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모여봐요 동물의 숲> 게임 플레이 장면. 한국닌텐도 제공


독자 여러분은 주로 어떤 것을 하면서 여가 시간을 보내시나요? ‘MZ’ 기자인 저는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를 통해 야구와 축구를 보거나, 종종 ‘동물의 숲’을 비롯한 게임을 하면서 휴식을 취합니다. 인터넷만 연결되면 모든 생활을 할 수 있는 요즘, 현대인은 일은 물론 여가까지 하루의 대부분을 IT기기와 함께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겁니다.

그런데 최근 정보통신(IT) 기술이 발달하면서 컴퓨터·스마트폰을 통한 여가 시간을 늘리는 대신 노동 공급을 줄인다는 한국은행의 연구보고서가 나왔습니다. IT기기에 친숙한 청년층 등이 일을 더 하는 대신, 인스타그램을 하거나 게임을 하는 데에 점점 더 많은 시간을 보낸다는 겁니다. ‘노동’의 가치보다 ‘여가’의 가치가 더 높아졌다는 의미인데요. 정말 그럴까요?🤔

한은 “일 하는 시간 줄고 IT사용 시간 늘었다”

KBO리그 경기의 온라인 중계를 하는 OTT 서비스 티빙


경제학 교과서에 나오는 내용을 짧게 소개하겠습니다. 경제학에서 노동 공급은 소득과 여가의 관계로 설명합니다. 하루는 24시간으로 고정돼 있으니, 돈(소득)을 더 벌기 위해 일(노동)을 하면 쉴 수 있는 시간(여가 시간)은 그만큼 줄어듭니다.

일 해서 번 돈을 쓸 때의 가치와 여가의 가치를 비교해 만족감이 최대가 될 수 있도록 노동시간과 여가시간을 배분하는 것이죠.

한은은 전자기기로 할 수 있는 여가의 가치가 상대적으로 높아져 사람들이 여가시간은 늘린 반면 노동 공급은 감소했다고 설명합니다. 비유하자면, 게임 등 IT기기로 여가를 보낼 때 얻을 수 있는 ‘도파민’이 과거보다 크다보니, 여가를 늘리고 그만큼 일하는 시간은 줄였다는 겁니다. 특히 게임 등 IT기기를 많이 활용하는 청년 남성의 노동공급이 약 11% 감소했다고 추정했습니다.



한은의 ‘컴퓨터 관련 여가와 노동공급’ 보고서를 보면 1999년과 2019년 사이 발표된 통계청의 생활시간자료를 분석한 결과 이 기간 주 5일 근무제와 주 52시간 근무제가 도입되고 ‘워라벨’ 문화가 형성되면서 근로시간은 줄고 여가시간은 늘어났습니다.

여가시간을 세부적으로 보면(청년 남성 기준), 수면·식사 등 필수여가(주당 22.6→30.1시간) 시간과 컴퓨터 관련 여가(주당1.5→7.3시간) 시간이 큰 폭으로 늘었습니다.

컴퓨터 관련 여가 시간이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터넷 정보 검색, 게임, OTT 시청 등을 말합니다. 중장년 남·녀보다 청년 남·녀의 IT관련 여가 시간 증가 폭이 더욱 컸는데, 한은은 남성은 게임, 여성은 인터넷 정보 검색 시간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한은이 ‘여가엥겔곡선’이라는 방법을 통해 추정해본 결과, 통계 예측 상으론 청년 남성은 컴퓨터 관련 여가에 주당 1.7시간만 사용할 것으로 추정됐지만, 실제로는 7.3시간이나 사용했습니다. 한은이 여러 데이터를 조합해 추정한 결과, IT 기술 발전이 컴퓨터 관련 여가시간의 ‘가치’를 높여 사람들이 총 여가시간을 늘리고 노동공급을 감소시켰다고 분석했습니다.



특히 스마트폰 등 IT기기를 활용해 여가를 보내는 시간이 늘면서 청년 남성과 여성의 노동공급이 각각 10.7%, 6.3% 감소한 것으로 추정됐습니다. 총 근로시간 감소분(남성 주당 6.7시간, 여성 1.5시간)의 각각 68.7%, 99.2%에 해당하는 것인데, IT관련 여가가 근로시간 감소에 지배적인 영향을 줬다는 겁니다.

