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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동 비리 의혹의 핵심 인물로 꼽히는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씨는 지난 3년 동안 수감과 석방을 반복했다. 앞서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과 대장동 범죄수익 은닉 혐의로 각각 한 번씩 구속됐던 김씨는 지난 대통령 선거 국면에서 여론을 조작하려 한 혐의로 지난 21일 세 번째로 구속됐다. 법조계에선 “하나의 의혹에서 파생된 사건들로 세 번이나 구속영장을 발부받은 사람은 처음 본다(고법 판사 출신 변호사)”는 이야기까지 나온다.

지난해 9월 7일 새벽 2차 구속기간 만료로 석방된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가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를 나온 모습. 뉴스1


김만배씨 구속으로 본 대장동 의혹

김씨가 처음 구속된 건 지난 2021년 11월이다.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과정에서 불거진 대장동 의혹에 대해 검찰이 수사에 나선 지 약 두 달 만이었다. 김씨는 대장동 개발 이익 일부를 약속하고 사업자 선정 과정에서 특혜를 받아 초과이익 ‘650억원+α’를 챙겨 성남시에 손해를 입힌 혐의(특정경제가중처벌법상 배임, 뇌물 약속·공여, 횡령 등)로 구속됐다. 한 차례 구속 영장 기각 끝에 김씨를 구속한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이 영장이 발부된 날 서초동의 한 식당에서 회식을 하다가 코로나19에 줄줄이 감염돼 수사가 미뤄지는 촌극도 일었다.

김씨는 대장동 개발 사업에서 막대한 이익을 챙긴 민간업체 화천대유자산관리의 지분 100%를 소유한 대주주다. 김씨를 비롯한 대장동 관련 민간업자들이 10년에 걸쳐 법조계·언론계·정계에 로비했다는 정황이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이른바 ‘50억 클럽’ 수사 대상에도 올랐다. 곽상도 전 의원의 아들과 박영수 전 특별검사의 딸 등이 화천대유에서 근무하고 각각 퇴직금 50억원, 대여금 명목 11억원 등을 받은 정황도 드러났다.

2022년 11월 김씨는 구속기간 만료로 석방됐다. 형사소송법상 1심 재판 중 구속기간은 6개월로 제한되지만, 검찰이 추가 기소하면서 6개월 연장돼 김씨는 약 1년간 수감 생활을 했다. 김씨는 풀려난 지 약 20일 뒤 자해를 시도하기도 했다. 생명에 지장은 없었지만, 변호인 등 주변에 검찰 수사의 압박을 토로한 것으로 전해졌다.

2022년 11월 15일 오전 극단적 선택을 시도한 김만배씨가 이송된 병원 모습. 경찰 등에 따르면 김씨는 14일 오전 2시께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의 한 대학교 인근 도로에 주차된 자신의 차 안에서 흉기로 자신의 목과 가슴 부위를 여러 차례 찔러 자해했다. 연합뉴스


“범죄수익 390억원 숨겨” 2차 구속기소
석방 석 달 만인 지난해 2월, 김씨는 대장동 사업 관련 수익을 숨긴 혐의(범죄수익은닉, 증거인멸교사, 증거은닉교사, 농지법 위반 등) 등으로 두 번째로 구속됐다.

검찰은 김씨가 2021년 10월~2022년 11월 범죄수익 340억여 원을 수표로 인출해 차명 오피스텔과 대여 금고 등에 은닉하고, 2021년 9월 지인에게 대장동 사건 관련 증거가 저장된 휴대전화를 망치로 부숴 불태우라고 지시했으며, 2022년 12월 법원이 수익 처분을 금지할 것에 대비해 동창에게 수표 142억원을 숨기게 했다고 의심했다. 수익을 지키기 위해 2021년 7~10월 자신과 부인 명의로 농지를 매입하면서 허위로 기재한 이력으로 농지취득자격증을 받은 혐의도 적용됐다. 검찰은 김씨 구속 이후 은닉 재산 50억원을 추가로 찾아내 지난해 3월 총 390억원의 범죄수익을 은닉한 혐의 등으로 김씨를 구속기소 했다.

김경진 기자


“증거인멸 우려 삼척동자도 안다”…추가 구속 안 돼
두 번째 구속 이후 김씨는 법원에 보석을 청구했다. 법원은 지난해 5월 기각했다. 증거인멸 및 도망할 염려가 있다는 이유였다. 대장동 의혹과 관련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측근으로 꼽히는 정진상 전 더불어민주당 당대표실 정무조정실장과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 등 주요 피고인이 보석된 가운데 김씨만 유일하게 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았다. 지난해 9월 김씨는 구속기간 만료로 석방된다.

구속 만료 직전 검찰은 추가 구속의 필요성을 주장하기 위해 재판부에 당시 수사 중이던 대선개입 여론조작 의혹을 거론하며 “김씨의 증거인멸 우려는 삼척동자도 안다”고 강조했다. 또 김씨가 부인 등에게 남긴 유서와 편지 등을 재판부에 제출하기도 했다. 검찰에 따르면 그 안에는 “이 사건은 장기적으로 재판을 밀고 가는 게 상책”이란 내용과 “죽음으로 모든 게 정리되기를 희망한다”는 내용 등 여러 심경이 섞여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법원은 추가 구속을 허락하지 않았고 이후 김씨 수사·재판은 모두 불구속 상태로 진행됐다.

지난 2월 14일 수원지법 1심에서 뇌물공여 등 혐의로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받고 나온 김만배씨. 김씨는 대장동 개발 사업을 도와달라고 당시 성남시의장에 청탁하고 뇌물을 공여한 혐의로 기소됐다. 연합뉴스


“이재명 떼고 윤석열 넣는 프레임”…3번째 구속
김씨는 결국 대선개입 여론조작 의혹으로 세 번째 구속됐다. 신학림 전 언론노조위원장에게 허위 인터뷰를 대가로 ‘책값’이라며 1억 6500만원을 주고, 이를 지난 대선 직전 뉴스타파를 통해 퍼뜨린 혐의(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배임증재, 범죄수익은닉, 청탁금지법 위반 등)가 적용됐다.

지난 대선 직전 윤석열 대통령의 명예를 훼손할 목적으로 허위 인터뷰를 한 혐의를 받는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왼쪽)와 신학림 전 언론노조위원장이 20일 서울 서초구 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각각 출석하고 있다. 두 사람은 21일 새벽 구속됐다. 뉴스1
검찰은 이 사건 역시 대장동 의혹과 연관돼있다고 보고 있다. 한 검찰 관계자는 “허위 인터뷰는 대장동 의혹에서 이재명 대표를 멀어지게 하고, 상대 후보였던 윤석열 대통령으로 시선을 돌리려는 두 가지 프레임의 목적이 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대장동 의혹이 처음 불거진 뒤 약 3년이 흘렀지만, 김씨에 대한 수사·재판은 여전히 첩첩산중이다. 대장동 의혹과 관련해 기소된 7건 중 2건만 1심 선고가 났다. 곽상도 전 의원에게 50억원을 준 혐의는 지난해 2월 서울중앙지법에서 무죄가 선고됐고, 최윤길 성남시의장에게 40억원을 주기로 약속한 혐의는 지난 2월 수원지법에서 징역 2년 6개월이 선고됐지만 법정구속은 면한 상태다. 앞으로 2심과 상고심이 남았다. 나머지 재판 5건은 현재 1심 진행 중이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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