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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타야 드럼통 살인' 발생한 마프라찬 호수
평소에는 조용한 동네··· 사건 이후 '불안감'
인근 주민들 "소식 듣고 불안감 확산했다"
범인들, 인근 상점 방문해 검정 드럼통 구매
현지 경찰 "끔찍한 장면··· 경찰도 경악해"
파타야 살인사건이 발생한 태국 촌부리주 마프라찬 호수. 채민석 기자

[서울경제]

“평소 조용하고 평화로운 동네였는데… 사건이 발생한 이후로 인근 주민들은 종종 불안감에 떨고 있습니다”

지난 22일 방문한 태국 파타야 촌부리주의 마프라찬 저수지. 이 곳은 태국의 대표 휴양지 파타야 도심 지역에서 차량으로 20분가량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어 현지 주민들의 대표적 ‘힐링 장소’로 꼽힌다.

둘레가 10.3㎞에 달하는 이 저수지는 평소 인근 주민들의 산책 코스로 애용된다. 평소 주말에는 자전거를 타러 나오거나 소풍을 나온 주민들로 북적이지만, 이날은 토요일이었음에도 행인을 거의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적막하리만큼 한적했다.

파타야 도심과는 달리 관광객보다는 주민들로부터 사랑을 받던 마프라찬 저수지는 평화로운 분위기를 유지해왔지만, 지난달 11일 주민들을 충격에 빠뜨린 소식이 전해졌다. 34세 한국인 남성 관광객의 시신이 담긴 드럼통이 마프라찬 저수지에서 발견된 것이다.

저수지 인근에서 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한국인 A 씨는 처음 소식을 접했을 때 이곳 한인 사회에 충격이 고스란히 전해졌다고 밝혔다. 그는 “처음 사건이 발생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마프라찬 인근에 거주하는 한인들 모두 충격을 받았다. 이곳은 그간 범죄와는 거리가 멀었기 때문이다”라며 “저수지가 워낙 커서 사건이 발생한 지점에서 떨어진 동네는 충격이 그나마 덜했지만, 안그래도 적던 일반 관광객들이 발걸음을 끊기도 했다”고 말했다.

범인들이 드럼통을 구매한 마프라찬 호수 인근의 한 잡화점. 채민석 기자


한인뿐만 아니라 현지 주민들도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고 밝혔다. 저수지에서 불과 50m 떨어진 곳에서 작은 상점을 운영하고 있는 태국인 B 씨는 “사건이 발생하기 전에는 그저 조용하고 평화로운 동네라고 생각하고 있었지만, 사건이 발생한 이후로는 오히려 사람이 없어 무섭다는 생각이 종종 든다”라며 “주변 상인들도 소식을 듣고 많이 불안해 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해당 가게에서 자전거를 빌려 10분가량 이동하자 드럼통이 유기됐던 장소가 나왔다. 범행 장소는 마프라찬 저수지 한복판이 아닌 저수지에서 떨어져 나온 작은 연못이었다. 이곳은 색도 칠해져 있지 않은 회색빛 고가도로 바로 아래에 있어 스산한 분위기를 풍기고 있었다.

이날 범행 장소를 방문하자 가족으로 보이는 3명의 현지인들이 수영을 즐기고 있었다. 그들에게 ‘이곳에서 범행이 발생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냐’고 물어보자 “전혀 알지 못했다”며 황급히 물을 털고 나와 자리를 떠났다.

호수 남쪽에 형성된 마을을 찾자 규모가 다른 상점에 비해 큰 잡화점이 눈에 들어왔다. 범인들이 드럼통을 사간 상점이었다. 이 곳에서 범인들에게 직접 드럼통을 판매했다는 C 씨를 만날 수 있었다. 왜소한 체격의 직원은 범인들이 자신을 통해 돈을 지불했다며 당시 상황을 돌아봤다.

C 씨는 범인들이 구매한 검은색 드럼통과 같은 제품을 보여주며 “사건 발생 전날 오후 3시께 남자 세 명이 트럭을 타고 와 드럼통을 유심히 살핀 뒤 구매했다”며 “당시에는 별 이상한 느낌은 받지 못했다. 범인들 모두 평범하게 생겨서 별다른 의심은 하지 않았지만, 뉴스를 본 뒤에 소름이 돋았다”고 말했다.

상점에서 도보 5분 거리에 떨어져 있는 농프루 경찰서는 사건 당일 방콕 경찰서와 함께 저수지에 있는 드럼통을 끌어올리는 작업을 진행했다. 그 곳에서 직접 드럼통을 끌어올리는 작업 현장에 있었던 한 경찰 관계자 D 씨를 만날 수 있었다.

그는 당시 작업을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끔찍했다’고 표현했다.그는 자신의 휴대전화에 담긴 당시 작업 현장 사진을 보여주기도 했다. 사진 속 피해자의 시신은 훼손 상태가 심했고, 현장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잔혹했다. 해당 경찰서 뒤편에 있는 상자에는 시신과 함께 들어있던 시멘트 조각 등이 보관되고 있었다.

D 씨는 “처음 시신이 발견됐을 때 현장에 있던 경찰 관계자들도 잔혹함에 경악을 감추지 못했다. 시신 훼손 상태도 심각했으며, 손가락 10개도 모두 잘려있었다”라며 “피의자 두 명은 잡혔지만, 한 명은 미얀마로 도주했다고 알고 있다. 빠른 시일 내로 남은 범인 한 명도 잡히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적한 분위기의 마프라찬 호수 인근 동네. 채민석 기자


한편, 이번 살인 사건 한국인 용의자 3명은 지난달 3일 오전 우리나라 국적 남성 관광객 1명을 태국 방콕의 한 클럽에서 렌터카에 태워 파타야로 데려간 뒤 살해해 지난 4일 대형 플라스틱 통에 시멘트와 함께 넣은 후 마프라찬 저수지에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모두 한국에서 범죄 전과가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은 범행을 저지른 뒤 지난달 7일께 ‘마약을 버려 손해를 입혔다’며 피해자의 모친에게 연락해 현금 1억1000만 원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자의 모친은 112와 태국 주재 한국대사관에 신고를 접수했으며, 실제 몸값은 보내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달 12일 경찰은 20대 용의자 1명을 전북 정읍 소재의 자신의 주거지에서 살인 및 사체유기 혐의 등으로 긴급 체포했다. 이후 14일 경찰청은 파타야 살인사건 용의자 중 1명을 우리나라 시간 오전 12시 10분께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경찰 주재관과 현지 경찰의 공조를 통해 검거했다.

현재 경찰은 나머지 1명의 행방을 추적하고 있다. 현지 경찰은 범인이 미얀마로 달아난 것으로 보고 우리나라 경찰과 공조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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