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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경 고대구로병원 신경과 교수
고령화에 뇌혈관질환 급증···인지기능 저하 위험도↑
고혈압·당뇨병·고지혈증 등 재발 위험인자 관리해야
증상없이 진행되는 인지장애, 뇌MRI로 조기발견
김치경(왼쪽) 고대구로병원 신경과 교수가 진료를 보고 있다. 사진 제공=고대구로병원

[서울경제]

뇌혈관질환은 뇌 혈관에 이상이 생겨 주로 뇌혈관이 막히거나 터지는 일에 의해 뇌가 손상되는 질환이다. 10년 전까지 암 다음으로 높은 사망 원인을 차지했으나 꾸준한 치료법이 개발되면서 2022년 국내 사망원인 5위까지 감소했다. 그러나 뇌혈관질환은 여전히 팔다리 마비, 언어장애, 보행이상 등 다양한 신경학적 증상의 후유장애를 남긴다. 고령화로 발생률도 나날이 증가하고 있다. 뇌혈관질환과 동반된 인지기능 저하를 우려하는 환자들도 많다.

모든 뇌혈관질환이 인지장애를 일으키는 것은 아니다. 혈관이 막히는 뇌경색 또는 혈관이 터지는 뇌출혈 이후 인지장애를 겪는 경우는 크게 3가지 정도로 요약해 볼 수 있다. 첫 번째는 급성 뇌졸중의 후유증으로 인지기능 저하가 일어나는 경우다. 둘째, 뇌졸중 발생 직후 뚜렷한 인지기능 저하 소견을 보이지 않았으나 뇌졸중이 인지기능 저하의 촉발요인이 되어 서서히 인지기능이 떨어지기는 경우도 있다. 셋째, 뚜렷한 급성 뇌혈관질환의 증상이 발생하지는 않았으나 주로 뇌의 소동맥 이상으로 서서히 인지기능이 떨어지며 치매에 이르는 경우다.

뇌졸중 직후 인지기능 저하가 발생했다면 일종의 후유증이기 때문에 3~6개월간 적극적인 인지재활 치료를 시행해야 한다. 뇌졸중 후유증에 의한 인지기능 저하는 초기의 적극적인 인지재활로 개선의 여지가 있다. 뇌졸중이 발병하기 전보다 언어, 인지기능이 감소돼 사회활동에 제약이 있겠지만 가능한 한 직업활동, 대면접촉 등을 지속할 수 있도록 가족과 사회의 도움이 필요하다. 몇 개월간 반복적으로 뇌졸중이 발생할 경우 인지장애가 누적되어 악화될 수 있으므로 초기 재발 억제가 매우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뇌졸중 이후 1~2년에 걸쳐 서서히 인지기능이 떨어졌다면 기존에 인지기능 저하를 일으킬 수 있는 소인을 가지고 있었을 가능성이 높다. 그동안은 뇌의 보상작용으로 직업, 가사 활동 등 일상생활에 이상이 없었으나 뇌졸중이 무너뜨려 빠른 속도로 인지기능 저하가 진행하게 된 것이다. 최근에는 새로운 핵의학 검사나 뇌척수액 검사를 통해 비교적 경미한 뇌졸중 환자에서도 이러한 인지기능 저하를 예측할 수 있다. 뇌졸중에 의해 촉발되는 인지기능 저하를 초기에 억제할 수 있는 치료법 개발도 활발하다. 다만 아직까지 치매를 완벽하게 억제할 수 있는 약제는 없으므로 뇌졸중 재발의 위험인자인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부정맥 관리와 함께 금연, 절주에 힘써야 한다.

뇌졸중 병력 없이 서서히 진행되는 뇌의 소동맥질환에 의해 인지장애가 생긴 경우 초기에는 알츠하이머병과 구별하기가 쉽지 않다. 알츠하이머병과 동반되어 인지장애를 악화시키는 경우도 상당하기 때문에 서서히 진행하는 뇌혈관질환을 빠르게 발견하는 게 최선이다. 뚜렷한 팔다리마비, 언어 및 발음장애, 급성 기억장애 등의 증상이 없고 진행이 느리기 때문에 증상을 발견하기 위해서는 뇌 자기공명영상(MRI) 결과가 중요하다. 물론 증상이 없는 환자를 상대로 무분별하게 뇌 영상검사를 하는 것은 추천하지 않는다. 전문가의 면밀한 문진과 신경학적 검진, 필요 시 신경심리검사를 통해 뇌 소혈관질환에 의한 인지기능 저하의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될 때 뇌 MRI 검사를 시행해야 한다.

안타깝게도 아직까지 뇌혈관질환과 동반된 인지기능저하를 막을 수 있는 효과적인 치료법은 개발되지 않았다. 그러나 알츠하이머병과 관련된 치매 분야에서 새로운 아밀로이드 표적 항체 치료제가 개발됐고 국내 도입이 가시화되는 등 조금씩 진전을 보이고 있는 점은 고무적이다. 뇌혈관질환은 규칙적인 운동과 생활습관 개선으로 어느 정도 예방 가능하다. 평소 위험인자 관리, 건강한 식단과 적당한 심폐 및 근력 운동을 병행한다면 뇌혈관질환과 그로 인한 인지장애를 예방할 수 있다.

김치경 고대구로병원 신경과 교수. 사진 제공=고대구로병원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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