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아리셀 근로자들 "안전교육 없었다" 주장…외국인 대상 안전교육 특히 부실
"외국인 근로자들 어떤 현장인지도 모르고 가는 경우 많아"
고용허가제 외국인 2021년 5만2천명→올해 16만5천명…"안전교육·관리감독 강화해야"


'제대로 사죄하라'
(화성=연합뉴스) 홍기원 기자 = 30일 경기도 화성시청에 설치된 아리셀 공장 화재 사고 추모 분향소에서 유가족들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지난 24일 경기도 화성시 서신면 전곡리 소재 일차전지 업체인 아리셀 공장에서 화재가 발생해 31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2024.6.30 [email protected]


(서울=연합뉴스) 고미혜 기자 = 화재 참사가 발생한 경기도 화성 아리셀의 근로자들이 "안전교육을 받지 못했다"고 주장한 가운데 외국인 근로자들에 대한 안전교육이 취약해 참사가 언제든 반복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30일 아리셀 화재 사고 유가족협의회가 화성시청 분향소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아리셀에 근무한 적이 있다는 유가족 2명은 "(회사로부터) 안전교육을 받은 적이 없다"고 밝혔다.

지난 24일 노동자 23명의 목숨을 앗아간 화재 사고 이후 분향소를 찾은 동료 아리셀 노동자들도 "안전교육을 받은 적이 한 번도 없고, 비상구가 어딨는지도 몰랐다"고 증언했다.

비상구에 대해 "상시적·지속적으로 교육 중"이라는 사측의 설명과는 다른 근로자들의 발언이 잇따르면서 경찰은 사실관계를 조사하고 있다.

산업안전보건법은 사업주가 근로자에게 정기적으로 안전보건교육을 실시하도록 하고, 특히 유해하거나 위험한 작업일 경우 이에 필요한 안전보건교육을 추가로 하게 한다. 일용 근로자나 외국인 근로자에 대해서도 예외가 아니다.

관련 시행령과 시행규칙 등엔 교육 대상과 교육 시간도 명시돼 있다.

하지만 구체적인 교육 내용이나 형식까지 정해져 있진 않다 보니 실제 산업현장에선 형식적으로 안전교육이 이뤄지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화성 리튬전지 공장 화재 합동감식
(화성=연합뉴스) 홍기원 기자 = 25일 경기도 화성시 서신면 리튬전지 공장 화재 현장에서 경찰과 소방,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국토안전연구원, 고용노동부, 산업안전관리공단 등 관계자들이 화재 원인을 찾기 위한 합동 감식을 하고 있다. 2024.6.25 [공동취재] [email protected]


특히 이번 참사 희생자인 중국 국적 17명, 라오스 국적 1명의 노동자들처럼 한국어가 완벽하지 않은 외국인 단기 노동자들은 '안전교육 사각지대'에 놓이기 더욱 쉽다.

산업안전보건법은 사업주가 외국인 근로자의 모국어로 안전보건표지를 부착하게 하고, 정부는 안전교육 자료를 외국어로 번역해 배포하고 있지만 현장에선 사고를 막아주기엔 부족한 수준이라고 입을 모은다.

'화성공장화재이주민공동대책위원회' 위원장을 맡은 박천응 목사는 용역회사 등을 통해 일하는 외국인 근로자들의 경우 "자신들이 일하러 가는 현장이 어떤 곳인지도 모르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상황에서 안전교육이 이뤄질 리 만무하다"고 지난 26일 말했다.

국내 산재사고 사망자 중 외국인의 비율은 2022년 9.7%에서 지난해 10.5%, 올해 1분기는 11.2%로 갈수록 늘어나는 추세다.

전체 취업자 중 외국인 취업자의 비율이 3.2% 수준인 것을 고려하면, 외국인 노동자 중 산재 사망자의 비율이 내국인보다 3배 이상 높은 셈이다.

외국인 노동자들이 산재에 취약한 제조업 등이나 소규모 사업장에 주로 근무하는 데다, 안전교육과 같은 최소한의 안전장치도 제대로 보장받지 못한 탓에 더욱 위험에 내몰리는 것이다.

산업현장의 외국인 노동자는 갈수록 늘어나고 있어 이들에 대한 안전교육 내실화가 이뤄지지 못한다면 '제2의 아리셀 참사' 위험은 사라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통계청에 따르면 국내 외국인 취업자는 2013년 76만 명에서 지난해 92만3천 명으로 늘었다.

고용허가제를 통해 들어오는 외국인도 2021년 5만2천 명에서 올해 역대 최대인 16만5천 명으로 3년 만에 3배 이상 급증할 전망이다.

이에 국내 산업 전반으로 고용이 확대되는 외국인 노동자들의 안전과 생명을 위해서라도 이들에 대한 안전교육을 강화하고, 당국의 감독과 관리 또한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email protected]

연합뉴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41251 ICJ, 이스라엘에 “라파 공격 즉각 중단하라” 랭크뉴스 2024.05.25
41250 더 세진 대만 포위 훈련‥"독립 시도는 죽음의 길" 랭크뉴스 2024.05.25
41249 “생명체 존재 가능성 있어”…지구와 온도 비슷한 ‘외계 금성’ 발견 랭크뉴스 2024.05.25
41248 [사설] 의대 증원 확정…의사들 복귀해 필수의료 확충 머리 맞대라 랭크뉴스 2024.05.25
41247 강형욱 “직원들 메신저 6개월치 밤새 봤다…아들 조롱·혐오 발언에 눈 뒤집혀” 랭크뉴스 2024.05.25
41246 패스트푸드 폐해 고발 영화 ‘슈퍼사이즈 미’ 감독 별세 랭크뉴스 2024.05.25
41245 흉기로 누나 살해한 뒤…남동생은 아파트서 뛰어내려 숨졌다 랭크뉴스 2024.05.25
41244 "패스트푸드는 비만 주범" 고발…다큐 '슈퍼사이즈 미' 감독 별세 랭크뉴스 2024.05.25
41243 "전쟁 나면 싸워줄 사람"…최동석, 혼밥하던 군인 밥값 내줬다 랭크뉴스 2024.05.25
41242 푸틴 "젤렌스키 임기 사실상 끝… '평화 협상' 재개 원한다" 랭크뉴스 2024.05.25
41241 푸틴 "핵훈련, 정기적으로 시행…긴장 높이지 않아" 랭크뉴스 2024.05.25
41240 삼성전자는 엔비디아에 HBM 납품할 수 있을까 랭크뉴스 2024.05.25
41239 눈에도 중풍이? 시력 떨어진 고혈압 환자라면 '이것' 의심해야 랭크뉴스 2024.05.25
41238 수류탄 사망 훈련병 엄마 '눈물의 편지'…"남은 아이들 트라우마 없게 해달라" 랭크뉴스 2024.05.25
41237 주말 비에 더위 식는다…산지는 싸락우박 주의 랭크뉴스 2024.05.25
41236 美하원의원 딸 부부, '갱단천하' 아이티서 피살…"갱단 소행" 랭크뉴스 2024.05.25
41235 장기 실종아동 1336명…1044명은 20년 넘도록 집에 가지 못했다 랭크뉴스 2024.05.25
41234 가상화폐 '도지코인 마스코트' 시바견, 세상 떠났다 랭크뉴스 2024.05.25
41233 "시내버스 기사한테 술 냄새나요"…승객 신고로 '음주운전' 들통 랭크뉴스 2024.05.25
41232 권도형 운명 놓고 몬테네그로 대법원-항소법원 정면충돌(종합) 랭크뉴스 2024.05.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