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일러스트=손민균

높은 금리와 소비 부진 속에 자영업자가 갚지 못한 사업자대출 원리금이 역대 최대 규모까지 불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자영업자뿐 아니라 전체 가계대출자의 빚 상환 부담도 갈수록 커져 평균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이 두 분기 연속 다시 올랐다. 특히 여러 곳에서 대출을 끌어 쓴 저소득 취약 차주의 경우 최소 생계비 정도를 뺀 거의 모든 소득을 빚 갚는 데 쓰고 있었다.

1일 한국은행이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양부남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제출한 ‘분기별 자영업자·가계대출자 대출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 1분기 현재 자영업자의 전체 금융권 사업자대출 연체액(1개월 이상 원리금 연체)은 모두 10조8000억원으로 집계됐다. 해당 연체액 통계는 금융기관들이 제출한 업무보고서에 기재된 실제 연체액 현황을 합산한 결과다. 2009년 관련 통계 작성 이래 가장 큰 연체 규모다. 지난해 4분기(8조4000억원)와 비교해도 불과 3개월 만에 2조4000억원이나 뛰었다.

분기별 연체액 증가 폭(직전분기 대비)은 작년 1분기 2조2000억원(2022년 4분기 4조1000억원→2023년 1분기 6조3000억원)에서 2분기 1조원(6조3000억원→7조3000억원), 3분기 1조원(7조3000억원→8조3000억원), 4분기 1000억원(8조3000억원→8조4000억원)으로 계속 줄다가 다시 2조원을 훌쩍 넘어섰다.

자영업자 전체 금융권 사업자대출 연체율도 작년 4분기 1.30%에서 올해 1분기 1.66%로 석 달 사이 0.33%포인트(p) 치솟았다. 2013년 1분기(1.79%) 이후 11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가계대출까지 포함한 자영업자의 전체 금융권 대출 잔액은 1분기 말 현재 1055조9000억원(사업자대출 702조7000억원+가계대출 353조2000억원)으로 추산됐다. 직전 분기(1053조2000억원)보다 2조7000억원 더 늘어 다시 역대 최대 기록을 갈아치웠다.

한은은 자체 가계부채 데이터베이스(약 100만 대출자 패널 데이터)를 활용해 개인사업자대출 보유자를 자영업자로 간주하고 이들의 가계대출과 개인사업자대출을 더해 자영업자 전체 금융권 대출 규모를 시산했다.

상가가 밀집한 서울 중구 명동거리에 철거 관련 스티커가 벽에 붙어있다. /뉴스1

가계대출자들의 대출 상환 부담도 통계상 다시 커지는 추세다. 한은은 가계부채 데이터베이스를 통해 1분기 말 현재 1973만명이 총 1852조8000억원의 가계대출을 보유한 것으로 추정했다. 1인당 평균 9389만원씩 금융권 대출을 안고 있는 셈이다. 지난해 4분기와 비교해 대출자 수와 대출 잔액이 각 6만명(1979만명→1973만명), 5000억원(1853조3000억원→1852조8000억원) 줄었지만 1인당 대출액은 22만원 늘었다.

이들 가계대출자의 평균 DSR은 38.7%로 추산됐다. DSR은 대출받는 사람의 전체 금융부채 원리금 부담이 소득과 비교해 어느 정도 수준인지 가늠하기 위한 지표로 해당 대출자가 한해 갚아야 하는 원리금 상환액을 연 소득으로 나눈 값이다. 결국 우리나라 가계대출자는 평균적으로 연 소득의 약 39%를 대출 원리금을 갚는 데 쓴다는 얘기다.

