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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무역수지 231억 달러 흑자
6년 만에 최고액…반도체 등 영향
자영업자, 1분기 연체액 11조 규모
기업 실적→경제 온기 ‘낙수효과’ 미미


올해 상반기 무역수지 흑자 규모가 반도체 수출 호조에 힘입어 6년 만에 최고치를 달성했다. 수출 증대로 기업들은 활기가 돌지만 내수의 잣대인 자영업자들의 사정은 악화일로다. 자영업자가 못 갚은 사업자대출 규모는 올 1분기 말 기준 11조원에 육박해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올 상반기 무역수지가 231억 달러 흑자를 기록했다고 1일 밝혔다. 2018년 상반기 311억 달러 이후 흑자 규모가 가장 크다. 상반기 기준으로는 2021년 이후 3년 만에 적자를 탈출했다.

수출 실적과 국제 에너지 가격 안정세가 맞물린 결과물이다. 상반기 전체 수출액 중 19.6%를 차지하는 반도체 수출액 신장세가 대표적이다. 매달 적게는 전년 대비 35.7%에서 많게는 66.7%까지 수출액이 늘었다. 15대 주력 수출 품목 중 자동차, 석유제품, 석유화학, 선박 등도 수출 실적 개선세가 두드러졌다. 5대 유망 소비재 중에는 화장품과 생활유아용품, 의약품의 수출액이 크게 늘었다. 반면 수입액은 가스와 석탄 수입액이 큰 폭으로 줄면서 지난해 상반기보다 10.0%나 줄었다.



수출 증가는 기업 실적으로 연결된다. 증권사들은 오는 5일 발표될 삼성전자 2분기 영업이익이 8조원을 웃돌 것으로 평가한다. 현대차와 기아의 2분기 합산 영업이익도 지난해 2분기(7조6409억원)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반면 자영업자들의 살림살이는 갈수록 팍팍해지고 있다. 한국은행이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양부남 의원실에 제출한 ‘분기별 자영업자 대출 현황’을 보면 1분기 말 기준 자영업자의 전체 금융권 개인사업자대출 연체액(1개월 이상 원리금 연체)은 10조8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4분기 8조4000억원에서 3개월 만에 28.6%(2조4000억원) 급증했다. 2009년 관련 통계 작성 이래 가장 큰 규모다. 연체율도 같은 기간 1.30%에서 1.66%로 치솟았다. 고금리와 내수 위축으로 대출을 제때 갚지 못하는 자영업자가 빠르게 늘고 있다.



수출과 내수의 양상이 극명하게 엇갈리면서 무역수지 흑자의 온기가 경제 주체 전반으로 퍼지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신세돈 숙명여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수출이 잘되는 업종은 반도체나 자동차 정도로 낙수효과가 광범위하지 않은 업종”이라며 “특히 이번 무역흑자는 수입이 줄어서 상대적으로 커진 효과도 크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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