야 [박성민이 소리내다] 랭크뉴스 2024.03.27
44128 "수치스럽다" 늦깎이 9급 공무원 끝내…유족 "갑질당했다" 랭크뉴스 2024.03.27
44127 파키스탄 자폭 테러… 댐 건설하던 중국인 5명 사망 랭크뉴스 2024.03.27
44126 지출 더 조이는 정부…R&D 살릴 수 있나 랭크뉴스 2024.03.27
44125 외교부 “아이티 체류 국민 2명, 도미니카 공화국으로 철수” 랭크뉴스 2024.03.27
44124 뉴욕증시, PCE 물가 발표 앞두고 상승 출발 랭크뉴스 2024.03.27
44123 대형 컨테이너선 교각에 '쾅'‥다리 무너져 최대 20명 실종 랭크뉴스 2024.03.27
44122 현주엽, 휘문고 감독 업무 소홀 논란… 서울교육청, 감사 요청 검토 랭크뉴스 2024.03.27
44121 문 열자 기자들 탄성 터졌다… 차 기둥 없앤 제네시스 '네오룬' 랭크뉴스 2024.03.27
44120 [총선] ‘비동의 간음죄’ 논란…야 ‘공약 발표’, 여 ‘억울한 사람 나올 것’ 랭크뉴스 2024.03.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