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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서울 시청역 인근 교차로 인근에서 대형 교통사고가 발생, 경찰과 구조대원들이 현장을 수습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 도심에서 차량이 인도로 돌진해 9명이 숨지는 사고의 원인을 놓고 주장이 엇갈리고 있다. 사고를 낸 60대 운전자는 조선일보와 인터뷰에서 “브레이크를 계속 밟았으나 차량이 말을 듣지 않았다”며 급발진을 주장하고 있지만, 일부 목격자는 사고 발생 뒤 차량이 천천히 멈췄다는 당시 상황을 이유로 “급발진으로 보이지 않았다”고 증언하기도 한다.

경찰 조사 등을 통해 정확한 사고 원인이 밝혀질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2일 전문가들은 ‘급발진이라고 주장하는 운전자에게 불리한 정황이 많다’는 의견을 내놨다.

급발진연구회 회장인 김필수 대림대 교수(자동차학)는 한겨레에 “급발진이 생겼다가 정상으로 돌아갔을 가능성을 100% 배제할 순 없지만, (자동차가 천천히 서는) 브레이크 제동 영상은 운전자에게는 불리한 정황”이라고 말했다.

우선 김 교수는 1일 서울 시청역 사고와 같이 사고가 짧게 끝난 경우 급발진 여부를 판단하는게 쉽지 않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우리나라는 자동차의 결함을 운전자가 밝혀야 하는 구조인데, 사고 시간이 길게 이어질 경우 본인이 쓸 수 있는 증거가 많지만 이렇게 짧게 끝나는 경우는 급발진이라고 주장하더라도 저희(급발진연구회)가 개입을 잘 안하고 유보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그리고 짧은 구간에서 사고가 날 경우 보통의 사람은 머리가 하얗게 돼 기억을 전혀 못하고 그럴 때 급발진이라고 주장하는 경우도 상당수 있다”고 덧붙였다.

1일 밤 대형 교통사고가 발생한 서울 시청역 인근 교차로에서 대기 중이던 차량 블랙박스에 기록된 사고 상황. 독자 제공/연합뉴스

사고 차량이 천천히 멈추는 영상 역시 운전자에게 불리한 정황이라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운전자가 의지를 가지고 제동해서 차를 세우는 브레이크제동 영상이 있다. 물론 중간에 급발진이 생겼다가 정상으로 돌아갔을 가능성을 100% 배제할 수는 없지만, 이것도 운전자에게는 불리한 정황”이라며 “자동차가 정상 동작됐다는걸 입증하는 또 하나의 증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급발진 당시 굉음이 발생했는지 여부도 중요하다고 김 교수는 말한다. 김 교수는 “급발진의 증상은 여러가지가 있지만 굉음이 들린다. 치고 나갈때 들리는 굉음은 정말 처음듣는 굉음이다”며 “그리고 브레이크에 무력화 현상이 생겨서 딱딱해지고 말을 안듣는다. 여기에 머플러에 하얀 연기가 나오는 경우도 있고 안나오는 경우도 있다”고 밝혔다.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도 비슷한 의견이었다. 이 교수는 한겨레와 통화에서 “어제는 (급발진 가능성) 반반이라고 생각했는데, 여러 정황을 보니 아닐 가능성이 있다는 쪽으로 기울고 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차 2대를 충돌하고도 속도가 줄지 않았다는 건 급발진으로 볼 수 있는 정황이다. 가속페달을 밟았다면 충격에 의해 발이 떨어지면서 속도가 줄기 때문”이라며 “목격자 진술보니 최종적으로 브레이크를 밟고 사고 차량이 정상 정차한다. 이런 경우에 전문가들은 (급발진 판단에) 보수적”이라고 말했다. 급발진이 발생해서 의도치 않은 출력을 내던 차량이 몇초 만에 정상으로 돌아와서 브레이크가 정상 작동하는 상황이 통상적이지 않다는 뜻이다. 이 교수는 “브레이크 등이 처음부터 끝까지 켜져 있었는지가 가장 중요하다. 만약 그렇다면 급발진 주장에 힘이 실릴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1일 목격자들은 한겨레와 인터뷰에서 “가스통 터지는 소리가 들려 전쟁이 난 줄 알았다. 소리가 보통 큰 게 아니어서 서울역까지 들려왔다” “소리가 너무 커서 듣는 순간 엄청난 사고라고 생각했다. 벼락이 치는 줄 알았다” 등 굉음을 들었다고 입을 모았다. 다만 당시 굉음이 차량 충돌로 인해 발생한 소음이었는지, 차량 내부에서 발생한 소음이였는지는 경찰 조사 등을 통해 밝혀질 것으로 보인다.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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