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 2000유로(약 297만원)가 든 지갑을 경찰에 맡긴 해저 알알리(33)의 사연이 알려지자 온라인 후원금 모금 누리집에서 하루 만에 3만4102유로(약 5000만원)가 모였다. 네덜란드 경찰 인스타그램 갈무리

네덜란드에서 300만원이 들어있는 지갑을 주운 뒤 경찰에 맡긴 정직한 노숙인이 지갑 속 돈의 10배가 넘는 후원금을 받게 됐다.

26일(현지시각) 아에프페(AFP) 통신은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현금 2000유로(약 297만원)가 든 지갑을 주워 경찰에 맡긴 해저 알알리(33)의 사연이 알려진 뒤 온라인 후원금 모금 누리집 ‘고펀드미’에서 단 하루 만에 3만4102유로(약 5000만원)가 모였다고 보도했다. 한 익명의 후원자가 750유로(약 111만원)를 내는 등 모두 2800명이 후원에 참여했다. 누리집은 두 아이의 아버지인 알알리가 후원금으로 임대 주택을 마련할 수 있게 되었다고 전했다. 그를 위해 일자리를 제공해 주겠다고 한 사람들도 나타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18개월째 거리에서 노숙 생활을 하던 알알리는 암스테르담 중앙역에서 돈으로 바꿀 공병을 찾다가 지갑을 발견했다. 알알리는 곧장 지갑을 인근 경찰서에 가져다줬다. 경찰은 “불행히도 지갑 안에서 신분증이나 소유자의 연락처 등이 적혀있는 물건을 발견하지는 못했다”며 “우리는 그의 정직함이 보상받아 마땅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특별한 일을 한 지역 주민들에게 수여하는 ‘은엄지’ 상과 50유로(약 7만4000원) 상당의 상품권을 알알리에게 제공했다”고 밝혔다. 1년 안에 지갑 주인이 나타나지 않으면 돈은 알알리의 몫으로 돌아간다.

알알리는 인스타그램에 “모두에게 정말 고맙다고 말하고 싶다. 지금 내 기분을 표현할 말이 떠오르지 않는다.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따뜻하고 좋은 말을 해줬다”며 “아드레날린이 넘친다. 모금된 돈으로 인생을 재건할 수 있게 되었다”고 남겼다고 아에프페는 전했다.

한겨레

정봉비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