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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1일 쏜 탄도미사일 두 발 중 한 발이 비정상 비행을 한 것으로 포착돼 군 당국이 정밀분석에 들어갔다. 앞서 닷새 전 공중폭발로 끝난 미사일 발사를 만회하려다가 또 실패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대러 수출을 위한 ‘물량 검사’ 목적일 수도 있는데, 실패로 돌아간 게 맞는다면 오히려 북한 미사일의 불량률만 부각되는 셈이다.

북한이 2021년 3월 조 바이든 미 행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단거리 탄도미사일 ‘북한판 이스칸데르(KN-23)’를 발사할 당시 모습. 연합뉴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황해남도 장연 일대에서 오전 5시 5분과 15분쯤 동북 방향으로 발사된 단거리탄도미사일(SRBM) 2발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첫 번째 미사일의 경우 600여㎞를 날아가 동해상인 함경북도 청진시 앞바다에 떨어졌다고 한다.



방향부터 이상한 미사일, 불량품 가능성

문제는 두 번째 미사일이다. 군 당국은 비행거리가 120여㎞에 불과한 해당 미사일이 초기 단계부터 비정상 비행을 했다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 북한판 이스칸데르 KN-23 개량형 발사 훈련 중 한 발은 성공했지만 다음 한 발은 실패한 것 아니냐는 의미다.

이와 관련, 발사가 이뤄진 장연은 북한이 지난해 3월 14일 KN-23 개량형을 쏜 지역이다. 당시 북한 매체는 "서부전선의 중요 작전 임무를 담당하고 있는 조선인민군 미사일부대에서 구분대교육을 위한 미사일 시범 사격훈련을 진행했다"며 “611.4㎞ 떨어진 함경북도 청진시 청암구역 방진동 앞 목표 섬 피도를 정밀 타격했다”고 보도했다.

북한이 황해남도 장연군 일대에서 탄도미사일을 쏜 건 이때가 처음이었다. 이 때문에 한·미의 감시가 소홀할 것으로 보이는 지역을 골라 기습 발사 능력을 시험했거나 새로운 미사일 부대를 해당 지역에 배치했을 가능성이 거론됐다.

120여㎞를 날아간 이날 두 번째 미사일의 비정상 비행을 추정하는 근거로는 우선 방향을 꼽을 수 있다. 첫 번째 미사일이 동북쪽으로 향하면서 풀업 기동 등 KN-23 비행 특징을 나타내며 청진 앞바다로 향한 방면 두 번째 미사일은 북쪽으로 치우쳐 발사된 후 SRBM의 정점고도에 미치지 못한 채 레이더에서 소실됐다.

합참 관계자는 “공중폭발했다면 잔해가 내륙에 떨어졌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거리로 따지면 공중폭발 시 평양 인근에 잔해가 떨어지는 등 실제 피해가 발생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일각에선 사거리 300㎞ 근거리탄도미사일(CRBM)의 내륙 탄착 시험발사 가능성도 제기되지만, 바다가 아닌 평양 인근에 탄착 지점을 설정하는 게 상식적이지 않다는 점에서 설득력이 떨어진다. 불량 미사일을 걸러내지 못해 방향부터 틀어진 것 아니냐는 얘기는 그래서 나온다.



지난주 발사 실패 덮기 위한 도발, 자충수됐나

군 당국은 북한이 최근 미사일 시험발사 실패에 쏠린 시선을 돌리기 위해 급히 다시 도발에 나섰다가 다시 사고를 냈을 가능성을 들여다보고 있다. 북한은 지난달 26일 미사일 도발 뒤 다탄두 시험에 성공했다고 주장했지만, 군 당국은 고체연료 기반으로 추정되는 미사일이 공중폭발한 것이라고 영상까지 공개하며 반박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9일 김정은 국무위원장 주재로 "2024년도 당 및 국가정책방향과 제반 과업들의 성공적 집행을 도모하는 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10차 전원회의 확대회의가 6월 28일에 소집됐다"라고 보도했다. 노동신문=뉴스1

올해 상반기를 결산하고 하반기 계획을 확정하는 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가 진행되는 상황에서 성과에 대한 부담감이 북한의 무리한 시도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도 있다. 노동신문은 노동당 전원회의 3일차 회의가 지난달 30일 진행했다고 이날 보도했다. 노동신문은 "회의에서는 각 부문 분과들의 협의회가 진행됐다"며 “전원회의에 제기할 결정서 초안들에 대한 집중적인 연구를 진행하고 하반년도 과업 집행을 위한 방도들을 모색했다”고 전했다.



프리덤 에지 반발 또는 수출용 미사일 과시 목적도 거론

한·미·일이 지난달 27~29일 처음 실시한 다영역 훈련 ‘프리덤 에지’에 대한 반발의 의미도 있을 수 있다. 북한 외무성은 지난달 30일 해당 훈련을 ‘아시아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로 규정하고 “강력하게 규탄한다”고 밝혔다. 이에 국방부는 같은 날 “한마디로 적반하장”이라며 “북한 정권은 불법적인 핵·미사일 개발에만 몰두하지 말고 도탄에 빠져 신음하고 있는 북한 주민을 돌봐야 한다”고 맞받아쳤다.

러시아군이 지금까지 우크라이나 6개 지역에 북한의 단거리 탄도미사일인 '화성 11형' 50발 정도를 발사했다고 우크라이나 언론이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우크라이나 언론매체 '뉴 보이스 오브 우크라이나'(NV)와 인테르팍스-우크라이나에 따르면 올렉산드르 필차코프 하르키우주 검사장은 이날 러시아가 개전 이후 대략 50차례에 걸쳐 '북한판 이스칸데르'(KN-23)로 불리는 화성 11형 미사일을 우크라이나 공격에 사용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보안국(SBU) 사진 제공]
또 KN-23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전쟁에 실제 활용되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발사에는 수출용 미사일의 성능 개량 또는 과시 목적이 있다는 시각도 있다. 하지만 KN-23의 발사 실패가 맞는다면, 북한제 무기체계의 신뢰성에 손상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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