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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셀 산재 피해 유가족협의회’ 구성
이상민 행안부 장관, 추모분향소 찾아
“사고 원인 파악해 재발방지책 마련”
화성 공장 화재 참사 유가족들이 30일 기자회견을 열어 참사 이후 처음 입장을 밝혔다. 고경주 기자

“억울하게 죽은 내 딸을 돌려줘” “공장의 위험에 대해 전혀 모르고 근무하고 있었다. 일년 넘게.”

영정과 위패가 놓이지 못한 화성시청 1층 분향소 앞, 화성 리튬 배터리 폭발참사 유족 30여명이 한국어와 중국어로 급히 적은 문장을 들고 카메라 앞에 섰다. 유가족들은 긴장된 표정으로 취재진을 둘러보거나, 멍하게 허공을 응시하다가 눈물이 맺힌 채 고개를 푹 숙였다. 희생자의 매제(아내의 동생)라고 밝힌 한 유족은 “(처음 화재 소식을 들었을 때) ‘불이 크게 났네’라고 생각하고, 남의 일인줄만 알았다”며 “형님은 묵묵히 일한 죄밖에 없는데, 돌아온 것은 지금 이 상황”이라고 말했다.

화성 리튬 배터리 폭발참사 희생자 19명의 유가족이 30일 기자회견을 열어 공식적으로 ‘아리셀 산재 피해 유가족 협의회’(유가족협의회)를 구성했다고 밝혔다. 유족들이 중심이 돼 참사의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재발방지를 요구하기 위해서다. 유가족협의회는 이날 △진상 조사의 진행상황 공유 △유가족이 추천하는 전문위원의 조사 참여 △유가족을 개별 설득해서 분열시키는 행동의 중단 △해외에 있는 유족에 대한 행정적 지원 등 9가지 요구안을 정부와 화성시, 아리셀, 언론 등에 제시했다.

유족들은 일하러 나갔던 가족의 죽음에 비통한 심정을 토로하며, 회사의 안전 관리를 추궁했다. 아리셀에서 본인도 이틀간 일한 적 있다는 한 유가족은 “출근하자마자 앉아서 일했다. 안전교육을 받은 적 없다”고 말했다. 딸을 잃은 아버지 채아무개씨는 “(딸이)1년 넘게 근무했는데 사고 당한 그날까지 폭발 위험을 모르고 있었다”며 “분통이 터진다”고 했다. 딸 엄아무개씨를 참사로 잃은 어머니 이아무개씨도 떨리는 목소리로 “회사는 안전 교육을 잘했다는 왜 애들이 다 죽었느냐”며 “대책이나 방안이라도 가지고 진정한 사과를 해달라”고 했다.

경기남부경찰청 아리셀 화재사고 수사본부는 이날까지 공장 관계자 등 20여명을 참고인으로 불러 회사 쪽이 안전 교육을 제대로 했는지, 안전규칙 준수 사항을 교육했는지, 어떤 형태로 교육이 이뤄졌는지 등을 집중적으로 확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압수수색으로 확보한 서류와 전자정보, 휴대전화 등에 대한 분석 작업에 속도를 내는 한편 박관순 아리셀 대표 등 피의자인 회사 관계자 5명에 대한 소환 조사를 벌일 계획이다.

이날 추모분향소를 찾은 이상민 행정안전부장관은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사고의 진상을 파악하는 것이고 사고 원인을 최대한 빨리 파악해 재발 방지 대책을 신속히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경찰과 더불어 노동당국도 아리셀이 산업안전보건법 및 중대재해처벌법을 위반했는지 여부를 조사중인 가운데, 아리셀이 2021~2023년 3년 연속 위험평가에서 우수 사업장으로 선정돼 17~20%가량 산재보험료 감면혜택을 받은 사실도 새롭게 확인됐다. 정부는 사업장 자율 규제를 강조하며 이런 제도를 운영해왔는데 이번 참사로 제도의 허점이 드러났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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