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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파주 운정3지구 3·4블록에 공급될 예정이던 주상복합 건설사업이 사전청약을 받은 지 2년만에 전면 중단됐다. 수익성 악화로 시공사를 찾는 데 어려움을 겪은 민간 시행사가 사업을 아예 취소해버린 것이다. 민간 사전청약 단지가 사업을 취소한 건 이번이 두번째다. 하루아침에 입주할 아파트를 잃어버리게 된 당첨자들은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서울 송파구 장지동에 마련된 3기 신도시 사전청약 접수처에서 시민들이 청약을 위해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30일 파주 운정3지구 주상복합 3·4블록 사전청약 당첨자들에 따르면, 시행사인 DS네트웍스는 지난 28일 당첨자들에게 문자로 사업 취소를 통보했다. DS네트웍스는 “최초 안내와 같이 본 청약을 진행하고자 하였으나 불가피한 이유로 사업취소를 안내드린다”며 “사업 취소로 인한 사전공급 계약은 별도 방문 없이 취소된다”고 안내했다.

944가구 규모(블록당 472가구)로 계획된 이 단지는 2022년 6월 총 804가구 사전청약을 받았다.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운정역으로부터 불과 200m 떨어져 있고,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된 공공택지 단지여서 수도권 전역에서 관심이 컸다. 당시 3블록의 청약 경쟁률은 45대1, 4블록 청약 경쟁률은 19대1에 달했다.

하지만 원자잿값 상승과 금리 인상과 함께 부동산 시장이 침체기에 들어서자 상황이 급반전됐다. 사업 여건이 악화되면서 시공사를 찾지 못하거나, 본 프로젝트파이낸싱(PF) 전환에 실패하는 사업장들이 늘어난 것이다. DS네트웍스 역시 본청약이 예정된 지난해 12월까지 시공사를 찾지 못했고, LH에 토지대금을 납부하지 못해 올해 하반기로 본청약 시점을 한 차례 미룬 상황이었다.

이같은 사업 취소나 지연 우려는 2021년 사전청약 제도 도입때부터 제기됐다. 사전 청약은 땅만 확보한 상태에서 본청약 1~2년 전 일종의 ‘사전 예약’을 받는 것이기 때문에 인허가 지연이나 공사비 상승 등으로 외부 변수에 취약하다. 사전청약 단지들의 사업 지연이 잇따르자 현 정부는 지난 5월 사전청약 제도를 전면 폐지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파주 운정 주상복합 3.4블록 사업 시행자인 DS네트웍스가 지난 28일 사전청약 당첨자들에게 보낸 문자. 운정 3.4블록 사업 홈페이지 갈무리.


문제는 이미 사전청약에 당첨된 이들이다. 사전청약 당첨자들은 본청약 참여 우선권을 부여받는 대신, 사전청약 모집공고일로부터 본청약 입주자 모집공고일까지 무주택 자격 등을 계속 유지해야 한다. 당첨자 입장에서는 지난 2년간 다른 아파트 청약이나 매수 기회를 포기한 셈이다.

DS네트웍스는 다음달 중 당첨자들이 다른 아파트에 청약을 할 수 있도록 청약 계좌를 복원한다는 예정이지만, 그 사이 청약 조건이 달라지게 된 계약자들이 적지 않다.

한 계약자는 “혼인기간이 지나거나 소득이 높아져 기존의 청약자격을 상실한 사람들이 많은데다 운정신도시에 남은 공급도 거의 없어, 청약 계좌가 살아난다 해도 실익이 거의 없다”며 “정부의 오락가락 정책과 시행사의 무책임한 태도로 내집마련 계획이 완전히 꼬여버렸다”고 말했다.

민간 사전청약 단지의 사업 취소는 이번이 두번째다. 앞서 지난 1월엔 우미건설 계열사인 심우건설이 시장 침체와 공사비 급등으로 ‘인천 가정2지구 우미 린 B2BL’ 사업을 취소했다. 업계에서는 45곳에 달하는 민간 사전청약 단지에서 유사 사례가 더 나올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박지민 월용청약연구소 대표는 “보호장치가 부실한 민간 사전청약 단지들에 대해서는 사업 취소가 재발하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없다”라고 말했다.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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