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국민의힘 소속 광역단체장이 7·23 전당대회의 신스틸러(Scene Stealer·시선강탈자)로 떠오르고 있다. 당권 주자들이 본격적인 세몰이에 나서자, 이들과 접촉하는 광역단체장도 덩달아 주목받고 있다.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인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28일 오후 부산시청 의전실을 찾아 박형준 부산시장과 면담하고 있다. 뉴스1
가장 폭넓은 행보를 보인 건 박형준 부산시장이다. 박 시장은 28일 부산시청에서 한동훈 후보를 만나 “국민은 집권여당이 분열되지 않은 모습, 혁신하는 모습을 원한다”며 “국민의힘이 민생을 집중적으로 챙기는 모습을 보여 ‘수도권 강남 정당’이라는 이미지를 벗어나야 한다”고 조언했다. 앞서 박 시장은 지난 26일엔 나경원 후보를, 27일엔 원희룡 후보를 차례로 만났다. 나 후보에게는 ‘부산 글로벌 허브도시 조성’에 대한 관심을 당부했고, 원 후보를 만나선 17대 국회 소장파 모임에서 함께했던 인연을 강조했다.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장관(왼쪽)이 지난 26일 오전 대구 북구 대구시청 산격청사를 찾아 홍준표 시장과 면담하고 있다. 뉴스1

반면, 홍준표 대구시장은 선택적 만남으로 시선을 끌었다. 홍 시장은 지난 26일 원 후보를 만나 “선거에 나와줘서 고맙다”고 포옹하며 격려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자신이 한 후보의 면담 요청을 거부한 사실을 공개하며 “본인이 직접 (연락해) 온 게 아니고, 사람들 시켜서 전화 왔길래 ‘와도 안 만난다’고 했다”고 말했다. 홍 시장은 지난달 나경원·윤상현 후보와도 면담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신중한 기류다. 오 시장은 23일 윤 후보, 다음날 나 후보를 만났지만, 특정 후보를 지지하는 뉘앙스는 드러내진 않았다. 한 후보와의 회동은 아직 일정이 잡히지 않았다고 한다. 야권 관계자는 “오 시장이 어떤 후보를 콕 집어 지지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

다만 오 시장은 25일 친윤계 중심의 외곽조직 ‘새미준’(새로운 미래를 준비하는 모임) 강연에서 총선 당시 한 후보에게 취약계층 교육 정책인 ‘서울런’의 전국적 확대를 제안했다가 이뤄지지 않은 일을 언급한 뒤 “이거 하나만 잘해도 정권 재창출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오 시장은 앞서 해외 직구(직접 구매) 정책, 지구당 부활 논쟁을 두고 한 후보와 대립각을 세우기도 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28일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서울 국제금융 콘퍼런스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
김기현 의원이 당선됐던 지난해 3·8 전당대회만 해도 당권 주자와 광역단체장 회동은 통과의례 정도로 인식됐다. 오세훈·박형준 시장은 당권 주자들과 두루 만났고, 홍 시장도 특정 후보를 편들지 않았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당시엔 광역단체장보다는 윤심(尹心)이 화두였다”고 설명했다.

반면 이번 전대에서는 광역단체장의 존재감이 상대적으로 더 커지고, 이들을 둘러싼 묘한 전선이 형성됐다는 평가다. 특히 한 후보와 원 후보, 오 시장, 홍 시장이 모두 차기 대선주자로 분류되고 있어 관심도 커졌다. 여당 다선 의원은 “네 명 모두 넓게 보면 경쟁자이고, 특히 한 후보와 오 시장의 경쟁은 이미 시작됐다”고 전했다.

지역 기반을 갖춘 광역단체장은 책임당원 투표에서 영향력이 적지 않다는 평가다. 한 캠프 관계자는 “도지사·시장 등과 이해관계가 밀접하게 얽혀 있는 핵심 당원 수가 상당하고, 이들이 동원할 수 있는 당원 규모도 꽤 된다”고 전했다. 특히 당원투표 80%, 일반 여론조사 20%가 반영되는 전당대회 룰을 고려하면, 당원 수가 많은 서울·영남 지역의 당심(黨心)이 선거 결과를 가를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반면 “바람이 조직을 넘는다”는 반론도 있다. 여당 재선 의원은 통화에서 “지역 조직을 갖추지 않고도 2021년 전당대회를 주도했던 ‘이준석 돌풍’ 사례가 있지 않나”라며 “책임당원 숫자가 80만 명을 훌쩍 넘는 상황에서 광역단체장의 영향력이 예전 같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앙일보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42022 공수처 검사들 ‘도이치 공범’ 변호 이력…구명 로비 수사 확대에 난감 랭크뉴스 2024.07.12
42021 “최저임금 올릴 테면 올려봐라” 알바 쪼개 쓰겠다는 자영업자들 랭크뉴스 2024.07.12
42020 ‘파타야 살인’ 국내 송환 20대 구속심사 출석… 묵묵부답 랭크뉴스 2024.07.12
42019 ‘푸틴’과 ‘젤렌스키’도 헷갈린 바이든...더욱 거세지는 ‘사퇴 압박’ 랭크뉴스 2024.07.12
42018 ‘이화영 뇌물·대북송금’ 김성태, 1심서 실형… 법정구속 면해 랭크뉴스 2024.07.12
42017 '대북송금·뇌물공여' 쌍방울 김성태 징역 2년 6월 실형 선고(종합) 랭크뉴스 2024.07.12
42016 [단독] "비만약 부작용 생겼다" 의사 흉기로 찌른 40대 구속 기소 랭크뉴스 2024.07.12
42015 ‘김건희 문자 무시’ 터지자, 한동훈에 더 몰렸다 랭크뉴스 2024.07.12
42014 박수홍 형수 눈물 "딸 너무 힘들어해, 정신과 치료 받는다" 랭크뉴스 2024.07.12
42013 취업하기 너무 힘든데..."우린 졸업하면 바로 '삼성맨' 된다" 랭크뉴스 2024.07.12
42012 이재용 회장, 인도 '재벌집 막내아들' 결혼식 참석 랭크뉴스 2024.07.12
42011 "새벽에 나갔는데 연락 안 돼"…폭우 속 익산서 실종된 의대생, 끝내 숨진 채 발견 랭크뉴스 2024.07.12
42010 미 “장거리 미사일 독일 배치”에 러 “냉전 속성 돌아왔나” 랭크뉴스 2024.07.12
42009 ‘쌍방울 대북송금’ 김성태 전 회장, 징역2년6월 실형 랭크뉴스 2024.07.12
42008 [단독] 국세청장 후보자 처가 회사 ‘모범납세자상’ 받고 세무조사 3년 유예 랭크뉴스 2024.07.12
42007 "당 쪼개진다"… 국민의힘 '자폭 전대'에 당 내부서도 우려 랭크뉴스 2024.07.12
42006 차세대 반도체·디스플레이 인력 부족… 해결사로 직접 나선 CEO들 랭크뉴스 2024.07.12
42005 “축구협회 못잖은 걱정거리” 경고에도…“갈 데까지 가보겠다” 랭크뉴스 2024.07.12
42004 김동연 “어느 나라 통일부냐”…‘대북전단 단속 위헌’ 법률자문 규탄 랭크뉴스 2024.07.12
42003 하염없는 진화위 조사 기다리다…‘민간인 희생자’ 유족 숨져 랭크뉴스 2024.07.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