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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직 뜻 없는 전공의 복귀 유도
병원측은 “일괄 처리 쉽지 않아”
실제 사직률 0.38%… 40명 수준
올특위 26일 토론회… 휴진 가능성
30일 오전 서울 시내 한 대형병원에서 의료진이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수련병원을 상대로 전공의 연차별 사직 수리 방향을 제시하는 등 전공의 처리와 관련한 세부 권고사항을 전달했다. 사직서 수리에 속도를 내 사직 의사가 없는 전공의들의 병원 복귀를 유도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전공의들은 복귀나 사직 의사를 밝히지 않으며 여전히 무대응으로 일관하고 있다.

30일 국민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보건복지부는 지난 27일 211개 수련병원 소속 수련 부장 등을 상대로 온라인 비공개 간담회를 열었다. 정부는 이 자리에서 레지던트 1년차는 ‘병원이 당연(일방) 사직 처리할 수 있다’는 해석을 내놓았다.

1년차 전공의가 지난 2월 사직서를 제출했다면, 6월 초 정부의 사직서 수리 금지 명령 해제 이후 별도 사직 의사를 밝히지 않았더라도 사직 처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경우 사실상 ‘수련 계약을 포기한 것’으로 간주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통상 2월 말 인턴 계약이 만료되고 3월부터 레지던트 과정을 시작한다.

정부는 또 병원이 4년 과정의 수련 기간을 일괄 계약한 4년차 전공의에 대해서도 사직 처리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약정 기간이 3년을 초과한 시점부터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는 민법 제659조를 근거로 삼았다.

간담회에 참석한 수련담당 교수는 “사직서 수리 금지 명령이 해제된 이후 사직서를 낸 전공의는 단 한 명도 없었다”며 “정부가 애초 임용도 되지 않은 인턴에게 업무개시·사직서 수리금지 명령까지 내렸다가 지금은 계약이 성립되지 않으니 병원이 자의적으로 사직해도 된다고 안내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의 해석대로 수련병원들이 사직서 수리에 속도를 낼 경우 사직 의사를 밝히지 않고 ‘탕핑’(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 드러눕는다는 중국어) 상태인 레지던트 1·4년차 상당수가 사직 처리 대상이 된다. 하지만 병원들은 사직 의사를 재확인하지 못한 상태에서 사직 처리에 부담을 느끼고 있다. 서울의 한 상급종합병원장은 “병원 차원에서 법률 검토도 받아봤지만, 해석이 다 달라 일괄 사직 처리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정부가 수련병원에 세부적인 사직 처리 지침까지 전달한 것은 전공의들의 사직 및 복귀 속도가 더디기 때문이다. 사직서 수리 시한인 6월 말이 되도록 전공의 사직률은 지난 26일 기준 전체 전공의의 0.38%에 그쳤다. 전체 전공의 1만506명 중 40명 수준이다. 각 수련병원은 사직 처리를 마무리해야 결원을 반영해 오는 9월 1일 수련을 시작하는 전공의 모집 공고를 낼 수 있다. 병원에선 정부가 오는 9월 사직 전공의가 동일 과·연차로 복귀할 수 있도록 수련 규정을 개정할 경우 일부 전공의들이 복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정부도 전공의들의 사직 현황 및 여론 등을 감안해 7월 초 대응책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대한의사협회와 의대 교수 등으로 구성된 ‘올바른 의료를 위한 특별위원회’(올특위)는 7월 26일 전 직역이 참여하는 대토론회를 개최키로 했다. 토론회를 명분으로 또다시 집단휴진을 모색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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