“IT기술로 늘어나는 여가시간” 모두가 그럴까

유튜브 로고와 쇼츠에 중독된 사람들. / 로이터 연합뉴스


보고서는 앞으로 이런 경향이 가속화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인공지능(AI)을 비롯해 기술이 계속 발전하고 있어 여가의 가치가 더욱 높아지기 때문이죠.

IT관련 여가의 증가로 노동공급이 줄어드는 것을 비관적으로만 볼 필요는 없습니다. 기술 발전에 따른 자연스러운 흐름인데다, 여가시간이 늘면 노동자의 건강도 좋아지는 등 노동자의 생산성도 늘어날 수 있죠. 업무 효율성이 높아진다면 노동공급의 감소 영향을 상쇄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주5일제 도입 이후 노동자의 생산성이 늘어난 것처럼 말입니다.

한은 보고서에 대한 반론도 나옵니다. 기술의 발전으로 여가 시간이 늘어 노동시간이 줄어든게 아니라, 오히려 IT 기술 발전으로 노동수요가 줄고 청년층이 원하는 일자리가 줄면서 ‘여가’시간이 아닌 ‘비노동’ 시간이 늘어나게 된 것이라는 반박입니다. IT 발전으로 일하는 시간을 단축하고 그만큼 여가시간을 늘리는 노동자는 전문직, 정규직 등 특정 직업군에 한정된 얘기라는 지적도 일각에선 제기됩니다. 비정규직, 플랫폼 일자리 등에 종사하는 사람들에겐 먼 이야기라는 반론입니다.

경향신문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35860 카리브해에 나타난 유골 든 ‘유령 선박’···장거리 이동 미스터리 랭크뉴스 2024.08.08
35859 [속보] 카카오, 2분기 영업익 1340억원… 전년보다 18% 증가 랭크뉴스 2024.08.08
35858 연세대, ‘허위 인턴확인서’ 조국 아들 석사학위 취소 랭크뉴스 2024.08.08
35857 신축아파트 곳곳에 곰팡이‥시공사 "장마·폭염 탓" 랭크뉴스 2024.08.08
35856 기초연금 받아도 국민연금이 공무원 등 특수직역연금보다 못해 랭크뉴스 2024.08.08
35855 박태준 마지막 발차기는 비매너? “끝날 때까지 최선 다하는 게 예의입니다”[올림픽x인터뷰] 랭크뉴스 2024.08.08
35854 두 손 들고 경찰서 앞 지나던 여성…'촉' 느낀 경찰관 다가갔더니 랭크뉴스 2024.08.08
35853 벤츠 화재 전기차 배터리 中 파라시스… 과거 리콜 사유 보니 랭크뉴스 2024.08.08
35852 '기권 받아낸' 박태준 "심판 선언 전까지는 발 나가야 한다"(종합) 랭크뉴스 2024.08.08
35851 뉴욕 증시, 자본 시장 불안감 지속에 약세 마감 랭크뉴스 2024.08.08
35850 "테러리스트" VS "위대한 전사"‥중동 갈등 더 고조 랭크뉴스 2024.08.08
35849 "16일 일하고 206억 번다"…올림픽 시청률 '2배' 끌어올린 '이 해설자' 누구? 랭크뉴스 2024.08.08
35848 "尹정부 국정 반전카드…국민 삶 걸린 연금개혁 나서라" [집권 후반기 윤석열표 정책] 랭크뉴스 2024.08.08
35847 뉴욕증시 하락 마감...불안감에 또 흘러 랭크뉴스 2024.08.08
35846 "AI 세금계산기 발판…국내 최고 상권분석 플랫폼 만들 것" [CEO&STORY] 랭크뉴스 2024.08.08
35845 [단독] ‘하정우 와인’ 이달 중 세븐일레븐 단독 출시…주춤한 ‘연예인 술’ 새 불씨? 랭크뉴스 2024.08.08
35844 "웃음기 지우고"...코미디언 김민경·경험 없는 전현무가 올림픽 중계석에 앉은 이유 랭크뉴스 2024.08.08
35843 박태준, 16년만의 '금빛 발차기'…58㎏급 역대 첫 금메달 랭크뉴스 2024.08.08
35842 도쿄 그 후 3년, 우상혁은 파리만 생각했다…“최고 기록 넘고, 애국가 울리겠다”[파리올림픽] 랭크뉴스 2024.08.08
35841 반이민 폭력 시위에 맞불 집회까지…영국 경찰 비상 랭크뉴스 2024.08.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