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어떤 XX가 보고서 올렸냐" 격노설 주장
이상민 안전행정부 장관이 28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민선 지방자치 30주년 자문위원회 출범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스1
진수희 전 보건복지부 장관이 이태원 참사 당시 국민의힘 싱크탱크 여의도연구원이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을 경질해야 한다'는 보고서를 대통령실에 올리자, 윤석열 대통령이 격노를 하며 오히려 여의도연구원장을 경질시켰다고 주장했다.
진 전 장관은 28일 CBS라디오에 출연해 "이 장관과 윤 대통령과의 관계는 (윤 대통령이) 굉장히 신뢰하고 아끼는 후배로 알려져 있는데 제가 알고있는 에피소드 하나를 말씀드리겠다"며 이같은 내용을 말했다.
진 전 장관은 "(이태원 참사) 직후에 여의도연구원 차원에서 이 장관을 이제 경질해야 된다는 보고서를 용산 (대통령실)에 올렸다"며 "그런데 그 보고서를 접한 윤 대통령이 엄청나게, 소위 요새말로 '격노' 하시면서 '이거를 어떤 XX가 올렸어'라고 하시고 나서 그 직후에 여의도연구원장이 잘렸다"고 주장했다.
진 전 장관은 "국회의장과 대통령이 나눈 이야기가 국민들에게 소개된 이 장면에서 국민들이 어느 쪽의 손을 들어줄지가 대강 답이 나오는 것 같아 안타깝다"며 "대통령실에서 입장 표명을 해 마무리하고 지나가는 게 낫지 않을까 싶다"고 덧붙였다.
최근 정치권은 김진표 전 국회의원장 회고록에서 나온 '이태원 참사 관련 음모설' 공방으로 들끓고 있다. 김 전 의장은 회고록 '대한민국은 무엇을 축적해왔는가'를 통해 2022년 12월 윤 대통령을 독대한 자리에서 "대통령이 이태원 참사가 특정 세력에 의해 유도되고 조작된 사건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대통령실은 "왜곡"이라 맞받았지만, 대통령의 발언 가운데 구체적으로 어떤 부분이 왜곡인지에 대해선 밝히지 않아 오히려 논란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김 전 의장은 지난 27일 한국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우리 정치의 수준이 그 정도라는 데 깜짝 놀랐다"며 "대부분의 국민들은 신문과 방송 등 주요 매체들이 균형 있게 보도한 걸 보고 판단하는데, 대통령이 극소수 0.001% 사람들이 주고받는(정보) 것에 영향을 받아서 올바른 판단을 못 한다면 잘못 아니냐"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