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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엄마들의 일본 부동산·리츠 투자기 김모(서울 송파구 잠실동·52)씨는 도쿄에서 대학에 다니는 아들이 졸업 후에도 일본에서 살기를 원하자 아예 일본 부동산을 사기로 했다. 김씨는 유학생 엄마가 가입한 비공개 커뮤니티에서 일본 부동산 정보를 얻고 강의도 듣는다. 그는 “일본 주택을 사서 가족이 일본에 갈 때 사용하고, 나머지 기간엔 에어비앤비로 운영해 이익을 얻으려 한다”고 말했다.
이런 사례는 요즘 강남 엄마들 사이에서 심심찮게 들을 수 있는 이야기다. 사업이나 자녀 유학 등으로 일본 방문이 잦은 경우 “이참에 나도 일본 부동산을 한번 사볼까?” 고민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도쿄 등 핵심지에 부동산을 구매하고 싶을 땐 어떻게 접근하면 좋을까.
『서울을 팔고 도쿄를 샀습니다』의 저자 노윤정 백승 대표
실제 일본 부동산 시장은 뜨겁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도쿄 23구의 기존 맨션 평균 거래 체결가는 5200만 엔(약 4억6000만원)으로 전년 대비 5.3% 올라 2017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도쿄 23구의 신축 맨션 평균 분양가는 지난해 처음으로 1억 엔을 돌파해 ‘억션’이라는 신조어까지 나올 정도다.

꼭 부자들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평범한 ‘월급쟁이’(교보문고 직원)였던 노윤정(37)씨는 2019년 도쿄의 한 주택 상가를 사서 매달 월세로 800만원을 받았다. 지난해는 이 건물을 팔아 차익을 실현한 뒤 다른 상가 건물을 샀다.

종잣돈이 부족한 사람에게도 기회는 있다. 일본은 아시아 1위, 글로벌 2위의 리츠 강국이다. 일본 리츠는 정부 차원에서 ‘밀어주는’ 상품이어서 안정적인 배당을 받을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1. 금리 2%, 실투자금 5억대, 월세 받아 유학자금 충당 ◆인구 감소? 도쿄는 50년까지 증가=일본은 일찌감치 고령화와 저성장을 겪었다는 점에서 흔히 한국 사회의 거울로 여겨진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한국 부동산도 일본처럼 침체기를 겪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하지만 전문가는 전반적인 일본 부동산 시장과 도쿄의 핵심지, 세계 최대 반도체 위탁생산 기업인 TSMC의 구마모토 공장 등 호재가 있는 지역의 땅값은 서로 차별화해 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박경민 기자
일본 국토교통성에 따르면 올해 일본의 전국 평균 공시지가는 지난해 대비 2.3% 올라 버블 붕괴 이후 최대 상승 폭을 기록했다. 여기에 건축비까지 오르면서 신규 주택 공급이 부족해지고 있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올해 3월 일본 신규 주택 착공 수는 18만2000호로 전년 동기 대비 9.6% 하락했다.

“엔저로 원자재 수입 물가가 오르고 고령화로 인건비가 오르면서 공사비가 지속해서 상승했다. 이로 인해 신규 공급이 부족해져서 구축 가격을 밀어 올리는 현상이 일어났다. 여기에 저금리·엔저로 상업용 부동산에 대한 해외 투자자 유입이 증가하면서 부동산 가격이 상승했다.” (최자령 이지스자산운용 투자전략실장·전 노무라종합연구소 서울 파트너)

박경민 기자
특히 도심으로의 집중화가 진행 중이어서 부동산 시장은 지역마다 온도차가 뚜렷하다. 일본인구문제연구소에 따르면 2020년 대비 2050년까지 계속해서 인구가 증가하는 도시는 도쿄 23구를 포함해 주변 수도권 도시인 사이타마·가와사키와 규슈 권역의 후쿠오카 지역 등 총 4곳이었다.

“도쿄 23구의 전체 인구는 2020년과 비교해 30년 뒤인 2050년에도 증가하지만, 23구 중에서도 도심에서 가장 멀리 떨어진 2개 구(가쓰시카·에도가와구)는 인구가 감소한다. 도쿄 23구 안에서도 도심 3구(지요다·미나토·주오구)의 인구 증가율은 도쿄 23구 평균보다 높지만, 도심에서 멀어질수록 인구 증가율이 둔화한다. 다양한 도시 기능이 집중돼 편의성을 갖춘 지역은 인구 감소 시대에 주변 인구를 블랙홀처럼 흡수하며 도시의 규모와 매력도가 더욱 커진다.” (나미선 대신증권 책임연구위원)

2. 가족들 일본 갈 때 숙소로…안 쓸 땐 에어비앤비 운영 ◆건물주 꿈? 도쿄선 5억원으로 가능=도쿄 등 핵심지에 부동산을 구매하고 싶을 땐 어떻게 접근하면 좋을까. 실제로 꼬빌(꼬마 빌딩)이라고 할 수 있는 1동맨션(1개의 동으로 된 작은 건물)을 매입한 경험이 있는 노윤정 백승 대표의 도움을 받아 일반 투자자에게 유용한 부동산 매입 방식을 알아봤다.

