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AI 열풍에 힘입어 주가 1년새 700% 상승
실적 부풀리기 혐의 적발에 시총 97% 증발
中 성장기업·반도체 투자심리 위축 불가피

투자 위험 경고에도 끝없이 오르는 주가에 ‘악마의 주식’이라 불리던 중국 반도체 기업 ‘쭤장과기(左江科技)가 결국 상장폐지된다. 글로벌 인공지능(AI) 열풍과 중국 반도체 산업 육성 전망 등에 따른 투자자들의 희망으로 밀어올린 시가총액은 현재 최고치 대비 97% 떨어지는 등 사실상 휴지조각이 됐다. 이번 사태로 시장이 충격을 받는 것은 물론, 중국 반도체 산업 역시 신뢰도 하락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1일 중국 현지 매체에 따르면, 쭤장과기는 오는 26일부로 상장폐지된다고 지난달 28일 밝혔다. 지난 2019년 10월 선전증시 성장기업시장(GEM)에 상장된 지 약 5년 만이다. 2007년 설립된 쭤장과기는 데이터센터 내 중앙처리장치(CPU), 메모리반도체, 그래픽처리장치(GPU) 등 다양한 디바이스의 동작을 최적으로 조절해 서버 효율을 극대화하는 시스템반도체인 데이터 처리장치(DPU)를 개발해 왔다. 엔비디아가 DPU 개발에 공을 들이고 있어 쭤장과기는 ‘중국판 엔비디아’라고 불리기도 했다.

쭤장과기 주가 추이./바이두 캡처

쭤장과기의 위기론은 2022년 10월부터 불거지기 시작했다. 매출 급감, 손실 확대에 대한 구체적 이유를 소명하라는 선전증권거래소의 요청을 받으면서다. 결국 지난해 4월 말 쭤장과기는 2022년 순손실이 1억4700만위안(약 278억원)으로 전년 대비 2670% 감소했다는 연례보고서를 발표했다. 한달 뒤 선전증권거래소는 마이너스 손익에 매출도 1억위안 미만이라며 쭤장과기 종목 앞에 ‘특별관리종목(ST)’ 딱지를 붙였다. 재무 위험이 있으니 투자에 주의하라는 의미다.

하지만 중국 개인 투자자들은 쭤장과기의 성장성에 주목했다. 쭤장과기가 만드는 DPU는 챗GPT 등 초거대 인공지능(AI) 성능 향상에도 필요한 만큼 시장 발전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 마침 중국 정부가 미국 견제에 대응하기 위해 반도체 산업을 적극 육성하고 있었던 데다, 쭤장과기가 개발한 차세대 DPU가 양호한 성적으로 테스트를 통과했다는 소식도 호재가 됐다. 이에 쭤장과기는 ST로 분류됐음에도 지난해 7월 14일 299.8위안(약 5만7000원)까지 올랐다. 1년 만에 700% 넘게 상승한 것이다. 시장에서는 “역대 ST 중 가장 비싼 주식”이라며 쭤장과기를 ‘악마의 주식’이라고 부르기도 했다.

이 같은 상승세는 오래가지 못했다. 지난해 11월 쭤장과기가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증감위)로부터 조사를 받기 시작한 것이다. 감독당국은 쭤장과기가 지난해 공개한 DPU 판매 실적이 부풀려졌다고 봤고, 결국 올해 1월 ‘심각한 허위사실’이 있다는 결론이 나왔다. A 고객사에게 400개의 제품을 판매했다고 했는데, 실제로는 마케팅, 연구개발 등에 30개를 소진하고 나머지는 모두 창고에 쌓아놓은 것이다. 혐의 내용이 밝혀지면서 쭤장과기의 시가총액은 지난해 7월 300억위안(약 5조6700억원)에서 올해 4월 7억위안(약 1320억원)으로 97% 증발했다. 이후 쭤장과기 주식 거래는 현재까지 중단된 상태다. 자금줄이 급격히 마르면서 쭤장과기는 지난해 말부터 현재까지 직원의 70%를 해고했다.

