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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두염·림프절 비대 등 동반하기도
대부분 후유증 없이 건강 회복 가능
감기 오인한 항생제 처방 주의해야
10세 미만 아이에게 특별한 이유 없이 주기적으로 발열이 반복된다면 파파 증후군을 의심해 봐야 한다. 감기로 오인할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게티이미지뱅크

“아이가 50일 무렵부터 주기적으로 열이 나고 있어요 ㅠㅠ. 거의 한 달에 한번 꼴로 열을 달고 사니 너무 힘들어요.” “저희 아이는 한 달에 2~3번 열나고 항생제를 중단하면 이틀 뒤 또 열나고 반복하기를 1년 반 정도 됐네요.”

인터넷 육아 커뮤니티에 많이 올라오는 상담 내용이다. 초보 엄마들에겐 어린 자녀가 열만 나도 가슴이 덜컥 내려앉을 수 밖에 없다. 그런데 아이에게 특별한 이유 없이 주기적으로 발열이 반복된다면 ‘파파 증후군(PFAPA Syndrome)’을 의심해 볼 수 있다. 자칫 감기로 오인해 불필요한 항생제 처방이 이뤄질 수 있는 만큼 이에 대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순천향대 부천병원 소아청소년과 박환희 교수는 1일 “최소 3주 이상 체온이 38.3도를 넘으면서 1주일 이상 검사에도 원인이 밝혀지지 않는 경우 흔히 ‘불명열’이라고 한다. 불명열의 원인은 다양한데, 파파 증후군은 그 중 ‘주기성 발열’ 카테고리에 속한다”고 설명했다.

38.5~41도의 고열이 2~8주 간격으로 반복되고 한 번 열이 나면 3~5일간 올랐다 내렸다를 거듭한다. 열이 시작되면서 입 안에 아프타구내염이나 인두염, 목이 붓는 림프절 비대가 같이 발생할 수 있다. 아프타구내염은 입술 안쪽 점막에 하얗게 패인 크고 동그란 궤양을 말한다. 최근 유행하는 수족구병의 경우 주로 목 안쪽(인두)에 여러 개의 작은 궤양이 생기는데, 구내염과는 병변 위치와 양상이 다르다. 인두염은 목 안쪽에 염증이 생긴 것이다. 림프절 비대는 보호자들이 목의 양 옆에 볼록한 멍울이 만져진다고 표현한다. 파파 증후군은 이런 4가지 주요 특징과 함께 복통, 관절통, 두통이 동반되기도 한다. 발열기와 발열기 사이에는 무증상을 보이며 정상적인 발달과 성장이 이뤄진다.

박 교수는 “고열을 동반하는 감기나 독감, 코로나19 등과 구분되는 점은 2~8주 간격으로 발열이 반복된다는 것이다. 또 감기나 독감은 기침·콧물·가래 등 호흡기 증상이 동반되는데, 파파 증후군은 호흡기 증상이 가볍거나 없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3주 주기로 호중구(백혈구의 일종) 수 감소가 나타나는 선천성 면역결핍질환인 ‘주기 호중구 감소증’, 2일 정도로 짧게 지속되는 주기적 발열과 관절염, 복막염, 발진 등이 동반되는 ‘가족 지중해열’과도 감별이 필요하다. 이런 질환들은 가족력 등 정확한 문진과 혈액 및 유전자 검사를 통해 구분할 수 있다.

파파 증후군은 대부분 10세 미만 소아, 주로 1~4세 사이에서 발생한다. 성인도 드물게 경험하지만 국내에서 성인 파파 증후군 보고 사례는 5건 미만으로 파악된다. 성인은 소아보다 아프타구내염 증상이 덜하고 근육통이 심하다.

발병 원인은 유전자의 여러 결함으로 인한 면역 조절 단백질의 생성·조절에 문제가 생기는 것으로 추정된다. 박 교수는 “몇 번의 발열 에피소드를 겪은 엄마들은 열이 나는 시기를 예측해 미리 병원을 찾기도 한다. 하지만 원인이 명확히 밝혀지지 않아 근본적인 치료 보다는 증상 완화 치료가 주로 이뤄진다”면서 “환아와 보호자가 가장 힘들어하는 부분”이라고 전했다.

또 “외래에 열이 자주 난다고 오는 아이들이 정말 많은데 대부분은 단순 감기, 수족구병, 장염 등 여러 전염성 질환에 번갈아 걸린 경우다. 자세한 문진을 통해 파파 증후군으로 진단되면 열이 시작할 때 스테로이드 같은 약을 복용해 다음 발열 기간을 줄일 수 있으며 콜키친 등 예방 약물을 사용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주기성 발열도 해열제에 반응을 보이나 작용 시간은 30분~2시간 정도 걸리므로 일정 시간이 지나야 체온이 내려간다. 하지만 한번 열나는 에피소드가 시작되면 해열제를 먹고 난 뒤 열이 내려가는 추세를 보이다가 다시 수 시간 내로 오를 수 있다. 항생제 역시 세균 감염이 있을 때 작용하는 약물이므로, 세균 감염 원인이 아닌 파파 증후군의 열을 호전시키기는 기대하기 어렵다.

파파 증후군은 특별한 치료 없이도 6개월 이내에 자연적으로 좋아지기도 하고, 수년 간 지속되더라도 대부분 후유증 없이 회복된다. 증상 조절을 위해 소량의 스테로이드를 써기도 하지만 재발을 막진 못한다. 편도 절제술이 재발 예방에 도움될 수 있으나 증상 호전 효과가 없고 수술 위험이 따르므로 이를 고려해 선택적으로 시행해야 한다.

편도 절제술 단독 보다는 편도와 아데노이드를 모두 절제하는 것이 파파 증후군 재발이 덜하다는 보고가 있다. 수술은 스테로이드 치료에 반응이 없거나 발열 주기가 매우 짧은 경우 권고된다.

아이가 열이 난다고 무조건 응급실로 달려가기 보다는 아이 상태를 먼저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 체온계 상에는 열이 있지만 아이 컨디션이 나쁘지 않고 잘 먹고 논다면 해열제를 먼저 먹여보고 인근 소아청소년과에서 진료받아 정확한 발열의 원인을 찾는 것이 필요하다.

박 교수는 “파파 증후군은 드문 질환이기 때문에 아이가 열이 반복적으로 난다고 해도 대부분은 감기에 걸린 경우가 훨씬 많다. 반복적인 열이 의심되면 발열 날짜를 꼼꼼히 기록해 주기성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조기 진단에 도움 된다”고 강조했다.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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