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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지린대 공공외교학부 국제관계연구소 조교수로 9년간 재직했지만, 최근 해임돼 추방당한 비외른 알렉산더 뒤벤 박사. VOA

중국 지린대에서 9년간 근무한 독일 국적의 교수가 외국 언론과 인터뷰한 뒤 돌연 해임당하고 국외로 추방됐다. 중국에서 언론 및 학문의 자유에 대한 침해 우려가 커지고 있다.

30일 미국의소리(VOA)에 따르면 지린대 공공외교학부 국제관계연구소 조교수였던 비외른 알렉산더 뒤벤 박사가 지난 5월 VOA와 인터뷰한 내용이 보도된 직후 해임 통보를 받았다. 사직서를 내지 않으면 당국의 조사와 재판을 받을 것이라는 경고를 받고 자진 사임한 뒤 2주 내 출국 명령을 받고 중국을 떠났다.

뒤벤 박사는 독일 시민권자로 영국 런던정경대에서 국제관계학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킹스칼리지와 런던정경대에서 안보, 외교, 정보 등을 가르치다 중국으로 건너갔다.

뒤벤 박사는 지난달 11일 VOA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유럽 순방에 대해 인터뷰했다. 그는 “미국과 유럽연합 사이에 쐐기를 박는 것은 의심할 여지 없이 베이징의 장기적인 기본 목표 중 하나이며 시 주석이 직접 외국을 방문하는 이유 중 하나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해선 “러시아는 탄약이 부족하지만, 공급 통로가 많이 막혔다”면서 “러시아에 가장 필요한 것은 군·민 이중 용도의 특정 부품으로 중국이 제공할 능력이 있지만 추적하긴 어려운 것”이라고 밝혔다.

뒤벤 박사는 인터뷰 보도 이튿날인 12일 대학의 국제담당 비서로부터 “대학은 국내외 모든 인터뷰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는 연락을 받았다. 15일에는 예정된 2차례 강의가 취소됐고 한 동료는 “누군지 모르지만 위에서 내린 결정”이라며 뒤벤 박사의 고용계약이 종료된다고 알려왔다. 이 동료는 자진해서 사직서를 제출하는 것과 징계 조사 및 법원 재판을 받는 것 중 하나를 선택하라고 했다.

뒤벤 박사는 어떤 선택을 하든 해고라는 결론이 바뀌지 않을 것으로 보고 사직서를 제출했다. 대학 관리자들은 같은 달 30일까지 중국을 떠나라고 요구하면서 재입국은 거부될 것이라고 통보했다.

VOA는 뒤벤 박사가 해외 언론과 인터뷰를 한 것은 처음이 아니지만, 이번 인터뷰 내용 중 시 주석이나 러시아 지원 문제를 언급한 부분이 중국 고위인사의 심기를 건드린 것 같다고 추정했다. 중국 푸단대 미국연구센터 부주임 자오밍하오 교수도 같은 기사에서 VOA와 인터뷰했지만, 당국은 문제 삼지 않았다.

뒤벤 박사는 부당해고를 주장했다. “고용계약서에는 내가 언론에 논평하는 것이 금지되거나 그러한 논평이 사전 승인을 받아야 한다는 조항이 없다”면서 “중국 법률하에서도 나의 해고에 대한 법적 근거는 없다”고 말했다. 뒤벤 박사가 공개한 고용계약서에는 중국의 법률과 법규·종교정책 준수, 중국의 도덕 규범과 관습 존중, 이념적·정치적 문제 유발 금지 등이 규정돼 있지만, 언론 인터뷰에 대한 명시적 규정은 없다.

뒤벤 박사는 “최근 중국 보안당국이 외국인 학자들을 비공식적으로 불러 연구작업과 출판물에 대해 심문하는 일이 늘었다”면서 “몇 년 전만 해도 표현의 자유가 상대적으로 더 많이 존재했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 대학에서 정치나 국제관계 분야에서 일하는 외국인 교수가 많지 않은데 최근 수년간 더 감소했다고 전했다. 뒤벤 박사는 “최근 대화를 한 외국 동료 중 상당수가 가까운 시일 내에 중국을 떠날 계획이라고 했다”고 전했다.

뒤벤 박사는 당국의 엄격한 통제가 중국의 사회과학 수준을 뒤처지게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중국의 외교정책에 관한 학술회의는 단조로운 연설과 정치적 구호로 가득 차 있다“면서 “중국과 세계에 매우 중요한 문제가 제대로 논의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날 중국의 기본적인 딜레마 중 하나는 정치적·경제적·사회적 의사결정의 폐쇄성과 불투명성으로 인해 중국에서 일어나는 많은 일에 대한 믿을만한 정보가 심각하게 부족하다는 것”이라며 “중국은 세계에 점점 더 많은 영향력을 미치고 있지만, 세계는 중국에 대해 아는 것이 거의 없고 그 반대도 마찬가지”라고 우려했다.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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