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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오전 5시쯤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병원 장례식장 입구에 환하게 불이 켜져 있다. 이날 장례식장엔 1일 시청역 인근에서 발생한 차량 돌진 사고로 사망한 9명 중 6명의 시신이 안치됐다. 사진 이보람 기자

서울 영등포장레식장에는 지난 1일 발생한 서울 시청역 앞 차량 돌진 사고로 사망한 9명 중 6명의 시신이 안치됐다. 장례식장에는 2일 새벽부터 사고 소식을 들은 유족과 지인들이 속속 도착했다. 이들은 평일 밤 늦게 갑자기 닥친 황망한 사고 소식에 믿을 수 없다며 오열했다.

2일 오전 1시50분쯤 사망자 이모(52)씨의 딸이 택시에서 내려 장례식장에 들어섰다. 딸은 내리자마자 앞서 도착해있던 다른 가족에게 “어떡해, 아빠 아니라고 해, 우리 아빠 아니라고 해”라고 말하며 오열했다. 함께 택시를 타고온 이씨의 부인도 딸과 부둥켜 안고 한참을 울었다. 호흡이 가쁠 정도였다. 현장에 있던 경찰관 등이 부축해 병원 안으로 안내했다.

이씨 등 사망자 4명은 같은 시중은행에서 함께 근무하던 사이였다. 이중 3명이 영등포장례식장으로 이송됐고, 1명은 국립중앙의료원으로 옮겨졌다. 이들이 한꺼번에 참변을 당했다는 소식을 들은 직장 동료들은 사고 직후 황망한 표정으로 장례식장을 찾았다. 오전 1시쯤 동료들과 장례식장 사무실을 찾아 온 한 여성은 사망 사실을 확인한 뒤 “안 돼”라고 외치며 양손으로 얼굴을 감쌌다. 이후 그 자리에 그대로 주저 앉아 울었다.

김영옥 기자
일부 동료는 사고 현장 인근에서 이들을 찾다가 장례식장으로 왔다. 한 남성은 숨진 동료 4명 중 1명이 국립중앙의료원에 있다는 소식을 전달받지 못해 한참을 찾기도 했다. 그는 전화통화를 하며 "부장님은 여기 없다는데 어디있는지 모른다. 경찰에 확인 중"이라고 말했다.

오전 2시 20분쯤엔 한 중년 부부가 장례식장에 들어섰다. 여성은 충격을 받은 표정으로 계단을 제대로 내려오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3시 42분쯤 검은색 옷을 입은 한 여성이 제대로 걷지 못해 부축을 받으며 차에서 내리는 모습도 나타났다. 경찰 관계자는 “밤 늦게 사고가 난 데다 유족들 중 일부는 연락이 늦게 닿아 고인 6명의 가족이 다 오진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장례식장 2층에는 유족들이 머물 수 있는 대기실이 마련됐다.

사고 현장에서 옮겨진 시신은 훼손 상태가 심해 초기에 경찰이 신원파악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경찰 관계자는 “사설구급업체에도 최소한 아침은 돼야 확인될 것 같다고 전달했다”고 말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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