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미국 로스앤젤레스카운티뮤지엄 ‘한국의 보물들’
미술관에서 이례적으로 한국 전문가 초청해 내부 간담회
이중섭·박수근 그림 4점 등 “위작 의견”
라크마 관장 “전시 도록 발행 취소”
라크마의 스티픈 리틀 담당큐레이터, 보존과학실 전문가들, 홍선표 이화여대 석좌교수, 태현선 삼성미술관리움 큐레이터 등이 이중섭,박수근 작품의 앞뒤면을 살펴보면서 의견을 교환하고 있다. 이동국 경기도박물관장 제공


미국 로스앤젤레스카운티뮤지엄(LACMA·라크마)에서 지난 30일까지 열렸던 ‘한국의 보물들: 체스터&캐머런 장 컬렉션’에 출품된 이중섭·박수근의 그림이 위작이라는 전문가 의견이 나왔다. 마이클 고반 라크마 관장은 “전시 도록 발행을 취소하겠다”고 밝혔다.

라크마는 지난 2월부터 지난 30일까지 열린 ‘한국의 보물’에 전시된 이중섭·박수근 그림에 대해 위작 의혹이 일자 한국 전문가 4명을 초청해 지난 26일 내부 간담회(Study day)를 열었다. 초청된 한국의 전문가는 홍선표 이화여대 명예교수, 이동국 경기도박물관장, 태현선 삼성미술관 리움 큐레이터, 김선희 전 부산시립미술관장이다. 미국 미술관이 한국 전문가를 직접 초청해 작품의 진위 여부에 대해 토론회를 가진 것은 이례적이다.

작품을 면밀히 검토한 전문가들은 이중섭·박수근 출품작 각 2점에 대해 위작 을 내놨다. 라크마 전시에 나온 이중섭의 ‘기어오르는 아이들’은 1950년대 이중섭의 원작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복제본이라는 의견이 제시됐다. 이중섭의 ‘황소를 타는 소년’도 위작 의견이 제시됐다. 홍선표 교수는 “서명이 100% 다르고, 화풍도 달라서 진작으로 볼 수 없다”고 말했다.

박수근의 ‘세 명의 여성과 어린이’ ‘와이키키 해변’에 대해서도 진작으로 보기 힘들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홍 교수는 다만 ‘와이키키 해변’에 대해서 사진 등을 본따 서명 없는 주문용 상품그림을 박수근이 제작했을 가능성은 열어놔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이외에도 고미술 전시에 나온 이인문과 김명국의 그림들, 청자와 백자들이 진품으로 보기 어렵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라크마의 마이클 고반 관장, 스태픈 리틀 큐레이터와 보존과학관계자들, 한국측 전문가들이 간담회를 갖는 모습. 이동국 경기도박물관장 제공


아침부터 저녁까지 이어진 간담회 끝에 고번 관장은 “도록 발행을 취소하겠다. 충분한 연구를 거치겠다. 이것이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고 말했다.

이동국 경기도박물관장은 “라크마가 잘못을 인정하고 한국의 외부 전문가를 초청해 의견을 듣는 기회를 스스로 만들었다는 게 중요하다”며 “오히려 전화위복의 기회가 됐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관장은 이어 “한국의 고미술은 서양에 그간 잘 알려지지 않아 서양 스스로 작품의 진위와 등급에 대해서 구분하기 어렵다. 한국 미술계도 이를 정확히 알리기 위해 함께 노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라크마는 지난 2021년 한국계 미국인 체스터 장과 그의 아들 캐머런 장으로부터 회화ㆍ도자 등 100점을 기증받았고, 이 중 35점을 2월 ‘한국의 보물들’ 전시에서 선보였다.

경향신문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35202 美캘리포니아주 하원, AI 규제법안 일부 완화…업계 여전히 우려 랭크뉴스 2024.08.17
35201 생활체육으로 활 쏘는 '주몽의 후예들'... 양궁 인기에 학원·카페 성황 랭크뉴스 2024.08.17
35200 ‘톤다운’ 안세영 손 내밀고 협회 연락 기다리는데... 면담도 없이 조사 착수한 협회 랭크뉴스 2024.08.17
35199 토요일도 낮 최고 30∼35도 무더위…전국 곳곳 소나기 랭크뉴스 2024.08.17
35198 이번엔 “주차한 테슬라 불나”…57명 투입 4시간 물뿌려 랭크뉴스 2024.08.17
35197 [단독] 현역 해군 대령 '무인수상정' 기술유출 의혹… 방첩사 압수수색 랭크뉴스 2024.08.17
35196 [르포]면세점 '큰 손' 유커, 복귀까진 멀었나…'옛 영광' 되찾으려 몸부림치지만 랭크뉴스 2024.08.17
35195 [단독] 임성근, 해병대사령부로 김계환 찾아가 따로 두 번 만났다 랭크뉴스 2024.08.17
35194 뒤늦게 드러난 '프렌즈' 챈들러 사망의 진실…"케타민 중독을 돈벌이에 이용" 랭크뉴스 2024.08.17
35193 “패션회사서 화장품? 옷은 안 사도 화장품은 산다”… 뷰티서 탈출구 찾는 의류업계 랭크뉴스 2024.08.17
35192 러 "러북 정상 신뢰 최고조…변함없는 우크라작전 지지 감사" 랭크뉴스 2024.08.17
35191 “휴전협상 불씨 살리기 시도”… 美 국무, 18일 이스라엘 방문 랭크뉴스 2024.08.17
35190 트럼프, 또 참전용사 폄하 논란…이번엔 무공훈장 평가절하 랭크뉴스 2024.08.17
35189 "빌린 돈 2억 내놔"…야구방망이로 친구 살해한 전 야구선수 2심서 '징역 18년' 랭크뉴스 2024.08.17
35188 “증시 폭락 이때가 기회”… 상승 베팅 ‘레버리지’에 뭉칫돈 랭크뉴스 2024.08.17
35187 '아이폰 생태계' 허물어지나…대체 앱스토어·링크 출현 랭크뉴스 2024.08.17
35186 도로서 떼쓰는 아이 두고 간 中엄마, 누워있던 아이 결국 사고 랭크뉴스 2024.08.17
35185 푹푹 찌는 밤… 서울 열대야 118년 만에 최장 랭크뉴스 2024.08.17
35184 美 주택 착공건수 4년 만에 최저치… 뉴욕증시, 하락 출발 랭크뉴스 2024.08.17
35183 佛 지중해서 에어쇼 나선 구형 항공기 추락…조종사 사망 랭크뉴스 2024.08.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