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A씨는 학생인 B씨를 성인으로 착각하고 담배 3갑을 팔았다가 형사처벌과 행정처분을 받게 됐다. 제보자 제공, 연합뉴스
누가 봐도 성인으로 볼법한 사람에게 신분증 검사를 하지 않고 담배를 판매했다 영업정지 처분을 받은 편의점 점주가 억울함을 토로했다.

29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편의점을 운영하는 A씨는 지난 4월 27일 B씨에게 담배 3갑을 판매했다. 그러나 B씨는 미성년 학생이었다. B씨는 친구들과 아파트단지에서 담배를 피우다 주민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적발됐다.

B씨는 경찰에 A씨가 운영하는 편의점에서 담배를 구입했다고 말했고, A씨는형사 처벌과 함께 영업정지 처분을 받게 됐다.

검찰은 편의점 폐쇄회로(CC)TV에 찍힌 B씨가 학생으로 보기 어렵다는 점을 참작해 이번 사건을 불기소하고 벌금을 부과하기로 했다. 관할 관청도 영업정지 기간을 7일에서 4일로 줄여줬다.

관계자들은 영상에 찍힌 B씨가 머리숱이나 얼굴, 표정, 몸짓 등을 볼 때 미성년자로 보기는 쉽지 않았다고 판단했지만, 현행법은 미성년자에게 담배를 판매하면 처벌토록 규정하고 있어 A씨는 유죄가 됐다.

관할 구청 담당자는 “미성년자에게 담배를 팔면 영업정지 기간이 과거 두 달이었지만 올해 법이 바뀌어 7일로 줄었다. A씨 경우는 정상을 참작해 3일을 더 줄여주었지만, 규정을 어기고 행정처분을 안 할 수 없다. 법이 다시 바뀌지 않으면 A씨 같은 사람을 구제하기 힘들다”고 설명했다.

A씨는 “B씨의 얼굴을 보고 신분증을 요구할 점주가 몇 명이나 되겠는가”라며 신분증 검사를 안 했다고 처벌하는 것이 억울해 국민투표를 해보고 싶다는 입장이다. 담배사업법은 모든 고객의 신분증 검사를 의무화하지 않고 있으며 미성년자 판단 여부는 판매자에게 맡기고 있다.

그는 “단 하루라도 장사를 해야 적자를 면하고 대출 상환이 가능한 소상공인의 생계를 옥죄는 영업정지 처분은 편의점뿐 아니라 요식업을 하는 분들이 폐업하는 주요 원인”이라며 “사법 당국이 형사처벌을 하고 행정 당국이 다시 영업정지를 내려 이중 처벌을 하는데 행정제재는 과태료나 교육 등으로 대체하는 방안을 생각해주면 좋겠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대통령도 억울한 법 집행으로 소상공인이 피해를 보지 않도록 하겠다고 했는데 미성년자 담배 판매에 대한 행정처분이 영업정지밖에 없어 소상공인이 생계를 유지하지 못하고 폐업하게 만든다. 행정제재에 대한 정비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2월 소상공인 지원을 위한 민생토론회에서 “신분을 속인 미성년자에게 술·담배를 판매한 자영업자에게 행정처분을 면제한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A씨는 이번 일을 본사에 보고하고 일선 점주들에게도 공유함으로써 B씨가 다시 담배를 구입하지 못하도록 했다. 실제로 B씨는 A씨에게 피해를 준 후에도 다른 편의점에서 다시 담배를 구입하려다 실패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 기사 어떠세요?

중앙일보 유료콘텐트 '더중플' 오늘의 추천입니다.

연평도 소나무에 박힌 채…해병대 아들은 돌아오지 않았다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251855


중앙일보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41802 빅5 쏠림·전공의 과로 뜯어고친다… 대학병원 중환자 비율 50%로 랭크뉴스 2024.07.12
41801 '유럽 1호' 베를린 소녀상 사라질까… "구청, 철거 요청할 것" 랭크뉴스 2024.07.12
41800 주가폭락한 'K팝 2인자' JYP와 YG..."반등 쉽지 않다"는 증권가, 왜? 랭크뉴스 2024.07.12
41799 통제 불능 수상 보트, 몸 던져 사고 막은 미 10대 소년 [잇슈 SNS] 랭크뉴스 2024.07.12
41798 바이든, 또 말실수…젤렌스키더러 “푸틴 대통령” 랭크뉴스 2024.07.12
41797 "자격 정지될지도 몰라" 애원한 음주운전 한의사 결국 징역형 랭크뉴스 2024.07.12
41796 명품백·채상병 수사·댓글팀 의혹…야 ‘김건희 게이트’ 정조준 랭크뉴스 2024.07.12
41795 최저임금 1만원 시대 열렸다… 2025년 최저임금 ‘1만30원’ 랭크뉴스 2024.07.12
41794 내년 최저임금 1.7% 오른 1만30원…역대 두 번째로 낮은 인상률 랭크뉴스 2024.07.12
41793 '세월호 구조 실패 무죄' 해경 지휘부, 600만원대 형사보상 랭크뉴스 2024.07.12
41792 내년 최저임금 1만30원…역대 두번째 낮은 1.7% 인상 랭크뉴스 2024.07.12
41791 [단독] “선생님이 킥보드로 때렸는데”…CCTV 못 주는 이유? 랭크뉴스 2024.07.12
41790 ‘한인 사업가 납치 살해’ 필리핀 경찰, 1심 무죄→2심 무기징역 랭크뉴스 2024.07.12
41789 키어 영국 총리 “바이든 컨디션 좋아”…인지력 저하 부정 랭크뉴스 2024.07.12
41788 [단독 인터뷰]조국 “與, ‘여인천하’ 궁중암투 보는 듯…국정운영 자질 없어” 랭크뉴스 2024.07.12
41787 다급히 몸만 빠져나갔는데‥돌아오니 '쑥대밭' 랭크뉴스 2024.07.12
41786 [단독] 한밤중 SUV '역주행'에 고교생 배달기사 참변… "119 신고도 늦어" 랭크뉴스 2024.07.12
41785 로봇과 인간이 공존하는 병원…약 배달 로봇에 길 비켜주고 엘리베이터도 잡아줘 랭크뉴스 2024.07.12
41784 수에즈 운하, 홍해 사태로 매출 급감… 해운사는 미소 랭크뉴스 2024.07.12
41783 수출 늘고 있는데…한국은행은 수입 걱정? 랭크뉴스 2024.07.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