이번 사태로 중국 성장기업에 대한 투자 심리가 큰 타격을 입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최근 증감위는 우칭 주석의 취임을 계기로 부적격 기업에 대한 감독을 대폭 강화했는데, 관리 체계가 잡히지 않은 소규모 혁신 기업들이 우선적으로 퇴출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여기에 반도체 제조기업 S2C가 이익 부풀리기 혐의로 인해 향후 5년간 주식 상장을 금지당한 지 한 달 만에 또다시 비슷한 사건이 반복되면서 반도체 업계 역시 신뢰도 하락이 불가피하게 됐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한때 엔비디아에 대항할 수 있다는 잠재력을 과시했던 쭤장과기의 상장폐지는 중국 반도체 업계에 경고의 메시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선비즈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36760 "호텔망빙 가실분" 모르는 女 넷 모였다…요즘 젊은이는 'n빵' 랭크뉴스 2024.08.10
36759 스타워즈 감독이 질투한 천재는 어떤 영화를 찍었나[허진무의 호달달] 랭크뉴스 2024.08.10
36758 네이버·다음 웹 검색 점유율 하락…'구글+MS 빙' 40% 돌파 랭크뉴스 2024.08.10
36757 '페이백 해준다더니' 고객 속여 단말기 값 편취한 30대 법정구속 랭크뉴스 2024.08.10
36756 "연 소득 100억" 젊은 부자어촌 '백미리'… 어떻게 귀어인 성지됐나 랭크뉴스 2024.08.10
36755 하루만 맡겨도 年 이자 4%… 예금금리 하락에 파킹통장 북적 랭크뉴스 2024.08.10
36754 '100년에 한 번' 난카이 대지진, 명절 앞둔 일본 덮치나... "동일본 대지진 맞먹을 수도" 랭크뉴스 2024.08.10
36753 "도쿄올림픽 때 놓친 금메달 따냅니다!" 도미니카공화국 파울리노 금! 랭크뉴스 2024.08.10
36752 인공치아 치료, 방치하면 대공사 들어갑니다 랭크뉴스 2024.08.10
36751 태권도 서건우, 동메달 결정전 패…남자 80㎏ 첫 출전 빛났다 랭크뉴스 2024.08.10
36750 "안 갚으면 빨간딱지"…불법 추심 신고해도 덮어버리는 금감원 랭크뉴스 2024.08.10
36749 "덤으로 가져" 김윤옥에게 밤송이 불쑥…영부인의 '시장 정치' 랭크뉴스 2024.08.10
36748 정계 복귀 친문 김경수에 들썩이는 민주당, 이재명 '일극체제' 흔드나 랭크뉴스 2024.08.10
36747 [올림픽] 전웅태·서창완, 근대5종 결승 진출…태권도 서건우 메달 무산(종합) 랭크뉴스 2024.08.10
36746 서건우, 한국 태권도 男 80kg급 첫 메달 획득 실패 랭크뉴스 2024.08.10
36745 빵에 진심? 칼국수에 진심!…대전으로 ‘후루룩’ 칼국수 여행 떠나볼까 랭크뉴스 2024.08.10
36744 [영상] "경찰관도 온몸에 소름이 쫙"…폭우속 경찰차 접근한 사람 정체 '깜놀' 랭크뉴스 2024.08.10
36743 [올림픽] 전웅태·서창완, 근대5종 결승 진출…태권도 서건우 4위(종합) 랭크뉴스 2024.08.10
36742 태권도 서건우, 3위 결정전서 패배…메달 불발 랭크뉴스 2024.08.10
36741 그린벨트 해제해 주택공급...집값 못 잡고 소수만 혜택 보는 실수 되풀이? 랭크뉴스 2024.08.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