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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당대표 출마 선언을 한 윤상현 의원(왼쪽부터),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 나경원 의원, 원희룡 전 국토부 장관이 지난 24일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초선의원 공부모임에 참석해 기념촬영을 하며 파이팅하고 있다. 연합뉴스

7·23 국민의힘 전당대회 당대표 경선이 ‘배신자’ 논란으로 달아오르고 있다. 여론조사상 지지율 선두를 달리는 한동훈 후보를 겨냥해 나경원·원희룡·윤상현 등 나머지 세 후보가 일제히 윤석열 대통령과 한 후보의 ‘멀어진 관계’를 집중적으로 부각하면서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사태를 경험해 ‘배신’이라는 단어를 민감하게 받아들이는 전통적 보수층의 정서를 파고들어 한 후보의 지지세를 꺾으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친윤석열계의 지원을 받으며 ‘당-대통령실 원팀’을 강조하는 원희룡 후보는 30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한 후보에게는 세가지가 없다. 소통이 없고, 신뢰가 없고, 경험이 없다”고 공격했다. 원 후보는 “한 후보가 비상대책위원장을 맡은 지난해 12월부터 총선이 끝난 4월10일까지 저희는 (윤-한) 충돌이 있어도 약속대련인 줄 알았다”며 “나중에 한 후보를 만나서 대화했더니 (한 후보와 윤 대통령 간) 의미 있는 소통이 단 한번도 없었다고 해서 너무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원 후보는 “우리가 알았던 한 후보가 대통령과 신뢰관계가 아니라는 팩트를 가지고, 당원들이 잘 판단해야 한다”며 “차별화와 배신은 종이 한장 차이”라고 했다. 원 후보는 자신을 윤석열 정부를 함께 만든 “창윤”이라며 “업윤(업그레이드 윤석열) 당대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전날에도 “자신을 (검찰에서) 20년 동안 키웠던 인간관계에 대해 하루아침에 배신해도 되느냐”며 한 후보를 직격했다.

나경원 후보 캠프도 한 후보를 겨냥해 원 후보와 사실상 협공을 펼쳤다. 나경원 캠프의 김민수 대변인은 30일 논평을 내어 “한 후보가 지금 서 있는 그 자리, 젊은 나이에 대한민국 장관까지 역임한 것은 역시 시험치고 된 것이 아닌, 대통령과의 연에서 시작됐음을 잊지 않길 바란다”며 “당원들은 한 후보에게 묻는다. 대통령은 안전하냐. 국민의힘은 통합될 수 있는 것이냐”고 말했다. 나 후보는 전날 이명박 전 대통령의 자택을 찾은 뒤 기자들과 만나 “특정인에 대한 배신이 국민을 위한 배신이 아니라 사익을 위한 배신이라면 그것은 다른 차원”이라고 말했는데, 30일 기자들에게 “나는 배신의 정치를 하지 않겠다는 원칙에 변함없다”고 설명했다. 나 후보는 ‘당원 24년’ ‘정통 보수’를 강조하며 지난해 말 정치에 발 들인 한 후보와 대비 전략을 쓰고 있다.

한 후보를 윤 대통령과 관계가 끊어진 “절윤”이라고 불러온 윤상현 후보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한동훈·원희룡 후보 모두를 직격했다. 윤 후보는 한·원 후보가 대선 주자라는 점을 들어 “미래 권력 대 현재 권력의 충돌로 누가 당대표가 되든 엄청난 후유증을 남길 것이다. 친박근혜-비박근혜를 능가하는 파탄의 관계가 될까 우려한다”고 말했다. 윤 후보는 “한동훈 당대표가 될 경우 윤 대통령 탈당을 배제할 수 없다. 두 분의 관계는 바닥”이라고 주장해왔다.

한 후보가 특별검사를 여야가 아닌 제3자가 추천하는 것을 전제로 ‘채 상병 특검법’을 발의하겠다고 한 것을 두고도 나머지 후보들은 ‘윤 대통령을 탄핵으로 몰아가려는 것이냐’고 비판하고 있다.

한 후보는 ‘배신자’ 논란에 ‘공한증’(한동훈에 대한 공포증)이라고 맞받았다. 한동훈 캠프 정광재 대변인은 “상대를 향해 어떻게든 씌우려는 악의적 ‘배신 프레임’은 분명 당원과 국민의 심판에 직면할 것이다. 이는 당원과 국민에 대한 협박 정치이자 공포 마케팅”이라며 “아무리 ‘공한증’에 시달린다 해도 협박과 분열의 정치는 안 된다”고 비판했다. 한 후보와 러닝메이트인 장동혁 최고위원 후보도 기자들과 만나 원 후보를 겨냥해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을 주장한 사람이고, 탈당해서 광역단체장(제주지사)에 출마한 사람이고, 마음에 들지 않으면 언제든 민주당에 갈 수 있다고 한 분”이라고 날을 세웠다.

이에 원 후보는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공한증 맞다”며 “어둡고 험한 길을 가는데, 길도 제대로 모르는 초보 운전자가 운전대를 잡을까 무섭고 두렵다”고 재반박했다.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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