김영옥 기자
우선 노 대표처럼 1동맨션을 구입하는 경우다. 도쿄·오사카 등 도심에서 안정적으로 월세 수입을 올릴 수 있는 방법이다. 노 대표의 경우 2019년 기준, 1%대 금리로 매입 가격의 70%의 대출을 받아 실제 투자비 5000만 엔 수준에서 40평짜리 상가 주택 한 채에 투자할 수 있었다. 그가 2023년 매입한 상가 건물의 실제 투자비는 7000만 엔 수준이었다. 다만 현재는 맨션 가격이 많이 올라 눈높이를 낮춰야 하고, 다가올 금리 인상에도 대비해야 한다. 현재 대출 금리 수준은 2%대 초반이다.

둘째로 고려할 수 있는 방법은 타워맨션이나 고급 맨션에 투자하는 것이다. 타워맨션은 도심부와 역세권에 들어서는 특징이 있어 입지가 탁월하지만 수익형 부동산으로선 적합하지 않다는 게 노 대표의 설명이다.

“일본 부동산을 운영할 때는 각종 경비, 관리회사 수수료, 공과금, 재산세 등을 고려해 예상 수익률이 최소 5%는 보장돼야 하는데 타워맨션의 경우 임대 수익률을 2~3%밖에 기대할 수 없다. 타워맨션은 수익형이 아닌 매각차익을 노리는 투자라고 생각해야 한다. 거주용보다 투자용이기 때문에 대출이 보수적으로 평가될 수 있어 실제 투입되는 투자금이 1동맨션보다 더 높을 수 있다.”

이 밖에 작은 원룸 맨션에 투자하는 방법도 있다. 금액대가 타워맨션보다 1000만 엔(약 8800만원)대부터 공략해 볼 수 있어 저렴하지만 일본에 거주하지 않는 외국인은 대출이 어려운 단점이 있다.

3. 도심 집값 뛰어 차익 실현, 싸다고 외곽 투자는 금물 ◆정부가 밀어주는 리츠, 리츠 ETF=한국의 부동산 투자도 계약서를 쓰기 전날 잠 못 이룰 정도인데, 해외 부동산을 덜컥 매입하기란 쉽지 않다. 하지만 일본의 부동산 상승이라는 호재에서 소외되고 싶지 않고, 장기적으로 엔화 가치 상승에 따른 환차익을 얻고 싶다면 리츠를 고려해볼 만하다. 특히 일본의 리츠는 상대적으로 높은 배당률과 안정성이 최고 강점으로 꼽힌다. 5월 31일 기준, 도쿄증권거래소에 상장된 일본 리츠는 모두 58개로 배당 수익률은 4.63%다.

김영옥 기자
“리츠는 은퇴자의 자산가치와 직결되기 때문에 일본 정부는 리츠 제도의 안정적 운영을 위해 적극적인 리츠 우대정책을 펴고 있다. 리츠가 자산을 취득할 때 세제 혜택을 주거나 경기가 불안정할 때 일정 기간 양도세 감면을 해주는 식이다.” (김선태 에이디에프인베스트먼트 전무)

전문가는 일본의 다양한 리츠 중에서 오피스 비중이 높은 상업용 부동산보다는 주거용 부동산 위주로 접근하라고 조언한다. “일본의 상업용 리츠는 58%가 도쿄 오피스를 보유하고 있는데, 코로나19 이후 늘어난 공실률과 낮아진 임대료가 아직 회복되지 않았다. 여기에 내년엔 신규 도쿄 오피스가 대량 공급될 예정이어서 우려스럽다. 이에 비해 도쿄 핵심지 아파트는 좋게 본다. 코로나19 때 도심에서 떨어진 외곽에서 재택근무하던 사람들이 ‘직주근접’(직장과 주거지가 가까운 것)에 따라 다시 돌아오면서 수요가 정상화되고 있다.” (홍지환 NH투자증권 연구원)

특정 리츠에 투자하는 것이 부담스럽다면 다양한 리츠를 담은 상장지수펀드(ETF) 상품도 고려해볼 만하다. 현재 일본 내 J리츠를 담고 있는 ETF는 총 22개에 달한다. 엔저로 인해 관광객이 늘면서 호텔 리츠도 유망 섹터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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