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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영부인 질 바이든이 29일(현지시간) 뉴욕 이스트햄턴 공항에 도착한 모습. AP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대선 TV 토론 이후 민주당 고액기부자들이 고민에 빠졌다고 AP통신, 뉴욕타임스 등 복수의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대비 상대적으로 노쇠하고 무기력한 모습을 비치면서 그에게 기부를 더 하는 게 맞는지, 아니면 사퇴를 압박하는 게 나은지 저울질하고 있다는 것이다.

일부 민주당 고액기부자들은 최근 바이든 대통령의 후보 사퇴를 설득하고자 영부인 질 바이든 여사에게 연락할지를 논의했다고 NYT가 29일(현지시간) 전했다. 지난 27일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 간 TV토론이 방영된 이후 일이다.

NYT에 따르면 실리콘밸리의 한 기부자는 당초 예정했던 모금 행사를 토론 이후 취소했다. 다른 기부자는 ‘참사’라는 제목의 이메일을 친구에게 보냈다. 저명한 민주당 기부자인 링크드인 공동 창업자 리드 호프먼은 지난 28일 “(토론 후) 24시간 동안 바이든 대통령을 물러나도록 압박하는 공개 캠페인을 벌여야 하냐고 묻는 이메일을 많이 받았다”며 “(토론이) 기부자 및 (모금 행사) 주최자의 분위기에 확실히 타격을 줬다”고 NYT에 전했다.

미국 CNN 방송은 “바이든의 부유한 지지자들과 정치적 측근은 셋으로 갈라져 있다”며 “한 파벌은 물러나지 않겠다고 단호히 주장해 온 대통령에게 중도 하차를 촉구하는 압박 캠페인이 자멸의 시작이라고 주장한다. 또 다른 파벌은 토론의 여파를 더 면밀히 조사한 후 당 지도부가 과감한 조치를 고려해야 한다며 중도적인 접근을 요구한다”고 보도했다. 이어 “(다른 그룹은) 민주당이 시간 낭비를 그만두고 새 지명자 탐색 절차를 즉시 시작하라고 적극 요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AP는 뉴욕, 캘리포니아, 실리콘밸리 등지의 일부 기부자들이 민주당 소속 그레천 휘트머 미시간 주지사,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등 바이든 대통령을 대체할 후임자 목록을 논의했다고 보도했다. 다만 AP는 “(토론 다음날인) 금요일 (이들 기부자가) 바이든 사퇴를 공식적으로 압박하진 않았다”고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모금 행사에서 기부자들을 안심시키는 데에 집중했다고 블룸버그 통신은 보도했다. 뉴욕주 이스트햄프턴에서 열린 선거 모금행사에서 약 150명의 지지자를 앞에 두고 “토론에 대한 우려를 이해한다”면서도 “내가 선거에서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았다면 애초에 출마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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