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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9월 5일 장동언 기상청장(당시 기상청 차장)이 대전 서구 한밭수목원에서 열린 기후위기시계 제막식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 기상청
“2022년 8월 서울에 내린 폭우가 올해도 내리지 말란 법은 없습니다.”

장동언 신임 기상청장은 30일 “기후변화로 여름철 호우 패턴이 바뀌며 예측이 더 어려워졌다”며 이런 걱정을 했다. 2년 전의 폭우는 서울에 시간 당 최대 141㎜(동작구)의 비가 쏟아진 ‘500년만의 폭우’를 말한다. 당시 서울 강남역이 침수되고 신림동 반지하 일가족 3명이 사망하기는 사고도 발생했다.

최근 인사로 1일부터 업무를 시작하는 장 신임 청장은 각종 수치를 근거로 한반도 기후 패턴의 변화를 설명했다. 그는 서울대 대기과학과와 동 대학원 석·박사를 거쳐 미국 항공우주국(NASA) 연구원으로 근무하다 2001년 기상청 연구원이 됐다. 수치예보개발과장, 예보연구과장 등을 지내고 2022년 8월부터 기상청 차장으로 재임한 기후 예측의 베테랑이다.



“100년만의 강수, 이젠 30년에 한 번씩 나타난다”
2022년 8월 8일 밤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부근 도로와 인도가 물에 잠기면서 차량과 보행자가 통행하는 데 불편을 겪고 있다. 연합뉴스
장 청장은 “최근 들어 시설물 피해를 줄 정도의 시간 당 50㎜의 비가 나타나는 날이 크게 늘었다. 100년에 한 번 내리는 비가 30년만에 한 번 나타나는 양상”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현상의 원인은 기후변화다. 장 청장은 “기온이 1도 오를 때마다 대기가 머금을 수 있는 수증기량이 10%가량 많아지는데, 한반도의 지면 온도가 지난 100년 만에 2도 높아졌다는 점이 잦은 호우의 원인일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장 청장은 올 여름 폭우를 더 크게 걱정하고 있었다. 그는 “폭염을 좌우하는 기후인자들을 분석한 결과 올해는 폭염이 가장 더웠던 2018년보다는 심하지 않을 것으로 분석됐는데, 비는 어디가 최대치인지 단언할 수 없다”고 말했다.



“날씨와 경주하는 기분…기술 경쟁서 이겨야”
지난 13일 장동언 기상청 신임 청장(당시 차장)이 전북 부안군 지역에서 발생한 지진(규모 4.8) 현장을 방문해 피해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 기상청
장 청장은 “한국은 기상 예측이 어려운 조건을 두루 갖고 있다”며 한국형 수치예보모델(KIM)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한반도는 삼면이 바다여서 관측망을 조밀하게 깔 수 없는 데다, 위로는 북한이 있어 국토로 유입되는 기압계 상황을 관측하기에 불리하다는 것이다. 또 국토 63%가 산지여서 비구름을 변질시키는 지형적 특성으로 인한 변수가 많다고 한다.

장 청장은 “날씨와 술래잡기, 경주하는 기분”이라는 표현도 했다. 예보 기술이 빠르게 발전했지만, 기후변화로 인한 변동성이 그보다 더 커졌다는 걸 현장에서 실감했기 때문이다. 국제적으로도 패권 경쟁이 안보 분야처럼 심해서 기술 개발이 더 필요하다는 게 장 청장의 소신이다.

장 청장은 “예측 기술이 가장 우수한 곳이 유럽과 영국이다. 우리도 독자적인 수치예보모델을 개발하면서 세계 6대 기상 강국으로 도약했지만, 날씨 변동성이 큰 만큼 기술 경쟁에 더 뛰어들어야 한다. 그래야 기후변화 속에서 국민 안전을 지킬 수 있다”고 말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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