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2016년 ‘넥슨 클로저 성우 교체 사건’ 이후
‘페미’ 논란 일면 기업 일단 ‘사과’부터 반복
일부 누리꾼들 무분별한 공격에 힘 실어줘
르노코리아가 지난달 27일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열린 부산모빌리티쇼 프레스 데이에서 전 세계 최초로 ‘뉴 르노 그랑 콜레오스’를 공개하고 있다. 연합뉴스

르노코리아의 새 차 홍보 영상물이 공개된 이후 온라인 남초 커뮤니티에서 제기된 ‘남성 비하’ 논란이 잦아들지 않고 있다. 홍보 영상에 등장하는 여성 직원이 남성 비하를 상징하는 ‘집게손’ 동작을 했다는 게 이유인데, 회사 쪽에서 즉각 사과하고 나섰지만, 일부 누리꾼들은 해당 여성의 신원을 공개하며 회사 쪽에 해고 등 징계 압박을 이어가고 있다. ‘소비자 불만이 제기되면 일단 사과로 피하고 보자’는 기업의 대응이 ‘페미니즘 사상 검증’을 반복적으로 불러오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에펨코리아를 비롯한 일부 온라인 남초 커뮤니티와 블로그 등에는 1일 르노코리아의 새 차 홍보 동영상에 등장하는 여성 직원의 얼굴 사진과 이름 등 신상정보를 공개하며 여성을 비난하고 회사 쪽에 해고 등을 요구하는 글이 잇따라 올라왔다. 지난 27일 르노코리아가 4년 만에 새 차 ‘뉴 르노 그랑 콜레오스’를 공개하며 내놓은 홍보 영상에 등장하는 이 여성이 남성 비하를 뜻하는 집게손 모양을 했다는 게 비난의 이유다. 일부 누리꾼들은 ‘집게손 논란으로 새 차 계약 취소가 줄을 잇고 있다’는 경제지 보도 등을 인용하며 “영업소와 대리점이 연대해 소송을 준비해야 한다”고 부추기기도 했다.

회사 쪽이 전날 공식 유튜브 채널인 ‘르노 인사이드’에 “불편함을 느끼셨을 모든 분들께 다시 한번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는 사과문을 올렸고, 조사위원회를 통한 진상 조사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당사자에 대한 직무수행 금지 조치를 단행했다”고 밝혔지만 논란이 수그러들지 않은 모양새다. 해당 여성으로 추정되는 ‘사내 콘텐츠 제작 당사자’도 “직접 제 얼굴이 그대로 노출되는 영상 콘텐츠의 특성상 문제가 될 수 있는 어떤 행동을 의도를 가지고 한다는 것은 저 스스로도 상상하기 어렵다”며 “인신공격을 멈추어 달라”고 호소했지만, 오히려 비난만 거세졌다. 결국 이 글은 하루도 지나지 않아 삭제된 상태다.

이번 논란은 2016년 게임업계 넥슨의 ‘클로저스 성우 교체 사건’ 이후, 게임업계를 중심으로 잊을 만하면 반복돼온 페미니즘 사상 검증 논란이 자동차 업계에서도 나타난 것이다. 지난해 11월엔 넥슨의 게임 홍보영상 속 여성 캐릭터가 취한 손 모양이 논란이 되며, 게임업계 전체에서 작품 속 집게손을 걸러내는 등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매출 급감을 우려한 기업들이 무조건 사과로 논란 진화에 나서는 방식을 취하면서, 오히려 일부 누리꾼들의 무분별한 공격의 영향력을 키우고 여성 노동자들을 피해자로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윤정 국회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은 “(의도치 않은) 특정 손동작을 혐오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의 요구를 기업이 수용하면서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있다”며 “노동자를 폭력과 위험으로부터 보호할 의무를 지니는 기업이 (외부의) 부당한 공격에 무조건 사과하고 (그 결과) 사회 정의와 평등을 추구하는 페미니즘에 부정적인 낙인을 찍는 행위가 계속 용인되는 일에 대해 우리 사회가 성찰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겨레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39029 "광복절에 일본인 선발이라니" 뿔난 야구팬에 이승엽 결단은 랭크뉴스 2024.08.15
39028 새벽 5시45분에 "응소하라"… 공무원 깨운 불시 소집 훈련 랭크뉴스 2024.08.15
39027 푸바오 방사장에 물병 집어던진 아이… “안전망 필요” 랭크뉴스 2024.08.15
39026 80만 또 울린 ‘발로 쓴 편지’…응원 더 필요한 선수들 랭크뉴스 2024.08.15
39025 현 고1, 2026년 11월 19일 수능시험…“공통+선택 과목 구조 유지” 랭크뉴스 2024.08.15
39024 개인정보 542억건 알리에 넘긴 카카오페이 "올 5월부터 잠정 중단했다" 랭크뉴스 2024.08.15
39023 낭만닥터 김사부? 흉부외과 지원 0명‥"우리 세대가 가면 끝" 랭크뉴스 2024.08.15
39022 日 패전일에 기시다, 야스쿠니 공물 봉납… 각료 참배 랭크뉴스 2024.08.15
39021 [단독] "네가 뭔데" 2분간 맞았다…공무집행방해 93%가 경찰 대상 랭크뉴스 2024.08.15
39020 기시다, 'A급 전범 합사' 야스쿠니 신사에 공물 봉납… 각료·의원들은 참배 랭크뉴스 2024.08.15
39019 전공의 의어 전문의까지 병원 떠난다…응급실 운영 ‘빨간불’ 랭크뉴스 2024.08.15
39018 “대통령 있는데도 나라 잃은 기분” “할아버지가 지하서 원통해하실 듯” 랭크뉴스 2024.08.15
39017 [속보] 기시다 총리, ‘A급 전범 합사’ 야스쿠니에 공물…각료·의원은 참배 랭크뉴스 2024.08.15
39016 '러 본토 진격' 우크라 "적군 100명 생포… 완충지대 만들 것" 랭크뉴스 2024.08.15
39015 폭염 속 학교 에어컨 설치하던 20대 알바, 온열질환으로 사망 랭크뉴스 2024.08.15
39014 정부, '젊은층 덜내고 고갈시점 30년 늦춘' 연금개혁 발표한다 랭크뉴스 2024.08.15
39013 [2보] 日기시다 'A급 전범 합사' 야스쿠니에 공물…각료·의원은 참배 랭크뉴스 2024.08.15
39012 태아 때 영양 결핍, 성인 당뇨병 위험 2배 높인다 랭크뉴스 2024.08.15
39011 '쯔양 협박·갈취' 조직적 모의‥유튜버 기소 랭크뉴스 2024.08.15
39010 상반기 '짝퉁' 적발의 84%가 중국산…샤넬 짝퉁이 가장 많아 랭크뉴스 2024.08.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