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들썩이는 집값이 주택연금 시장에도 영향을 미친다. 지난해 역대 최대로 늘었던 신규 가입자 수가 주춤하고, 해지 건수는 증가했다. 사진은 서울 중구 한국주택금융공사. 연합뉴스
홀로 사는A(64)씨는 요즘 고민이 많다. 은퇴 후 생활비가 마땅치 않아 본격적으로 주택연금에 관심을 가지면서다. 현재 시세로 7억원 상당의 서울 아파트를 담보로 주택연금에 가입하면 매달 162만원 정도를 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자녀들이 “요즘 집값이 오르고 있다”며 반대했다. 최대한 주택연금 가입 시기를 늦추거나 집값 뛸 때 아예 집을 파는 게 유리하다는 게 이유였다.

이처럼 들썩이는 집값이 주택연금 시장에도 영향을 미친다. 지난해 역대 최대로 늘었던 신규 가입자 수가 주춤하고, 해지 건수는 증가했다. 한국주택금융공사에 따르면 올해 4월 기준 올해 주택연금 신규 가입자 수는 5240명(누적)으로 1년 전 같은 기간(6487명)보다 22% 감소했다. 해지 건수는 늘고 있다. 지난 4월 341건으로 1년 전(255건) 대비 34% 증가했다. 넉 달 사이 1222건에 이른다.

박경민 기자
주택연금은 만 55세 이상 부부가 주택을 담보로 연금을 받는 역모기지 상품이다. 최근엔 가입 문턱도 낮아졌다. 지난해 10월 가입조건인 주택 공시가는 9억원(시세 13억원 수준)에서 12억원(시세 약 17억원) 이하로 확대됐다. 또 이달부터 주택연금 가입자가 실버타운으로 옮겨도 연금을 받을 수 있다. 기존 주택엔 세입자를 구해 추가 임대소득을 누릴 수 있다는 얘기다.

주택연금 요건은 완화됐지만, 신규 가입자가 줄어드는 가장 큰 이유는 주택시장이 서울을 중심으로 회복하고 있어서다. 주택연금액은 가입 시점 가입자의 나이가 많고, 주택 가격이 비쌀수록 많아진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6월 셋째 주(17일주) 서울 아파트값은 전주 대비 0.15% 뛰었다. 상승 폭 2년 7개월 만에 가장 높은 데다 13주 연속 상승세다. 매매량이 늘면서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10억5697만원으로 1년 전(10억2500만원)보다 3197만원 올랐다.

하지만 아파트값이 오른다고 주택연금을 덜컥 깨선 안 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주택연금을 해지하려면 그동안 받아온 연금은 물론 이자를 모두 상환해야 한다. 이때 보증료도 꼼꼼하게 따져야 한다. 가입자가 주택연금에 가입한 뒤 3년 후 해지하면 주택가격의 1.5% 수준인 초기보증료는 환급받을 수 없어서다.

또 연금을 해지하면 앞으로 3년간 동일주택으로는 주택연금 재가입이 제한된다. 금융교육 컨설팅 회사인 웰스에듀의 조재영 부사장은 “성급하게 주택연금을 해지했다간 은퇴자들은 일시적으로 소득 공백기를 겪을 수 있다”며 “해지비용과 함께 주택연금을 대신할 3년간의 생활비를 마련한 뒤 해지를 결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주택금융공사는 주택연금에 가입한 집도 집값이 오르면 가격 상승분이 반영된다고 강조한다. 일반적으로 연금 수령자가 모두 사망하면 주택을 처분한 뒤 연금액을 제한 나머지를 상속인에게 돌려준다. 주택금융공사 관계자는 “이때 집값은 주택연금 종료 시점으로 계산한다”며 “집값이 가입 당시보다 오르면 (연금액을 제하고) 상승분을 자녀에게 물려줄 수 있다”고 말했다.

반대로 주택연금 정산 시점에 집값이 폭락하면 어떻게 될까. 만일 집값 하락으로 연금 전체 수령액이 집값을 초과하더라도 상속인에겐 추가 비용을 청구하진 않는다. 가입자가 본인의 집에서 살면서, 평생 생활비(연금)를 받을 수 있다는 게 주택연금의 가장 큰 장점이다.

중앙일보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34323 尹, 오늘 광복절 경축사…자유 가치 반영한 새 통일담론 제시 랭크뉴스 2024.08.15
34322 국민의힘 총선백서에 ‘김건희 여사 문자 논란’ 패인 포함 랭크뉴스 2024.08.15
34321 軍 부사관, 헬기 로프 하강 훈련 중 2m 높이서 추락해 사망 랭크뉴스 2024.08.15
34320 “‘삼성바이오 분식회계’ 징계 취소해야”···법원, 6년만에 결론 랭크뉴스 2024.08.15
34319 '살인율 한국 122배' 자메이카서 총리도 암살 위협 받아 랭크뉴스 2024.08.15
34318 ‘찜통더위’에 온열질환자 2500명 육박…사망자는 총 23명 랭크뉴스 2024.08.15
34317 美, 기시다 연임 포기에 "누가 日총리가 되든 동맹 계속 심화" 랭크뉴스 2024.08.15
34316 4개월 만에 ‘총선백서’ 여당 쇄신 이끌 수 있을까 랭크뉴스 2024.08.15
34315 “피카소·클림트 작품 피신 시키자”…이스라엘, 이란 보복 우려에 조치 랭크뉴스 2024.08.15
34314 우크라 "러 본토 1∼2㎞ 더 진격…민간인 대피로 열겠다"(종합) 랭크뉴스 2024.08.15
34313 역도 박주효 "모르는 분이…무게 너무 다운시켜" 코치진 발언 랭크뉴스 2024.08.15
34312 “나, 서울대생 둔 부모야~” 가족 인증 스티커에 술렁 랭크뉴스 2024.08.15
34311 콧구멍에 담뱃재 털고 '간 파열'될 때까지 때린 남친…"사과도 없었다" 랭크뉴스 2024.08.15
34310 "北, 트럼프 도우려 핵실험·ICBM발사 등 '10월의 충격' 가능성" 랭크뉴스 2024.08.15
34309 신임 서울경찰청장 김봉식·경찰청 차장 이호영 랭크뉴스 2024.08.15
34308 한동훈 ‘친정 체제’ 구축 마무리 랭크뉴스 2024.08.15
34307 지석진 "韓 축구 정신차려라" 일침에…당황한 유재석이 보인 반응 랭크뉴스 2024.08.15
34306 폭염인데 선풍기만 켠 채로…에어컨 설치하던 20대 알바생 숨졌다 랭크뉴스 2024.08.15
34305 출생증명서 받으러 간 사이, 쌍둥이에 폭탄 떨어졌다…아빠 피눈물 랭크뉴스 2024.08.15
34304 美법무부의 구글 해체 가능성 검토에 '알파벳' 주가 장중 4%↓ 랭크뉴스 2024.08.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