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뉴스데스크]
◀ 기자 ▶

바로 간다 사회팀 변윤재 기자입니다.

이곳은 독일 북부, 인구 20만이 살고 있는 카셀시입니다.

카셀대학교에 설치됐던 소녀상 '누진'의 자리에는 이렇게 빈 의자가 덩그러니 남아있습니다.

학교 측이 소녀상을 철거한 지 1년째 그대로인 모습인데요.

그 옆에는, "소녀상 누진은 어디에 있나?"라고 적힌 전단이 나붙어있습니다.

카셀대학교 학생들과 한국인 유학생, 우리 교민들까지 한 자리에 모였습니다.

총장을 만나 소녀상을 제자리로 돌려놓으라는 서한을 전달하기 위해섭니다.

하지만, 일본의 압박 속에 소녀상 철거를 직접 결정한 총장은 MBC 취재진에게도 일제 강제동원 역사를 부정하는 듯한 말을 했습니다.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한일관계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쟁 중 이뤄진 성매매에 대한 연구로 봐야 한다"는 취지였습니다.

[우테 클레멘트/카셀대학교 총장]
"이러한 맥락에서 저는 오늘, 지금 전쟁 중 강제 성매매라는 주제에 대해 다시 한번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학생들의 항의에 오히려 총장은 불편한 기색으로 자리를 떴습니다.

[이루리/한국인 유학생]
"전쟁 중 폭력이 아니고 일반적인 성매매 이슈로 몰아가더라고요. 슬프죠. 그리고 저희도 이게 이렇게나 오랫동안 이 자리가 비어 있을 줄은‥"

[세바스티안 일러스/카셀대 학생 대표]
"실망스러운 건, 철거 과정에서 그 어떤 대화도 없었다는 사실입니다."

베를린에 설치된 소녀상도 찾아가 봤습니다.

독일 베를린시에 있는 소녀상 '아리'의 자리입니다.

그 옆에는 응원의 마음을 담은 꽃들과 나비 모양의 쪽지들이 놓여 있습니다.

하지만 이곳 구청은 설치 허가 기간이 9월로 끝이라며 철거방침을 밝혔습니다.

교민들과 독일시민들까지 항의했지만, 구청장은 오히려 소녀상이 '진짜 예술품'이 아니어서 철거해야 한다는 답변을 내놨습니다.

[스테파니 렘링거/미테구청장]
"'진짜 예술품'이란 공모전에서 수상하는 등, 조건을 갖춰야만 하는 작품입니다. 여러분이 인정하지 않아도 상관없습니다. 법에는 그렇게 되어 있어요."

법적 근거를 따져 묻는 주민들의 질의에 구청은 정확한 답변도 내놓지 않았습니다.

[한정화/독일 코리아협의회 대표]
"아픔의 이야기들과 투쟁의 이야기가 담겨 있는 그 훌륭한 작품에 대한 가치를‥ 이것이 한일 갈등의 이야기가 아니라는 것을 확신해 주셨으면.."

그나마 이런 일본 압박에서 자유로운 건 교회 앞마당, 그러니까 사유지에 세워진 프랑크푸르트 소녀상 뿐입니다.

[이한나/독일 교민]
"독일 목사님들이랑 주교회 목사님도 특별히 초대해서 오시고‥그분들이 같이 이렇게 (천을) 벗겼거든요. 그때 우리 마음이 정말로 흐뭇하면서"

해외 소녀상 지키기에 동포와 유학생, 현지 시민까지 힘을 보태고 있는 가운데, 정부는 "해외 지자체와 시민단체 사이 문제에 한국 정부가 개입할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바로간다, 변윤재입니다.

영상취재: 김희건 / 영상편집: 박정호 임혜민

MBC 뉴스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전화 02-784-4000
▷ 이메일 [email protected]
▷ 카카오톡 @mbc제보

MBC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43272 2천명 유지한 채 대화 나선 정부…의대교수들 대답은 ‘사직서’ 랭크뉴스 2024.03.26
43271 셀트리온, 이사 보수총액 한도 90억→200억…배당 확대는 인색 랭크뉴스 2024.03.26
43270 ‘대파 875원’ 해명에 또 문재인 정부 걸고넘어진 대통령실 랭크뉴스 2024.03.26
43269 '용적률 960%' 파격 인센티브…강북권 대개조 나선다 랭크뉴스 2024.03.26
43268 ‘북-일 정상회담’ 하루 만에 걷어찬 김여정 랭크뉴스 2024.03.26
43267 악질 스토킹에 벌금형 없다‥"원칙적으로 징역형" 기준 마련 랭크뉴스 2024.03.26
43266 안철수 "'2천명 증원' 재검토, 과학적 근거로 산출하자"(종합) 랭크뉴스 2024.03.26
43265 [총선, 현장] TK서 박근혜, PK서 ‘야당 강세’ 지역 찾은 한동훈… 보수층 결집 통할까 랭크뉴스 2024.03.26
43264 녹색정의당 조천호 "'카산드라의 저주' 깨고 싶습니다" 랭크뉴스 2024.03.26
43263 서울교육청, '현주엽 논란' 휘문고 특별장학…감사 요청 검토 랭크뉴스 2024.03.26
43262 “곧바로 사랑에 빠졌다”…파리바게뜨 극찬한 ‘이탈리아 CEO’는 랭크뉴스 2024.03.26
43261 임현택 “복지 장·차관 파면, 대통령 사과해야” 대화 랭크뉴스 2024.03.26
43260 의협 새 수장에 '초강성' 임현택 소청과의사회장... 의정 갈등 더 꼬이나 랭크뉴스 2024.03.26
43259 '치안 악화' 아이티 체류 한국인 2명 헬기로 피신 랭크뉴스 2024.03.26
43258 이재명 “셰셰”에 주목한 中 “유일하게 현명한 한국인” 랭크뉴스 2024.03.26
43257 '입틀막'당한 의사 임현택, 차기 의협회장 당선…강경투쟁 예고(종합2보) 랭크뉴스 2024.03.26
43256 '현주엽 논란' 휘문고, 서울교육청 특별장학…감사 요청 나서나 랭크뉴스 2024.03.26
43255 ‘러시아 테러’ 100명 구한 15살 “사람을 뒤에 남겨두면 안 되잖아요” 랭크뉴스 2024.03.26
43254 [속보] 이강인 킬패스, 손흥민 왼발슛…한국, 태국에 2-0 리드 랭크뉴스 2024.03.26
43253 2년 3개월만 ‘8만 전자’… 외국인 자금 유입 ↑ 랭크뉴스 2024.03.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