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윤석열 대통령이 2022년 12월5일 서울 강남구 그랜드 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열린 국가 조찬기도회에서 말씀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이 김진표 전 국회의장과 만난 자리에서 ‘이태원 참사가 조작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는 주장의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여권 내에서도 윤 대통령이 직접 전체 발언을 공개하고 해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 발의를 요구하는 국회 국민동의청원 참여자가 이 사안이 공개된 뒤 가파르게 증가해 30일 70만명을 넘어서는 등 민심의 충격과 놀라움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

정작 윤 대통령은 아무런 해명도 내놓지 않은 채 침묵을 이어가고 있다. 무책임하기 짝이 없다. 지난 27일 대통령실이 ‘김 전 의장이 대화를 멋대로 왜곡했다’고 비난한 것으로 넘어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큰 착각이다. 김 전 의장은 28일 밤 페이스북에 “저의 의도와 달리 사회적 논란이 되고 있어 유감스럽다”는 글을 올렸지만, 폭로 내용 자체를 부인하진 않았다. 윤 대통령은 국민적 의혹이 임계점을 넘기 전에 직접 어떤 얘기가 오갔는지 밝힐 건 밝히고 책임질 건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이번 논란의 핵심은 김 전 의장이 2022년 12월 이태원 참사 책임을 물어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사퇴를 건의하자, 윤 대통령이 “이 사고가 특정 세력에 의해 유도되고 조작된 사건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럴 경우 이 장관을 물러나게 하면 억울한 일”이라며 거부했다는 것이다. 그 한달여 전에도 윤 대통령은 “책임이라고 하는 것은, 있는 사람한테 딱딱 물어야 되는 것”이라며 이 장관 경질론을 일축한 바 있다. 윤 대통령이 왜 그토록 이 장관을 감싸는 건지 의아했는데, 이번에 그 이유의 일단이 드러난 셈이다.

대통령이 일각의 추론처럼 극우 유튜버들의 음모론에 심취해 참사 조작설을 거론하고 그에 근거해 이 장관 책임을 부정한 것이라면, 국민으로선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 말마따나 “대통령의 자격”에 대해 근본적으로 의문을 품을 만한 사안이다. 대통령실 해명에는 “대통령은 당시 언론에서 제기된 다양한 의혹을 전부 조사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는 내용도 들어 있다. 극우 음모론에 대해 조사를 지시한 것을 ‘언론 제기 의혹’으로 호도하려 한 건 아닌지 의문이 꼬리를 문다.

윤 대통령은 이미 채 상병 순직 수사에 격노해 ‘사단장 혐의를 빼라’고 외압을 행사하고도, 그 사실을 부인하고 거짓말로 은폐하려 했다는 의혹에 휩싸여 있다. 어떤 경로로 국정에 관한 의견을 접하기에 이처럼 상식과 동떨어진 일들이 반복되는 건가. 윤 대통령은 이런 의문에 답할 의무가 있다.

한겨레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40918 ICJ, 이스라엘에 “라파 공격 즉각 중단하라” 랭크뉴스 2024.05.25
40917 더 세진 대만 포위 훈련‥"독립 시도는 죽음의 길" 랭크뉴스 2024.05.25
40916 “생명체 존재 가능성 있어”…지구와 온도 비슷한 ‘외계 금성’ 발견 랭크뉴스 2024.05.25
40915 [사설] 의대 증원 확정…의사들 복귀해 필수의료 확충 머리 맞대라 랭크뉴스 2024.05.25
40914 강형욱 “직원들 메신저 6개월치 밤새 봤다…아들 조롱·혐오 발언에 눈 뒤집혀” 랭크뉴스 2024.05.25
40913 패스트푸드 폐해 고발 영화 ‘슈퍼사이즈 미’ 감독 별세 랭크뉴스 2024.05.25
40912 흉기로 누나 살해한 뒤…남동생은 아파트서 뛰어내려 숨졌다 랭크뉴스 2024.05.25
40911 "패스트푸드는 비만 주범" 고발…다큐 '슈퍼사이즈 미' 감독 별세 랭크뉴스 2024.05.25
40910 "전쟁 나면 싸워줄 사람"…최동석, 혼밥하던 군인 밥값 내줬다 랭크뉴스 2024.05.25
40909 푸틴 "젤렌스키 임기 사실상 끝… '평화 협상' 재개 원한다" 랭크뉴스 2024.05.25
40908 푸틴 "핵훈련, 정기적으로 시행…긴장 높이지 않아" 랭크뉴스 2024.05.25
40907 삼성전자는 엔비디아에 HBM 납품할 수 있을까 랭크뉴스 2024.05.25
40906 눈에도 중풍이? 시력 떨어진 고혈압 환자라면 '이것' 의심해야 랭크뉴스 2024.05.25
40905 수류탄 사망 훈련병 엄마 '눈물의 편지'…"남은 아이들 트라우마 없게 해달라" 랭크뉴스 2024.05.25
40904 주말 비에 더위 식는다…산지는 싸락우박 주의 랭크뉴스 2024.05.25
40903 美하원의원 딸 부부, '갱단천하' 아이티서 피살…"갱단 소행" 랭크뉴스 2024.05.25
40902 장기 실종아동 1336명…1044명은 20년 넘도록 집에 가지 못했다 랭크뉴스 2024.05.25
40901 가상화폐 '도지코인 마스코트' 시바견, 세상 떠났다 랭크뉴스 2024.05.25
40900 "시내버스 기사한테 술 냄새나요"…승객 신고로 '음주운전' 들통 랭크뉴스 2024.05.25
40899 권도형 운명 놓고 몬테네그로 대법원-항소법원 정면충돌(종합) 랭크뉴스 2024.05.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