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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의 토론 참패>

초유의 전-현직 미국 대통령 1대1 맞짱 토론, 결과는 충격적일 정도로 싱거웠습니다.

전문가의 분석까지 인용할 것도 없이 미국 유권자들은 지금도 "그렇게도 중요한 첫 토론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왜 그런 모습을 보여줬냐"는 궁금증이 풀리질 않습니다. 캠프 데이비드에서 일주일 동안 토론 연습만 했다고는 믿을 수 없었습니다.

눈빛은 수시로 초점을 잃었고 탁한 목소리엔 기력이 없었습니다. 말은 연거푸 더듬거나 웅얼거렸습니다.

토론이 끝난 뒤 백악관은 "대통령이 감기에 걸렸다"고 해명했지만 토론 패배를 자인한 '독같은 해명'이었습니다. 더욱이 바로 다음날 노스캐롤라이나 유세 현장에서는 감기 해명이 무색하게도 특유의 기운 넘치는 연설을 토해냈습니다. 민주당 유권자 입장에선 '어제 토론에서 저렇게 좀 하지'라는 말이 나올 수 밖에 없었을 겁니다.

<"토론 보면서 울었다. 사퇴해라">

토론 직후 '후보 사퇴론'은 봇물처럼 터졌습니다. 진보 성향 언론의 목소리가 오히려 컸습니다.

뉴욕타임스(NYT)의 칼럼니스트이자 바이든의 친구로 알려진 토머스 프리드먼은 토론 직후에 "바이든은 좋은 사람이고 좋은 대통령이다. 후보에서 물러나라"는 제목의 칼럼을 실었습니다.

https://www.nytimes.com/2024/06/28/opinion/joe-biden-tom-friedman.html

그는 "리스본의 호텔 방에서 혼자 토론을 지켜보다 울었다"며 "평생 미국 대선을 지켜보면서 이렇게 가슴 아픈 적이 없었다"며 칼럼을 시작했습니다.

바이든을 향해 "나이 때문에 연임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인정하고 대통령직을 마무리한다면 미국 역사상 가장 훌륭한 대통령으로 기억될 거"라고 언론인이자 친구로서 조언했습니다.


<바이든 "그래도 계속 간다>

바이든은 토론 실패를 인정했습니다. 하지만 "사퇴는 없다"고 일축했습니다.

속내를 읽어보면 이렇습니다.

'나를 한번의 토론으로 평가하지 마라. 나는 대통령을 잘 할 수 있다. 아니.. 지금 민주당에서 나 아니면 그 누구도 트럼프를 이길 수 없다. (독재자) 트럼프가 다시 미국의 대통령이 되기를 원하는가?'

바이든 캠프의 입장도 분명합니다.

사퇴는 없다는 거죠. "지금은 어떻게 사퇴할지가 아니라 사퇴하지 말아야 하는 이유를 가장 잘 전달할 수 있는 방법을 두고 캠프 내 논쟁이 뜨겁다"는 얘기도 있습니다.

캠프 입장에선 이 상황을 어떻게 만회할 수 있을지도 막막합니다. 다음 토론이 9월10일인데 아직 두 달 넘게 남았고 또 그 시점에서 대선까지는 두 달도 채 남지 않은 애매한 시점입니다. 더욱이 2차 토론에서 바이든이 트럼프를 복수하듯 반전 수준으로 압도할 수 있을지, 현재로선 장담할 수 없습니다. 트럼프가 2차 토론 자체를 거부할 수도 있습니다. 뭣보다 자신이 4년 전의 '막무가내 토론자'가 아니라는 걸 첫 토론에서 여실히 증명해 버렸습니다.


<트럼프도 '바이든 사퇴 반대?'>

모순적이게도 트럼프 캠프 역시 1차 토론의 승리를 마냥 기뻐하지만은 않는다는 기류도 읽힙니다. 민주당의 후보 교체를 원치 않을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바이든이 이 상태로 계속 가야 트럼프가 압도적인 승리를 거둘 수 있다는 거죠. 그 만큼 바이든을 약체로 보고 있습니다.

트럼프의 책사로 평가받는 극우 성향의 정치전략가 스티브 배넌은 "바이든은 우리에게 최고의 인물"이라고 표현했습니다.

이번 토론의 트럼프 승리를 두고 '피로스의 승리'(많은 희생의 대가를 치르고 얻은 승리)로 표현했습니다.

'확실히 이길 수 있는' 사람을 물러나게 하고 '승산이 확실하지 않은' 카드를 맞닥뜨릴 수 있다는 거죠.

<최종 선택은 '결정권자' 질 바이든 몫>

바이든이 사퇴를 거부하고 있는 만큼 민주당 진영에서 어떤 대안 후보가 거론되고 후보 교체는 가능한지를 논하는 건 현재로선 무의미해 보입니다.

대신 한 마디로만 정리하면 거론된 후보는 여럿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 미셸 오바마 등등) 있지만 현재까지는 트럼프에게 약체이거나 경쟁력은 있지만 출마 가능성이 불확실한 게 사실이고 만약 후보를 교체하겠다면 8월 민주당 전당대회 이후라도 가능합니다.

과연 정말로 바이든이 끝까지 완주할 것인지, 지금 지켜봐야 할 것은 크게 두 가지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우선 '바이든 대 트럼프의 1대1 여론조사 지지율이 어디까지 떨어질지'입니다. 아래 링크를 참고하시면

https://elections2024.thehill.com/national/biden-trump-general/

6월29일에 실시한 리거-뉴욕포스트의 여론조사(바이든 대 트럼프 42:50, 응답자 800명)만 빼면 토론 직후에도 두 후보간 지지율 대결은 1~4%p 차이로 오차 범위내 박빙세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과연 이 구도가 유지될지, 아니면 더 벌어질지 지켜봐야 합니다.

만약 토론 전과 비교해 지지율 차이가 10%p 이상 벌어질 경우 다음은 바이든 대통령의 '정치적 조언자이자 결정권자'인 질 바이든 여사의 결단을 지켜봐야 한다는 게 미국 정치권 속사정을 잘 아는 분석가들의 전망입니다.

물론 대선을 4개월 남긴 7월2일 기준 워싱턴에서 감지되는 분위기는 "그럴 가능성은 토론 이후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입니다.

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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