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국민의힘 당권 도전’ 4인의 출마 선언> 윤상현 의원이 지난 21일 인천 미추홀구 용현시장에서 당대표 출마 선언 기자회견을 한 데 이어 23일 국회 소통관에서 나경원 의원,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 원희룡 전 국토부장관(왼쪽 사진부터)이 잇따라 당대표 출마 선언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문재원 기자·연합뉴스


국민의힘 당대표 선거에서 친윤석열계의 지지를 등에 업은 원희룡 후보와 대세론을 형성한 한동훈 후보의 공방이 거세지고 있다. 원 후보는 30일 한 후보를 윤 대통령과의 신뢰를 무너뜨린 배신자, 경험 없는 초보로 몰아세웠다. 당원들의 ‘박근혜 탄핵 트라우마’를 자극하는 네거티브 전략이다. 한 후보 측은 “배신자론은 당원과 국민에 대한 협박 정치”, “민심 내비게이션을 따르는 초보가 낫다”고 대응했다. 당내에선 ‘윤심’(윤 대통령 의중)이 한 후보 대세를 꺾을 수 있을지를 두고 찬반이 갈리고 있다.

원 후보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한 후보에게는 (대통령과의) 소통, 신뢰관계, 경험 세 가지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한 후보에게 “총선이 끝나고 당대표 출마 선언까지 70여 일 동안 대통령과 전화 한 통화, 문자 한 번, 대화를 했나”라며 “겉으로 충돌해도 약속대련이라 믿었는데 서로 간 의미있는 소통이 단 한 번도 없어 충격”이라고 했다.

원 후보는 “소통과 신뢰가 없으면 출발은 배신이 아니었어도 결과적으로 공멸할 수 있다”며 “차별화와 배신은 종이 한 장 차이”라고 했다. 그는 2017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을 꺼내며 “자중지란, 당정충돌로 우리가 대통령을 코너로 몰아 공멸했다. 되풀이해선 안 된다”고 했다. 한 후보가 해병대 채 상병 특검법의 국민의힘안을 발의하겠다고 말한 것을 두고 “2017년 경험을 안 해봐서 순진하다”고 경험 부족을 지적했다.

한 후보가 지난 23일 출마선언에서 해병대 채 상병 특검법 발의 입장을 낸 후 윤 대통령과 거리가 벌어지자 유승민 전 의원이나 이준석 전 대표처럼 배신자 프레임을 씌우려는 것이다. 한 후보가 대표가 되면 윤 대통령과 삐거덕댈 것이란 우려를 키우는 전략이기도 있다. 원 후보는 이를 통해 안정적인 2위 후보로 매김 해 한 후보의 1차 과반을 저지하고 결선에서 역전을 꾀하고 있다.

원희룡 후보가 지난 25일 경북도청을 방문해 이철우 경북도지사(오른쪽)와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동훈 후보가 지난 27일 대구 서구 김상훈 의원 지역구 사무실 건물 한 회의실에서 당원들을 만난 뒤 기자들과 질의응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 후보 캠프 정광재 대변인은 논평에서 다른 후보들의 배신자론을 “당원과 국민에 대한 협박 정치이자 공포 마케팅”이라며 “아무리 공한증(한동훈 공포증)에 시달린다 해도 협박과 분열의 정치는 안 된다”고 맞받았다. 그는 “악의적 배신 프레임은 당원과 국민의 심판에 직면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또 “법무부 장관으로서 몸 사리지 않고 거대야당과 맞섰다”며 “한 후보야말로 정부에 대한 부당한 공격을 가장 잘 막아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원 후보는 이에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공한증 맞다. 길도 제대로 모르는 초보운전자가 운전대를 잡을까 무섭고 두렵다”고 재차 공세를 폈다.

그러자 한 후보의 러닝메이트인 장동혁 최고위원 후보는 작심한 듯 “(원 후보는) 박근혜 탄핵을 주장했던 분이고 탈당해서 광역단체장 출마했던 분”이라며 “맘에 들지 않으면 언제든 민주당 갈 수 있다고 말했던 분”이라고 반격에 나섰다. 원 후보는 2016년 “몸통은 대통령이어서 꼬리자르기가 불가능하다”며 박 전 대통령 탄핵에 힘을 실었고, 2017년 탈당해 2018년 무소속으로 제주지사에 당선됐다.

장 후보는 또 “정치엔 민심이라는 내비게이션이 있다. 몸에 운전이 익었다고 내비 무시하고 신호도 무시했을 때 사고가 난다”며 “실력도 흐려지고 판단력도 흐려져 사고 날 위험성이 큰 그분(원희룡)보다 처음 시작한 정치인(한동훈)이 훨씬 낫다”고 했다. 배현진 의원도 “당원·지지자들은 백두대간 지도만 고집해 도로를 헤매다 진창에 빠지곤 하는 ‘라떼 운전사’보다 국민과 당원이라는 내비가 지목하는 길로 갈 줄 아는 운전사를 원한다”고 거들었다.

한동훈 후보 페이스북


한 후보는 SNS에 지난 총선 기간 본인이 원희룡·나경원·윤상현 후보를 지원유세한 사진을 게재하며 “진심을 다해 세 분 당선을 위해 뛰었다”고 적었다. 역으로 상대 후보들에게 배신자 프레임을 씌우려는 것으로 해석된다.