가계대출자 평균 DSR은 2022년 4분기 40.6%를 찍고 이후 지난해 3분기 38.4%까지 떨어졌지만, 같은 해 4분기 38.5%로 반등한 뒤 두 분기 연속 오름세를 이어갔다. 3개 이상 금융기관에서 가계대출을 받은 다중채무자의 평균 DSR 역시 작년 4분기 58.2%에서 올해 1분기 58.8%로 더 높아졌다. 이들 다중채무자의 평균 대출액은 1억2401만원에 이르렀다. 대출 상환 측면에서 가장 상황이 좋지 않은 취약 차주(저소득·저신용 다중채무자)의 DSR(64.8%)도 한 분기 사이 2.2%p(62.6→64.8%) 뛰었다.

보통 금융기관과 당국 등은 DSR이 70% 안팎이면 최소 생계비 정도를 제외한 대부분 소득으로 원리금을 갚아야 하는 상황으로 간주한다. 취약 차주들이 현재 평균적으로 이런 한계 상태에 이른 것으로 짐작된다.

한은은 최근 금융안정 보고서를 통해 “당분간 자영업자를 중심으로 연체율 상승 압력이 지속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금융당국은 채무상환 능력이 크게 떨어졌거나 회생 가능성이 없는 자영업자에 대해 새출발기금 등을 통한 채무 재조정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며 “가계와 자영업자 차주의 재무 건전성 변화가 금융기관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모니터링도 강화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조선비즈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35347 후쿠시마 원전 핵연료 잔해, 이르면 21일 제거 시작...성공 여부 미지수 랭크뉴스 2024.08.17
35346 금리인하 기대감·중동 긴장에…국제 금값 사상 최고치 랭크뉴스 2024.08.17
35345 “언제쯤 찬바람 부나” 서울 역대 최장 열대야 기록 갱신 랭크뉴스 2024.08.17
35344 “연금재정 도움될까” 국민연금도 가상자산 홀릭 랭크뉴스 2024.08.17
35343 여자는 5년째 실종, 용의자는 자살...사건 파일 여니 놀라운 반전 [주말 뭐 볼까 OTT] 랭크뉴스 2024.08.17
35342 외딴 산골 6만명 몰려갔다…'조식 1시까지'라는 웰니스 성지 [비크닉] 랭크뉴스 2024.08.17
35341 일본 없는 광복절 경축사…대통령실 “중요한 건 일본의 마음” 랭크뉴스 2024.08.17
35340 日 후쿠시마 원전사고 13년 만에 핵연료 첫 반출 랭크뉴스 2024.08.17
35339 후쿠시마 사고 13년 만에…이르면 21일부터 핵연료 첫 반출 랭크뉴스 2024.08.17
35338 상속받은 5억 ‘세금 0원’, 일해서 5억 벌면 ‘세금 1억’ 랭크뉴스 2024.08.17
35337 금값 사상 최고치…중동위기·연준 금리인하 관측 여파 랭크뉴스 2024.08.17
35336 금값 사상 최고 찍었다…중동위기·연준 금리인하 관측 여파 랭크뉴스 2024.08.17
35335 천연기념물 진돗개도 돈 안 되면 유기견 보호소 간다 [고은경의 반려배려] 랭크뉴스 2024.08.17
35334 방사능 피해 없을까?...일본 후쿠시마 원전 ‘핵연료’ 첫 반출 랭크뉴스 2024.08.17
35333 주유소 기름값 3주 연속 하락… “다음주도 하락 예상” 랭크뉴스 2024.08.17
35332 백지영도 놀란 전기세 폭탄 "8월초에 71만원? 에어컨 다 꺼라" 랭크뉴스 2024.08.17
35331 메타, AI 투자 헛되지 않았다 [돈 되는 해외 주식] 랭크뉴스 2024.08.17
35330 日 후쿠시마 원전에 남은 핵연료…13년 만에 첫 반출 시도 랭크뉴스 2024.08.17
35329 광복절 지나서도 與野, 이종찬·김형석 놓고 공방 랭크뉴스 2024.08.17
35328 민주, 오늘 서울서 마지막 순회경선‥새 지도부 내일 선출 랭크뉴스 2024.08.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