초반 여론은 한 후보 쪽으로 기울어져 있다. 한국갤럽이 지난 25~27일 전국 유권자 1,002명에게 국민의힘 대표 경선 후보 4인 중 누가 당대표가 되는 것이 가장 좋다고 보는지 물은 결과(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는 ±3.1%포인트) ‘한동훈’ 28%, ‘나경원’ 19%, ‘원희룡’ 13%, ‘윤상현’ 7% 순으로 나타났고, 33%는 의견을 유보했다. 국민의힘 지지자 대상 조사(308명, 표본오차 ±5.6%포인트)에서는 절반 가까이(55%)가 한 후보를 지지했다. 이밖에 원 후보 19%, 나 후보 14%, 윤 후보 3% 순이었다.

당내에선 내달 23일까지 원 후보와 친윤계의 ‘반한동훈’ 공세가 통할지 주목하고 있다. 한 후보가 영남 지역 최고위원 후보를 내지 못하고, 홍준표 대구시장에 이어 이철우 경북지사도 만나지 못한 것을 들어 당의 핵심 지역인 영남 당원들이 흔들린다는 분석이 나온다. 반면 친윤계 상당수도 한 후보를 돕고 있고,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20%대에 머무는 상황에서 배신자 프레임이 먹히지 않을 것이란 반론도 있다.

나경원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가 30일 서울 종로구 광장시장을 방문해 상인과 인사하고 있다. 2024.06.30 권도현 기자


나 후보는 이날 서울 광장시장과 경기 남양주·포천·여주 등을 돌며 국민과 지지자를 만났다. 그는 “내가 당원을 가장 많이 만났다”며 “채 상병 특검법, 배신 이런 게 아니라 당과 민생 문제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윤 후보는 이날 SNS에 “한동훈·원희룡 후보는 누가 되든 후유증이 크다. 대선 주자로 당대표가 되면 대선 불공정 시비로 당이 분열된다. 이재명 대표에게 패한 분들은 당대표 맡으면 안된다”며 “이번 당대표는 윤상현과 나경원 중에 택해야 한다”고 말했다.

경향신문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42167 전문가 "30대가 주목하는 OO·OO 집값 더 오를것"[머니트렌드 2024] new 랭크뉴스 2024.07.02
42166 [속보] 네이버 최수연 "라인야후 지분, 단기적으로 매각 결정 안 해" new 랭크뉴스 2024.07.02
42165 김홍일 ‘꼼수’ 사퇴시킨 윤 정부, 공영방송 장악 거셀 듯 new 랭크뉴스 2024.07.02
42164 검찰, ‘도이치 주가조작’ 피고인들 모두 실형 구형···김건희 여사는 어떻게? new 랭크뉴스 2024.07.02
42163 전현희 “채 상병 사망, 어마어마한 군의 과오냐는 발언 사과하라”···신원식 “유족에 심심한 위로” new 랭크뉴스 2024.07.02
42162 고령자 사고 증가에… 日 ‘페달 오조작 방지장치’ 의무화 new 랭크뉴스 2024.07.02
42161 곧 승진하는데, 성실했던 사람이었는데…동료 2명 잃은 서울시청 ‘침통’ new 랭크뉴스 2024.07.02
42160 신원식 국방장관 "채상병 사건 외압, 박정훈 대령의 일방적 주장" new 랭크뉴스 2024.07.02
42159 검찰, 도이치 주가조작 주범 권오수 징역 8년‥'전주'에도 실형 구형 new 랭크뉴스 2024.07.02
42158 대통령실, ‘이재명 수사 검사’ 탄핵소추안에... “민주당이 수사권 갖게 해달라는 것” new 랭크뉴스 2024.07.02
42157 대통령 탄핵 청원 90만 명 돌파‥대통령실 "위법 없이 탄핵 불가능" new 랭크뉴스 2024.07.02
42156 민주, '이재명 수사 담당자' 등 검사 4명 탄핵 절차 돌입(종합) new 랭크뉴스 2024.07.02
42155 "검사 탄핵, 이재명이 재판장 한다는 뜻"... 검찰총장, 민주당 작심 비판 new 랭크뉴스 2024.07.02
42154 조희연 “수능 논술형으로 바꿔야…1차 채점 AI에 맡기자” new 랭크뉴스 2024.07.02
42153 의대생들 “의협회장이 의료계 이미지 실추… 협의체 참여 없다” new 랭크뉴스 2024.07.02
42152 최태원·노소영 이혼소송 맡다 숨진 故 강상욱 판사 순직 인정 new 랭크뉴스 2024.07.02
42151 주유엔 러대사 “김정은, 상상보다 총명… 대북제제 종료 고려해야” new 랭크뉴스 2024.07.02
42150 '도이치 주가조작' 권오수 2심서도 징역 8년 구형…9월 선고(종합) new 랭크뉴스 2024.07.02
42149 50대 시청 공무원, 수상 소식 날 ‘참변’···기뻐했어야 할 가족들 눈물바다[시청역 돌진 사고] new 랭크뉴스 2024.07.02
42148 국방장관 “채상병사건 외압, 박정훈 대령 일방적 주장” new 랭크뉴스 2024.07.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